[IR분석] 포스코 바라기 성광벤드, 매입처 '다각화’에 성공..."즉시 구매" 자신

디케이디와 거래 이후 티제이피, 무림스틸과 연이어 계약 성공
3천여종의 금형 보유·제작 능력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도 장점
미국·캐나다發 스테인네스강 수출 확대로 영업이익 성장 기대

성광벤드 임직원 모습(사진=성광벤드 제공)

성광벤드 임직원 모습(사진=성광벤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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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관이음쇠(이하 피팅) 제조업체 성광벤드가 포스코에 집중됐던 원재료 매입처를 다각화했다. 원재료인 철강의 수급이 원활해지자 피팅 납기도 빨라져 수주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나타났다. 향후에는 석유·화학 플랜트에 몰린 매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조선·해양 플랜트 수주확보에 힘쓸 계획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성광벤드의 철강 매입처 중 포스코 비중이 74.92%에 달했다. 다만 지난해 포스코의 비중은 34.58%로 대폭 줄었다. 철강 매입처가 포스코 외 디케이씨와 티제이피, 무림스틸 등으로 다각화 됐기 때문이다.

성광벤드는 피팅을 생산·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다. 피팅이란 석유·화학 플랜트, 조선·해양 플랜트, 발전 플랜트 등에서 증기, 물, 기름, 공기 등의 배관에 쓰이는 부품이다. 배관의 방향을 바꾸거나 관경을 변화시킬 때 사용한다. 피팅 제조에 사용하는 주 재료는 탄소강(Carbon steel)과 스테인리스강(Stainless steel) 등이다.

최근 코로나19의 유행이 진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철강의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 이와 함께 철강의 수급이 차질을 빚고 가격도 가파르게 올랐다. 성광벤드 역시 1키로그램 당 철강 매입비가 지난 2019년 1064원에서 2020년 1289원, 2021년 1534원으로 늘었다. '웃돈'을 주고 철강을 모셔온 셈이다.

이에 성광벤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입처 다각화를 진행했다. 우선 아연강을 제조하는 디케이디와 거래 물꼬를 텄다. 이후 티제이피, 무림스틸과 연이어 계약을 체결했다.

원재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 늘어나자 수급도 안정되고 납기도 빨라졌다. 지난해 평균 6개월에서 올 1분기 4개월로 납기가 대폭 줄었다. 납기가 빨라지자 성광벤드에 대한 고객사의 발주도 늘었다. 지난해 1분기 272억562만 원에 불과했던 신규 수주가 올해 1분기 711억6714만 원으로 161.59% 증가했다. 성광벤드의 지난해 연간 수주 신규 총액이 1488억8220만 원임을 감안하면 이미 절반 가까운 수주를 한 분기만에 달성한 것이다.

업황이 개선되고 수주가 늘자 성광벤드의 실적도 상승세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0억5397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성광벤드의 주요 고객사인 ▲삼성엔지니어링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삼성중공업 ▲지에스건설 ▲SK건설 ▲대림산업 등 건설사와 조선사들의 수주도 늘어나고 있어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여기에 성광벤드는 LNG터미널 수출시 탱크나 배관이 필요한 스테인레스 강의 미국과 캐나다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생산성 효율 향상을 위해 특수시설(산처리), 원가부담이 높은 제품가공정정(선반, 밀링 등)의 외주처리로 생산능률을 향상시키며 제품 원가포트폴리오 구성의 효율화 역시 구축했다.

입소문을 타고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성광벤드의 주가도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해 말 7980원이던 주가는 이날 기준 1만350원까지 뛰었다. 더넥스트뉴스는 성광벤드의 IR담당자와 철강수급 상황과 올해 사업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성광벤드에서 피팅을 만드는 과정.(사진=성광벤드 제공)

성광벤드에서 피팅을 만드는 과정.(사진=성광벤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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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철강 매입처를 다각화한 계기는 무엇인가.
"두 가지 이유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해 갑작스럽게 철강 수요가 늘어나면서 조달이 어려워졌다. 따라서 납기가 지연될 우려가 내부적으로 있었다. 이에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디케이디나 무림스틸과 거래를 시작하게 됐다. 또한 기존 매입처인 포스코는 국내 철강 납품을 주도하는 업체다 보니 우리가 가격이나 거래조건에 대한 협상력이 낮았다. 이에 조건을 좋게 철강을 납품받을 수 있는 다른 매입처도 필요했던 상황이다. 현재는 좋은 조건에 언제든지 철강이 필요하다면 즉시에 구매가 가능할 정도로 수급상황이 나아졌다."

수주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는데 공장 가동률이 어떻게 되는가. 생산설비가 부족한 상황은 아닌가.
"수주가 증가하면서 공장 가동률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1분기 평균 가동률은 51.2%, 연간으로는 64.78%였는데 올해 1분기에는 80.1%로 늘었다. 아직 공장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또 향후 수주가 더 늘면 확관파이프 제조 공장을 피팅제조 공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일본 JFE STEEL, K&I와 진행하던 확관파이프 사업은 국내외 전방 산업의 불황으로 사업을 철수했다."

수주가 늘어난 원인이 업황 개선인가, 아니면 원재료 매입처 다각화의 효과인가.
"정확하게 나눠서 원인을 분석해보진 않았다. 두 가지 모두 신규수주가 늘어난 것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다만 원재료 매입처가 다각화되면서 납기가 빨라지자 고객사들이 경쟁사보다는 성광벤드를 선호한 것은 사실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회사의 국내 피팅시장 점유율은 2020년 56.54%, 2021년 58.92%에서 2022년 1분기 65.83%로 증가했다."

수주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나.
"그렇다. 성광벤드의 주 사업은 피팅을 고객사에 납품하는 것이다. 납품을 하는 곳은 석유·화학 플랜트, 조선·해양 플랜트, 발전 플랜트 등 세 사업부문으로 나눠진다. 최근 회사의 실적 개선은 석유·화학 플랜트가 주도했다. 유가가 오르며 중동지역의 발주가 재개됐고 건설사들의 수주물량이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삼성엔지니어링 멕시코정유공장 프로젝트, 현대건설 이라크정유공장 프로젝트 등이다.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우리회사 피팅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1분기 석유·화학 플랜트 부문 신규 수주가 192억 원이었는데 올해 1분기는 585억 원으로 200% 넘게 늘었다. 향후에는 조선·해양 플랜트 부문 수주가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컨테이너선 운임상승과 친환경 선박 수요가 증가하자 조선사의 수주가 늘었고 이는 우리회사의 수주로 연결됐다. 올해 1분기 조선·해양 플랜트 신규 수주액은 91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8.4% 증가했다. 앞으로 고객사의 만족도를 높이고 고객다변화를 통해 수주를 늘려나가는데 힘쓸 계획이다."

발전 플랜트의 상황은 어떤가.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국내에서 신정부가 출범하면서 탈원전 폐기를 공식화했다. 또 환경정책으로 LNG발전소를 신규 건립하고 있다. 이렇게 전방산업의 업황이 개선되면서 발전 플랜트 부문의 피팅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지난해보다 줄었다. 올해 1분기 발전 플랜트 부문 신규수주는 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41.7% 감소했다. 원인은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매출규모가 애초에 높은 사업분야가 아니라 신규수주 감소에 따른 실적 타격은 크지 않았다. 다만 최근에는 LNG터미널 건설에 따른 탱크나 배관에 필요한 피팅 수요가 늘고 있어 미국과 캐나다발 수출을 확대 중이다. 향후 비카본(스테인리스, 합금강)의 가격이 3배에서 10배 정도 비싸다는 점에서 영업이익 역시 기대되는 부문이다."

권현진 더넥스트뉴스 기자 jeenykwon@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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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광벤드 01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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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개요
산업용 관이음쇠(피팅) 제조업체 (태광과 함께 세계 시장 점유율 1·2위)
상장일2001/01/11
대표자안 재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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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051-33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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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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