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M키메네 파업에 제지사업 호조…전년비 흑자전환
펄프가 인상에도 1분기 펄프사업 적자…"손익분기 넘었다"
무림P&P 제지-펄프 일관화 울산공장.(사진=무림P&P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20일 무림P&P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제지 원재료로 사용되는 펄프의 가격 추이는 2021년 4분기 평균 668달러에서 2022년 1월 725달러, 3월엔 840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펄프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핀란드 펄프 생산 업체 'UPM키메네'의 파업이 주 원인이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펄프 공급량이 줄고 가격은 급등했다.
무림P&P는 1974년부터 제지 제조업을 지속해온 업체이다. 15년 가량 펄프를 외부에서 조달해 제지를 만들던 무림P&P는 198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공모 자금을 조달해 펄프 생산 시설을 갖췄다. 원재료를 직접 조달하게 된 것이다.
현재 무림P&P는 인쇄용지의 원재료인 표백화학 펄프의 생산능력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한 제지 제조업체로 꼽힌다. 무림P&P는 생산한 펄프의 50%를 자체적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국내 제지생산 업체에 판매한다.
펄프-제지 일관화 시스템을 갖춘 덕에 제지생산 사업부문의 원가경쟁률이 뛰어나다. 제지생산 원가에서 펄프가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는데, 무림P&P는 펄프 전량을 자체적으로 조달해 원가를 낮췄기 때문이다.
낮은 원가 덕분에 제지사업의 손익은 올해 1분기부터 호조를 보였다. 무림P&P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622억 원, 영업이익은 104억 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서 제지사업의 경우 영업이익 102억 원을 기록하며 전분기(영업손실 67억 원)대비 흑자전환했다. 원재료인 펄프가 상승에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중 제지 판매가를 27%가량 올렸기 때문이다. 5월에도 제지 가격을 15% 올리며 하반기 매출 상승 가능성을 높였다.
다만 제지 원재료인 펄프사업의 경우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펄프가가 지난해보다 30% 가량 오르면서 무림P&P도 펄프 판매가를 인상했지만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28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 30억 원에서 소폭 줄었다. 따라서 펄프사업 부문의 손익분기점이 높아 적자가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무림P&P의 IR담당자와 2분기 펄프가격 추이와 펄프사업 부문의 손익분기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또 향후 펄프와 제지판가 인상 계획, 신제품 출시 계획 등에 대한 소식도 들어봤다. 다음은 무림P&P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제지사업부가 호조를 보이는 것 같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가격 인상을 세 차례 했는데 올해 추가 가격 인상 계획이 있는가.
"판가 상승 논의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우리가 가격을 올리고 싶다고 올리는게 아니라 고객사와의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 올해도 보면 상반기에 두 차례, 1월 달에 한 11%, 5월 달에 15% 가격 인상을 했다. 그 때 고객사를 설득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그래서 올해는 할인률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판가 인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우리가 대량 구매시 7% 정도 가격을 할인하는 정책이 있는데 그걸 없애려고 한다. 아무래도 4분기가 제지의 성수기다. 4분기 전부터 가격을 조금 인상해서 실적을 개선할 계획은 있다."사업보고서를 보니 제지사업부 매출의 약 50% 정도가 수출로 구성돼 있다. 최근 물류비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판가를 인상할 경우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봐도 될까.
"최근에 물론 운임이 하향하는 쪽으로 가고 있지만 물류 비용이 2020년부터 계속 올라갔다. 우리가 2020년부터 제지 판가를 인상한 폭보다 운임이 상승한 폭이 월등히 크다. 그래서 판가를 지금 올려도 수익성이 예전으로 돌아가긴 힘들다. 수익성 개선이라고 보기 보단 수익성 회복으로 봐주시는게 맞는 것 같다."운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릴 만큼 국내 수요가 크지는 않은 상황인가.
"수출을 줄이긴 어렵고 물류비가 많이 들어가는 원거리 수출 지역 비중을 좀 줄이는 방향은 진행 중이다. 그리고 그 물량을 내수로 돌릴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바로 내수에 먼저 납품하고 있다."최근 펄프가격이 사상 최고점인데 펄프사업부의 수익성이 좋지 않은 것 같다. 원인은 무엇인가.
"아까 제지가 4분기에 성수기라고 말씀드렸는데, 4분기에 나갈 제지 재고를 쌓아두기 위해 2·3분기에 펄프를 많이 구매한다. 그래서 3분기가 펄프사업의 성수기다. 아무래도 1분기는 제지나 펄프 모두 비성수기다. 2분기부터는 점차 수요가 올라오고 3분기부터는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UPM키메네'의 파업이 해소될 기미는 보이는가.
"아직 시장에서 해소가 안됐다. 공급 쪽에서 물량이 줄어드니까 펄프 가격이 상승하고 그래서 사가는 쪽에서 거부감이 심하다."펄프를 사가는 업체에서 가격 상승에 저항이 있다는 말씀이신지.
"맞다. 이게 시장 원리에 따라 수요가 늘어서 자연스럽게 펄프 가격이 인상됐으면 저항이 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UPM에서 파업으로 펄프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폭등하니까 제지제조업체들이 펄프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제지 전방산업은 호황이 아닌데 후방산업의 가격이 폭등해 수익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펄프 가격이 어느 정도가 되야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가.
"나가는 물량에 따라 다르다. 최근 5년 평균으로 고정했을 때 톤당 760달러 정도 되면 손익분기점을 넘는다. 올 3월부터 손익분기점은 이미 넘었다. 4~6월까지도 펄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2분기에는 손익분기점을 크게 넘었고, 펄프사업부의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증권사 보고서를 보다가 무림P&P가 플라스틱 대체 소재 개발에 나섰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 신사업의 가시적인 성과 시점은 언제일까.
"사실 신소재 나노셀룰로스 연구 부분은 우리가 거의 10년 전부터 준비하는 연구 사항이라서 시장이나 외부에 알리기에 민감한 부분들도 있다. 이미 개발은 끝났고 양산 체제도 갖추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어쨌든 신소재다보니 상용화에 있어서 정책적인 부분이 선행이 필요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