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개인투자자 그림의 떡 오프라인 IR, 장벽낮춰야"

김현정 IR자본시장부장.

김현정 IR자본시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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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시즌이 아니지만 기업들은 공시를 통해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한다는 내용을 알려온다. 일시와 장소도 명확하게 표시된 공시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보인다. 바로 IR 참석 대상자를 기관투자자에 한정한다는 부분이다. 동학개미운동이 일어나며 1000만 개인투자자 시대가 열렸지만 여전히 기업들은 기관과 외국인에만 공을 들이는 셈이다.

그런데 기업에 대한 궁금증은 개인, 기관, 외국인 모두 똑같다. 실제 기업의 IR은 그 기업에 대한 미래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기업이 IR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할지 미래는 밝은지 직접 알아보고 이 종목을 더 사야할 지 아니면 팔아야 할지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정보에서 소외되고 있다. 국내 시장이 여전히 개인투자자들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겉으로 보면 IR개최는 공정 공시로 투자자에게 전달된다.

거래소 규정으로 풀어놓은 용어에 따르면 공정 공시는 상장법인이 증권시장을 통해 공시되지 아니한 중요정보를 기관투자자 등 특정인에게 선별적으로 제공하고자 하면 모든 시장참가자들이 동 정보를 알 수 있도록 그 특정인에게 제공하기 전에 증권시장을 통해 공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말 그대로 불공정 거래의 예방과 수시공시 제도의 보완, 합리적 기업 분석을 유도하는 증시 환경 조성 등의 효과가 있다. 또 기업들은 공정 공시의 취지에 맞춰 파워포인트나 PDF 형식으로 각종 IR자료들이 기업의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인식한다.

문제는 온라인에서 게시물을 참고하는 쪽과 직접 오프라인 IR참여한 투자자 사이에 얻는 정보의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IR참여자는 기관투자자다. 주식매수, 매도, 보유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가 바로 그들이다. 오프라인IR에서 기관은 펀드 자료집에는 나와 있지 않은 구술로서 더 표현된 무형의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온라인 게시판에서 없는 질의응답도 여기서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실제 기관대상인 IR에 가보면 몇십 명씩 한꺼번에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들이 큰 대강당에서 모인 행사도 있다. 기관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기업은 1대1 미팅도 갖는다. 이를 통해 개인들은 알지 못하는 정보를 기관들이 IR를 통해 선점할 가능성도 있다.

개인은 출발부터 배제된다. IR은 증권사나 대행사를 통해 참석자들을 섭외한다. 증권사와 관련된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이 초청대상이다. 증권사가 주식매매수수료를 벌기 위해 관련된 펀드매니저 초청도 필수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로 이어지는 그들만의 IR리그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물론 이런 밀착관계는 불공정거래, 내부자거래라는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해 내부자거래가 311건으로 전년 대비 100% 넘게 급증한 것도 이 같은 폐쇄형 IR의 영향이 크다.

기관, 외국인이나 개인투자자나 똑같은 기업의 주주다. 개인투자자의 주식비중을 합치면 기관보다 높은 곳도 꽤있다. 지분이 60%, 70%되는 주인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기관에 비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해결책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같은 격차를 극복하려면 공정공시의 규정을 강화하면 된다. 시간적 물리적 참여가 어려운 오프라인 IR를 규모를 확대하라는 것이 아니다. 이미 유튜브 등 동영상플랫폼으로 비대면 IR시대를 활짝 열렸다. 오프라인에서 그들만이 알 수 있는 질의 응답 내용도 온라인으로 과감히 공개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열린 IR이 개인이나 기관 사이의 정보의 격차를 해소하는 공정공시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몇 가지 거래소의 규정 개정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제 공정 공시의 본래 취지에 부합할 수 있는 기업IR, 소외 받는 개인투자자가 없는 IR을 고민해야 할 때다.

김현정 더넥스트뉴스 기자 hjkim@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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