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IR담당자를 춤추게 하자

권현진 더넥스트뉴스 분석기자.

권현진 더넥스트뉴스 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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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아요, 아닙니다,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개인 투자자분들이 투자한 기업의 IR담당자에게 전화하면 보통 이런 대답을 듣게 된다.

기업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질문을 여러 개 준비한 뒤 잔뜩 긴장한 상태로 전화를 했는데 막상 IR담당자의 반응이 시원치 않은 거다. 단답으로만 대답을 듣다가 통화가 끝나면 정말 허탈하기 짝이 없다.

"IR담당자와 어떻게 통화하셔요? 통화하신거 들어볼 수 있을까요?"

요즘 개인 투자자분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다. 매번 IR담당자로부터 '네, 아니오'만 듣던 개인 투자자분들이 기사를 보고 연락을 주신다. 오죽 답답했으면 이런 질문을 하실까 싶다.

IR담당자와 통화할 때는 그들도 '사람'이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투자자분들이 IR담당자의 불친절함에 화가 나듯이, 그들도 마찬가지다. 전화를 받자마자 주주랍시고 질문을 던지고, 답변에 대한 감사 인사도 없으면 그들의 반응은 더욱 차가워질 수 밖에 없다.

첫 인사부터 중요하다. IR담당자의 연락처 옆에는 직책이 함께 나온다. 만약 재무관리실장이 IR담당자라면 이를 활용해서 "안녕하세요 실장님, 잘 지내시죠?"라는 인사부터 건내자. 이렇게만 해도 IR담당자의 응대가 달라진다.

만약 질문에 대해 "네 맞아요"라는 단답을 들었어도 당황하거나 실망하지 말아야 한다. 이에 대해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라고 정중히 답하면 된다. '맞다, 틀리다'라는 답변도 엄연히 정보다. 투자자들이 확신하지 못한 정보에 대해 IR담당자가 사실 확인을 해준 것이다.

만약 IR담당자가 회사 상황에 대한 조금이라도 자세한 설명을 해줬다면 그냥 넘어가지 말고 "실장님 덕분에 기업 공부가 많이 됐습니다"라며 고마움을 표시하면 더 좋다. 성의 있는 감사 표현을 들은 IR담당자들은 신이 나서 더 자세한 답변을 내놓는다. 특정 제품의 판매 목표나 매출 가이던스 같은 내부 전망치에 관한 대화도 나눌 수 있게 된다.

기업의 주가가 떨어질 때는 "오늘 전화 참 많이 오죠, 고생 많으십니다"라며 따뜻한 위로의 말 한 마디라도 건네고 시작하면 도움이 된다. IR담당자에게 전화를 하는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떨어질 때 화를 낸다. 민감한 시기에 다짜고짜 전화해서 짜증을 내면 IR담당자의 감정도 좋을 리 없다.

IR담당자의 업무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을 하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 십통의 전화를 받다보니 감정 노동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IR담당자와 투자자도 사람 대 사람간의 관계다. 인사와 감사는 IR담당자도 춤추게 한다.

권현진 더넥스트뉴스 기자 jeenykown@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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