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루트로닉, 미국·유럽 매출 90%↑…"이제 중국으로 간다"

루트로닉 더마V 홍보 프린터(사진=루트로닉 제공)

루트로닉 더마V 홍보 프린터(사진=루트로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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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 의료기기 전문제조업체 루트로닉이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매출이 늘며 지난해 2분기부터 네 분기 연속으로 실적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금이 쌓이자 의료기기 제조 공장도 확대했다. 이를 바탕으로 루트로닉은 중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루트로닉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74.1% 증가한 571억 원, 영업이익은 254.2% 늘어난 114억 원으로 집계됐다.

루트로닉은 레이저(Laser), 무선주파수(Radio Frequency), 발광다이오드(Light Emitting Diode) 등의 에너지원을 활용해 피부 미용 의료기기를 제조하는 업체다. 대표적인 제품은 ▲클라리티2(CLARITY II) ▲할리우드스펙트라(HOLLYWOOD SPECTRA) ▲아큐핏(ACCUFIT) ▲더마V(DERMA V) 등이다.

이번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해외 시장에서 'KOL'(Key Opinion Leader)을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이 꼽힌다. 임원들 대다수가 외국인들로 구성돼 해외에서 '먹히는' 전략을 집중 활용했다. KOL전략 덕분에 유튜브에서 피부 미용을 검색할 경우 루트로닉의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후기가 나온다. 고객들의 관심도를 높인 셈이다.

이에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매출이 90% 가까이 늘었다. 1분기 매출액을 지역별로 쪼개보면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87.5% 오른 499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는 12.6% 늘어난 72억 원을 기록했다.

신제품 효과도 톡톡히 봤다. 루트로닉이 최근 출시한 아큐핏이나 클라리티2의 경우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두 배 가량 높음에도 판매량이 대폭 늘었다. 이에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분기 9.8%에서 올해 1분기 19.9%로 크게 뛰었다.

루트로닉은 이제 시장 확대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중국 법인 설립과 함께 공장을 증설하고 중국식품의약품안전처(CFDA)에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생산라인 증설도 시작했다. 신규 공장 설립을 위해 올해 1분기부터 2년 동안 250억 원을 쏟아붓는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루트로닉의 IR담당자와 이번 호실적의 자세한 배경, 마케팅 전략, 신제품, 중국시장 진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루트로닉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보통 매년 1분기가 미용 의료기기 업체의 비수기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루트로닉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냈는데 배경이 무엇인가.
"1분기가 보통 비수기가 맞다. 보통 우리와 같은 미용 의료기기 업체들의 매출처는 병원 등이며 1분기에는 아직 예산 집행 계획이 나오지 않아 1분기에 덜 팔린다. 그리고 2~4분기로 갈수록 예산을 집행하며 잘 팔리는 구조다. 사실 1분기에 국내만 보면 비수기의 영향이 있어 실적이 지난해 4분기보다 꺾였다. 그런데 올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둔 이유는 지난해 4분기 해외 법인의 매출이 이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해외 법인의 매출이 이연된 이유는.
"물류적인 이유로 보시면 된다. 2020년부터 물류난이 계속된 것을 알고 계실 것 같은데, 지난해 4분기에 유독 심했다. 그래서 지난해 11~12월에 들어온 주문을 쳐낸 시점이 올해 1월이다. 사실 제품들이 팔리긴 작년 말에 팔렸는데 회계상 제품 인도시점에 매출을 반영해야 되다보니 올해 1분기 실적으로 잡혔다."

증권사 보고서와 뉴스 기사들을 찾아보면 1분기에 코로나19 도시봉쇄가 풀리면서 실적이 잘 나왔다고 하던데. 이 부분의 영향도 있는지.
"그러한 부분도 영향을 줬겠지만 사실 그렇게 크지 않다고 본다. 아마 2분기부터는 말씀해주신 리오프닝 수혜가 있을 수 있다. 1분기 실적은 지난해 4분기 실적 이연의 효과로 보는게 맞다."

지난해 4분기에 판매비와 관리비가 평년보다 78억 원 가량 늘었다. 올해 1분기에는 이 부분이 다시 평균 수준인 600억 원 정도로 돌아왔는데, 지난해 4분기 일회성 비용이 반영될 만한 이슈가 있었나.
"있었다. 지난해 4분기에 일회성으로 비용이 많이 발생했다. 지난해 실적을 보시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계속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근데 사실 작년 초까지는 회사가 이렇게까지 돈을 많이 벌 줄 몰랐다. 그래서 1분기와 2분기에 성과급을 미리 쌓아두질 않았다. 그래서 3분기에 조금 쌓고 4분기에 대부분을 몰아서 쌓았다. 그래서 저번 4분기는 비용 이슈가 컸다. 이제 올해부터는 다시 분기별로 쪼개서 쌓고 있다. 사실 지난해 4분기가 매출 이연이 안되고 일회성 비용이 없었다면 진짜 실적이 좋았을 것이다."

매출을 보면 해외 비중이 86%, 국내 비중이 14%이다. 해외 비중이 더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당연히 시장 자체가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시장규모가 4000~5000억 원 규모로 크지 않고 압도적인 강자가 없이 소규모 회사들이 점유율을 나눠먹고 있다. 그래서 실적 올리기가 쉽지 않다. 해외의 경우, 특히 미국과 유럽은 미용 의료기기라는 것이 피부 미용에 한정돼 있는게 아니다. 제모나 홍조, 타투 등 전반적으로 삶에 스며들어 있다고 보시면 된다. 당연히 각 국가별로 보면 유럽에서 인구가 한국보다 작은 국가도 시장규모가 한국의 배 이상 크다."

비교적 최근에 출시한 아큐핏과 클라리티2와 같은 신제품의 가격은 기존 제품들보다 가격대가 높다. 마진율도 함께 더 높아지는가.
"사업보고서의 내용을 보신 것 같은데 이 부분은 평균가격이 아니라 선진국 기준이라고 보셔야 한다. 방금 말씀드렸듯이 유럽에서는 삶에 스며든 영역이라 병원들이 기계가 없으면 영업을 못한다. 그래서 병원으로서는 의료기기 제품이 '필수재'이다. 한국에서는 일종의 '사치재'로 보셔야 될 것 같다. 한국에서 가격은 미국과 유럽에 비해 낮다. 그래서 마진율 같은 경우도 한국이 낮고 유럽·미국이 높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해외에서 아큐핏과 클라리티2의 판매량이 급증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봐야 할까.
"같은 이유로 보셔도 좋다. 거기에 더해 우리 KOL 마케팅 전략이 통했다고 보시면 된다."

KOL마케팅이란 무엇인가.
"'Key Opinion Leader'의 약자다.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회사 이미지나 브랜드 포지셔닝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게 입소문이다. KOL들은 전 세계적으로 바이럴에 관여해 마케팅을 해준다. 물론 돈을 준다고 좋게 평가하는게 아니다. 이들은 우리가 초청해서 시술을 받아보게끔 하고 이후에 그들이 기술력을 평가하고, 전문적으로 이 제품 써보니까 좋더라 등의 후기를 남긴다. 좋지 않은 후기를 남기기도 해서 진짜 제품 성능에 자신이 있을 경우에만 부른다. 우리는 자신이 있었고 KOL들을 초청해 시술을 받게 했다."

후기 하나만 예시로 들어줄 수 있는가.
"우리가 누가 무슨 말을 했다고 말하면 이게 또 바이럴 마케팅이 될 수 있어서, 특정 인물을 언급하긴 그렇다. 예전에 증권사 애널리스트 한 분이 보고서에 작성하셨던 유명한 후기를 하나 예로 들자면 우리 혈관 치료 기계 더마V(DermaV)가 미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성능'이라고 한 KOL분이 평을 했다. 우리는 스스로 내부적으로도 기술력이 글로벌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고 자부하고 있다."

신제품 출시를 보도자료를 통해 알려왔다. '코어레비'라는 제품인데 해외에서 KOL전략으로 마케팅을 할 것인가.
"아직까지는 국내에 출시해서 판매를 시작했다는 정도로만 보도자료를 냈다. 향후 해외 진출 일정이나 마케팅 방식은 유관부서에서 공유를 받아봐야 하지만 아마 알려주지 않을 것 같다. 우리 핵심 제품으로 선보이는 거고 또 경쟁사에게 미리 노출될 수 있는 부분도 고려해야한다.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건 코어레비와 비슷한 제품인 아큐핏이 이제서야 미국에 진출했다. 그래서 지금 새롭게 또 미국에 신상품을 내놓는 건 우리 제품끼리 시장을 경쟁해야할 수도 있기에 지양하려고 한다."

시설투자 공시를 올해 2월에 했다. 250억 원을 들여 신사옥을 짓던데 이유는 무엇인가.
"중국 진출을 위한 선제적 투자로 보시면 될 것 같다. 우리 회사 철학 자체가 트렌드(Trend)를 추구해 당장 눈 앞의 이익을 바라보는게 아니다.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시장에서 제품을 널리 알리는게 목표다. 중국은 잠재력이 충분한 나라이다. 한번 뚫기만 하면 인구가 많고 소비성향도 높아 언제든지 대박이 가능하다. 그래서 2024년 중국 진출을 목표로 신사옥과 공장을 같이 짓는거다. 이게 완공되면 현재 생산능력이 3배로 늘어난다. 당장 1년은 어려워도 2~3년 뒤, 크게는 5년 뒤까지 미래를 본다면 중국 진출이 현명한 판단이라 생각한다."

중국 진출이 2024년부터 진출하는 이유가 있는가. 그 전에 진출 시도는 안 해봤는지.
"진출 시도는 했었다. 그런데 의료기기 인허가 이슈 때문에 번번히 실패했다. 미국와 유럽의 의약품관리기관은 의료기기 인허가를 내주는데 3~6개월이면 된다. 그런데 중국 CFDA는 의료기기 허가에 2~3년정도 걸린다. 그래서 우리가 버틸 현금이 충분치 않아 진출했다가 포기했었다. 그런데 우리가 지난해 현금을 많이 쌓았다. 그래서 중국 진출을 이번에 제대로 해보려고 한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이익이 계속 난다면 중국 진출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본다."

권현진 더넥스트뉴스 기자 jeenykwon@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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