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해운업계에 '탄소규제' 파도 덮치자…팬오션 '과감한 결단'

팬오션 VLOC 'SEA ZHOUSHAN'호 (사진=팬오션 제공)

팬오션 VLOC 'SEA ZHOUSHAN'호 (사진=팬오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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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부터 강화될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를 앞두고 팬오션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규제에 맞지 않는 벌크선 일부를 매각하고 LNG(액화천연가스)선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1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3년부터 IMO는 국제항해에 종사하는 400톤 이상의 선박에 대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20% 줄이도록 하는 에너지효율지수 규제를 도입한다.

에너지효율지수를 충족하지 못하는 선박들은 탄소배출 저감 장치를 설치하거나 엔진의 출력을 제한하기 위해 저속으로 운항해야 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에너지효율지수 기준에 미달하는 선박은 국적선 649척 중 약 470척이다.

해상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팬오션도 IMO 탄소규제 대응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보유한 사선과 용선 중 약 17%가 규제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팬오션은 벌크화물선을 중심으로 해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팬오션이 운용하는 선대 300대 중 93.0%인 279대가 벌크선이다. 이 외 탱커선이 5%를 차지하고 컨테이너선 등 나머지의 비율은 2% 수준이다.

그런데 국제적으로 에너지효율지수 규제를 충족하지 못한 470척 중 44%인 206~207대가 벌크선이다. 팬오션의 벌크선 279대 중에서도 IMO 규제미달 선박이 존재하는 셈이다.

팬오션 측에서도 보유한 벌크선 중 규제에 미달하는 선박이 다수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다만 팬오션은 2023년부터 IMO 탄소규제가 강화되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이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해놨다는 것이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팬오션 IR담당자와 팬오션의 IMO 규제 대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번 대화에서 팬오션의 사업 다각화에 대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다음은 팬오션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IMO 탄소규제 강화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팬오션에 규제 미달 선박이 다수 있다는 풍문이 돌던데 사실인가.
"맞다. 아시다시피 국적선 650척 200대가 넘는 벌크선이 규제 미달이다. 우리 선박들도 이에 포함됐다. 좋지 않은 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배들이 있다."

팬오션 선대가 올해 1분기 말 기준 300대이다. 여기서 몇 대나 규제 미달인가.
"우선 벌크선과 비벌크선으로 나눠보면 우리가 보유한 벌크선이 대략 279대이다. 여기서 47대가 규제 미달이고 1대는 조금 애매한 상황이다. 대략 17%라고 보시면 된다."

규제 미달 선박의 경우 탄소저감 장치를 설치하거나 저속 운항을 해야한다. 팬오션같은 경우는 규제에 미치지 못하는 선박을 어떻게 처리할 계획인지.
"우선은 확실하게 방향을 잡은 것은 아니지만 매각을 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2020년부터 탄소저감 장치를 갖추기 위해 파나시아에 장치 설치 발주를 넣었는데 지금 주문량이 많아 설치가 당장은 어렵다고 한다. 저속으로 운항하는 방안은 아예 논의에서 제외된다. 왜냐면 화주들의 화물을 적기에 운송해야 하는데 저속으로 운항하는 경우에는 애초에 회사의 신뢰만 낮출 뿐이다. 저속운항을 통한 배송은 시장성이 없다. 따라서 매각으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선박을 매각할 경우 팬오션이 보유한 선복량이 줄면서 사업에 타격이 가지 않을까.
"벌크선만 본다면 당연히 그렇다. 다만 당장 매출이나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는 않다. 왜냐면 우리가 그나마 폐선 비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이 보유한 선박 중 규제 미달 선박비율은 대략 30%를 다 넘는다고 보시면 된다. 우리는 해운 시황이 어려울 때도 선박 교체를 꾸준히 해왔기에 비율이 낮은 것이다. 따라서 다른 경쟁사들의 선복량 감소가 더 크고, 선복을 구하기 더 힘들어지면서 벌크선 운임은 지금보다도 오를 것이라 본다. 선복 감소량을 운임이 상쇄하고 남을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벌크선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렇다. 최근 2년간을 제외하면 그동안 벌크선 시장은 선박의 공급과잉 상태였다. 이번 IMO 탄소규제로 여기에 잘 대응하는 선사와 그렇지 않은 선사로 구별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규제에 대응할 만한 내부 역량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팬오션이 IMO 규제에 대해 미달 선복의 매각 외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다고 봐도 괜찮을까.
"아니다. 우리는 이번 규제 강화를 사업 다각화의 기회로 보고 있다. 이미 우리 주력인 벌크뿐만 아니라 탱커선도 확보했고 2023년 2월부터는 처음으로 LPG선 운항도 시작한다."

탱커선 사업부의 경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더라. 지난해 매 분기 20~30억 원 손실을 보다가 이번에 70억 원의 이익을 냈다. 탱커 쪽에 흑자가 사업 다각화의 성과로 봐야하는 건가.
"맞다. 우선 벌크운임과 같이 탱커운임도 상승한 이유도 있지만 여기에 더해 VLCC라는 초대형 유조선 두 척을 지난해 말 인도받았다. VLCC가 즉각 현장에 투입되고 수익이 나면서 영업손익이 올 1분기 흑자전환했다. 우리가 2016년까지 탱커선이 전혀 없었는데 VLCC 2척을 확보하면서 현재 케미컬탱커 6척, MR탱커 13척 등 총 19척을 보유하게 됐다. 앞으로면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LPG선 사업도 키워볼 생각인가.
"그렇다. 아시다시피 LNG쪽이 아직 규제가 약해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LNG사업 화물이 지금 중요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고, 이에 대한 프로젝트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현재 팬오션이 보유한 LPG선은 지난해 1척 용선한 거에 불과하다. 사실상 LNG쪽에서 초심자다. 직접 보유한 사선도 없다. 그래서 지난해까지 총 6척을 새로 발주했고 올해 4월에도 1척을 더 발주했다. 향후에는 LNG쪽에서 두각을 드러내려고 한다."

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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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개요
하림그룹 계열의 벌크 전문 해운사
상장일2007/09/21
대표자김홍국, 안중호(각자 대표이사)
본사주소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5길 7 Tower 8 팬오션(주)
전화번호02-316-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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