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영진이여 투자자를 위해 뛰어라

이현종 더넥스트뉴스 기자.

이현종 더넥스트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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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가증권시장이 금리인상 기조와 함께 어려워진 상황에 경영진이 직접 기업설명회(IR)에 나서고 있다.

기업의 숨은 가치를 홍보하고 알리는 행사인 만큼 경영진의 현장 참석은 당연하게 비춰지지만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특히 해외 투자자들에게 국내 기업을 알리기란 더할 나위 없다. 최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코로나19를 뚫고 유럽 출장길에 나섰다.

조 회장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이하 COP26) 참석을 겸해 해외 투자자 대상 IR에 직접 참석하기로 했다.

조 회장의 이번 IR은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첫 사례다. 신한금융그룹은 매 분기 1조 이상의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IR 전략으로 주가 부양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여기에 COP26에 공식 초청 받으며 명분도 얻은 만큼 조 회장은 지분율이 30%에 육박하는 글로벌 PEF들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점쳐진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설득을 위한 당근도 이미 마련했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BNP파리바, IMM PE, 어피니티, 베어링PEA 등 4곳의 주요 PEF들에게 각각 1명의 사외이사 추천권을 배정했다.

올해는 조 회장이 직접 블랙록(BlackRock Fund Advisors), 싱가포르투자청, 노르웨이중앙은행, 씨티은행 등에게 신한금융그룹의 5~6%의 배당수익률과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설명할 계획이다.

저평가된 주가를 올리기 위해 노령의 회장이 직접 투자자들을 찾는 셈이다.

반면 국내 상장사의 대다수는 IR에 소극적이다. 특히 오너의 지분이 높은 기업일수록 기업 알리기에 소극적인 경향이 강하다.

이들 기업들은 오너의 필요에 따라 배당금도 들쭉날쭉한 경우도 다반사며 배당을 전혀 하지 않고 자본만 쌓고 있는 저ROE기업도 허다하다. 2세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기업이라며 더더욱 그러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6~2019년) 코스닥 상장사 중 IR 공시를 한번 이상한 기업수 비율은 2016년 18.9%에서 2017년과 2018년, 2019년 각각 25.2%, 26.3%, 25.0%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4곳 중 1곳 정도만 IR공시를 하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사들의 연평균 IR 비율도 25% 수준에 그쳤다. 올해 역시 상반기 기준 IR개최 공시를 한 코스닥 상장사는 7.8%에 불과했고 코스피 상장사 역시 13.8%만 IR을 진행했다.

이는 글로벌 주요 기업들과 비교하면 너무 다른 패턴이다. 가까운 일본만 봐도 상장사 전체를 대상으로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을 공표해 지배구조 관련한 부분에 대한 정보제공을 의무화했다.

미국은 개별 기업들이 홈페이지에 연례 주주총회나 애널리스트와으 미팅 등을 동영상으로 제공하고 있고 관련 자료도 공개한다. 또 투자자들을 위해 자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IR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IR의 부재는 기업의 가치평가 절하로 이어진다.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IR 부족은 결국 기업 정보의 외곡을 불러오고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원인이 된다.

최소한 노령의 경영진이 해외각국을 돌며 기업 가치를 알리지는 못할망정 상장기업이라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투자자와 신뢰 구축의 통로는 열어야 한다.

투자자들을 위해 경영진이 직접 뛰며 자신의 기업 가치를 만들어야 주주들도 그 기업을 믿고 투자할 수 있다. 투자자들을 위해 그리고 자신의 기업을 위해 더 열심히 뛰는 경영진들이 많아야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악재도 없어질 수 있다.

이현종 더넥스트뉴스 기자 shlee4308@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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