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국내 조선사 호황에 태경케미컬, 호실적 '담보'…배당주로 뜬다

태경케미컬 액체탄산 가스 탱크.(사진=태경케미컬 제공)

태경케미컬 액체탄산 가스 탱크.(사진=태경케미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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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탄산가스사업 1위 업체 태경케미컬의 영업이익이 최초로 100억 원을 돌파했다. 조선사의 신규 수주가 늘어나며 액체탄산의 수요도 덩달아 급증한 탓이다. 실적이 증가하자 배당금도 늘리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배당주'로 각광받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1년 태경케미칼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14.9% 늘어난 541억 원, 영업이익은 57.6% 늘어난 121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다.

태경케미컬은 정유사에서 탄산가스를 공급받아 액체탄산과 드라이아이스 등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탄산가스사업 부문 외에 환경사업·화장품사업 부문도 있지만 액체탄산과 드라이아이스 판매로 벌어들이는 매출이 매년 95%에 육박한다.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드라이아이스 관련주로 유명하다. 드라이아이스는 빙과류와 신선제품 등의 품질 유지에 사용된다. 따라서 빙과류가 많이 팔리고 신선제품이 상하기 쉬운 여름마다 태경케미칼이 주목받으며 주가가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태경케미컬의 진면목은 액체탄산 제조에 있다. 액체탄산은 중후장대(重厚長大, 중화학공업) 산업군에서 주로 사용된다. 특히 반도체와 2차전지의 세정 공정과 조선업 용접·산화방지 공정에서 필수적이다.

지난해 태경케미컬의 호실적을 이끈 제품도 이 액체탄산이다. 최근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조선사들은 선박 건조 기간인 24~36개월 내내 용접과 산화방지 과정을 진행한다. 이에 태경케미컬의 액체탄산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실제 국내 조선 업체들의 수주잔고는 2019년 488척→2020년 486척→2021년 620척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태경케미컬의 액체탄산 매출액은 248억 원에서 385억 원까지 뛰었다. 또 2021년에 수주한 선박의 제조기간을 감안하면 향후 2년 간 태경케미컬의 호실적은 담보된 셈이다.

지난해 태경케미컬은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배당금 상향 조정으로 표현했다. 배당은 한 번 지급을 시작하면 중단되기 어렵고, 또 배당금을 상향하면 다시 낮추기 어렵다. 태경케미컬은 2000년대 들어서 20년 간 주당배당금을 150원으로 동결해왔다. 다만 2021년 4월에 2020연도 주당배당금을 200원으로, 또 2022년 4월에는 2021연도 주당배당금을 220원으로 2년 연속 올렸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태경케미컬의 IR담당자와 올해 실적 전망과 배당금 확대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또 향후에도 고실적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지, 전방산업 호황으로 공장 증설 계획은 있는지 등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다음은 태경케미컬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지난해 액체탄산 부분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 배경이 무엇인가.
"뉴스로 많이 접하셨을텐데 국내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량이 급증했다. 우리 액체탄산이 선박제조에서 용접과 산화방지 공정에서 사용되는데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고객사의 공장이 활발하게 돌아가면서 우리 제품 수요가 늘었다."

조선사의 신규 수주가 증가한거 대비 액체탄산 매출액이 크게 늘었는데. 다른 전방사업 쪽 매출도 늘었나.
"아니다. 지난해는 액체탄산 매출의 대부분이 거의 조선쪽으로 나갔다. 조선사 신규수주를 보실 때 몇 척이 늘었냐를 보시면 안된다. 건조 규모를 봐야한다. 만약 지난해와 올해 수주량 자체는 500척으로 동일하다고 해도 500척의 크기가 올해에 훨씬 크다면 액체탄산도 더 많이 사용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2020년과 2021년 건조 척수를 비교하면 한 28% 증가했다. 그런데 건조 규모를 살펴보면 2020년에는 총 8억2300만CGT(표준선 환산톤수)인데, 2021년은 17억CGT다. 규모로 봐서는 110%가량 성장한 것이다."

올해 실적 전망치 가이던스가 있는지.
"NH투자증권이랑 KB증권에서 나온 보고서가 있는데 그 사이라고 보시면 된다. 매출액은 630억 원, 영업이익은 140억 원 정도를 가이던스로 잡고 있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액체탄산 부문에서 고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조선 신규 수주가 크게 증가했는데 올해도 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2년간은 꾸준히 실적이 좋게 나올 것이다."

2020~2021연도 주당배당금을 올렸다.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인가.
"정확히 말씀드릴 수 없다. 내부적으로는 주주환원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긴 하다. 다만 올해 말 실제 장부에 찍힌 숫자가 긍정적이라면 배당확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할 것이고 앞으로도 실적에 관계 없이 배당은 꾸준히 나갈 것이라고는 확답드릴 수 있다."

조선 업계의 신규 수주량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가.
"그 부분은 우리가 직접적으로 예측하고 있지는 않다. 조선사들과의 회의에서 이런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그들의 의견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조선업 상황이 더 좋아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망이 막히면서 유럽에서 에너지 확보가 어렵게 됐다. 그래서 타 국가에서 에너지를 수급하기 위해 유럽 선주들이 LNG(액화천연가스)선박이나 캐리어(Carrier), 탱커선 등을 늘릴 수 있다는 말이다."

반도체 투자가 늘어나는데 이 부분에서 액체탄산 매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가.
"사실 아직 반도체 부분에서 우리 액체탄산이 납품되는 양은 크지 않다.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된다. 작년에 다수의 반도체 생산 업체와 생산라인에 공급하기로 얘기는 나왔다. 아직 실제 공급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치고 계약서에 서명도 해야하지만, 상대 측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아마 차질없이 이야기가 진행된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납품이 시작될 수 있다."

전방산업이 전반적으로 호황인거 같은데 공장 증설 계획도 있나.
"올해 하반기에 액체탄산 신규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만약 늦춰진다면 내년 상반기에 증설할 수도 있다. 증설에 필요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이라 변수가 많아 정확한 시점을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공장 규모는 현재 35만 톤이다. 여기서 공장이 준공되면 13만 톤 정도를 더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증설에 필요한 자금은 충분한가. 증자 가능성은 없는지.
"유상증자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22년간 배당을 한 번도 빠뜨린 적이 없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탄탄하다. 그리고 고객사들도 액체탄산의 경우 조선사, 드라이아이스의 경우 신세계, 마켓컬리, 농심, 오리온 등으로 우량한 기업들이다. 그래서 우리가 매출채권을 쌓아두면서 장부상의 실적만 좋고 실제로 현금이 안들어오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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