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국내 탄소섬유 최강자 효성첨단소재, 현대차에 공급 안하는 까닭은

전주시에 위치한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공장 전경(사진=효성)

전주시에 위치한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공장 전경(사진=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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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효성첨단소재의 시가총액이 3조 원을 넘겼다. 이는 현대차가 수소차 개발을 본격화하자 증권업계에서 수혜업체로 효성첨단소재가 꼽았기 때문이다. 다만 효성첨단소재는 현대차로 탄소섬유를 납품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효성첨단소재의 시가총액은 3조1666억 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시총 1조8000억 원대에 머무르던 효성첨단소재는 현대차가 수소차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자 상승세를 탔다. 같은 해 11월에는 주가가 52주 최고가인 88만7000원을 기록하며 시총이 3조3715억 원을 찍었다.

이는 효성첨단소재가 수소차의 연료탱크에 사용되는 소재인 '탄소섬유'를 생산한다는 점이 부각된 탓이다.

탄소섬유는 원사 안에 탄소함유 비중이 90% 이상인 섬유로 '꿈의 신소재'라 불린다. 강도가 철에 비해 10배가량 높지만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탄성도도 높아 깨짐 현상도 적다. 이에 폭발 위험이 있는 수소차의 연료탱크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2011년 말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 생산을 위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개발 이후 곧바로 양산을 위한 설비투자를 진행했고 2013년부터 연간 2000톤 규모의 탄소섬유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탄소섬유 생산 기술을 보유한 국내 업체는 현재까지도 효성첨단소재가 유일하다.

현대차그룹의 수소차 전략 발표 이후 증권가에서는 효성첨단소재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보고서를 연달아 내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섬유는 수소차 재료비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소재"라며 "국내에서 효성첨단소재만이 탄소섬유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현대차가 수소차 비중을 늘리면서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매출도 함께 증가할 전망"이라며 "수소연료탱크 관련 탄소섬유 매출이 1000억 원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실적 전망치까지 제시했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효성첨단소재의 IR담당자와 현대차의 수소차 전략 밸류체인에 참여할 계획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또 탄소섬유공장의 증설에 나서는 배경과 향후 사업 전망에 대한 대화도 나눴다. 다음은 효성첨단소재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증권사들에서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사업과 관련해 국내 수소차량 납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계약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지.
"지난해 현대차와 논의가 한 번 진행됐고 수소차에는 납품을 안하기로 했다. 같은 질문을 하시는 투자자분들이 많은데 우리는 장기적으로 봐도 수소차에 납품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씀드리고 있다."

수소차에 납품할 계획이 없는
이유가 무엇인가.
"우선 수소차에서 탄소섬유가 사용되는 양이 적다. 그래서 애초에 시장 규모가 작고, 대규모 공급계약을 하기가 어렵다. 수소차보다는 CNG(압축천연가스)·LPG(액화천연가스) 관련 제품에서 더 많은 양이 사용된다. 따라서 CNG나 LNG버스가 활성화된 미국, 인도에서 시장이 크다. 우리는 CNG·LPG 쪽의 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수소차 관련 탄소섬유 시장과 CNG·LPG 관련 탄소섬유 시장 규모 차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과거 높은 연비로 디젤 상용차가 많이 팔렸다. 다만 최근 디젤 연료에 대한 규제가 각 국가에서 시행되면서 디젤 엔진은 CNG·LPG로 바꾸려는 수요가 많았다. 이때 CNG·LPG 연료용기에 주로 사용되는 것이 탄소섬유이다. 지난해에만 봐도 이와 관련한 탄소섬유 시장이 9000톤 규모였다. 그런데 현대차에서 생산하는 수소차인 넥쏘에 탄소섬유를 공급한다고 가정해도 1만 대 생산에 들어가는 탄소섬유는 600톤에 불과하다."

향후 수소차 시장이 커질 때를 대비해 600톤이라도 납품이력을 쌓아두는 것이 낫지 않을까.
"맞다. 다만 현대차는 탄소섬유를 미국이나 인도업체에 비해 소량으로 주문하면서 더 낮은 단가로 공급받길 원했다. 잠시만 생각해봐도 당연히 대량주문을 해야 단가를 낮출 수 있고 소량주문의 경우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지금 생산하는 탄소섬유 전부를 미국, 인도로 돌려도 부족한 상황인데, 굳이 낮은 가격에 현대차에 납품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또 수소차가 아니더라도 탄소섬유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탄소섬유가 사용되는 분야가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탄소섬유는 철을 대체한 소재다. 따라서 철이 사용되는 분야에서는 모두 대체가 가능하다. 특히 풍력 시장에서 블레이드(날개)라든지 케이블 시장 등에서도 탄소섬유 함유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탄소 가격이 낮아짐에도 탄소섬유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우리도 다양한 분야에 탄소섬유를 납품할 수 있게 기술 개발을 계속 하고 있다."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 새로운 경쟁사들의 출현도 잦을 것 같은데.
"우선 탄소섬유 개발에 도전을 하는 업체는 많이 늘었다. 다만 쉽게 못 만든다. 우리가 2007년부터 효성그룹의 지원을 받으며 연구개발을 시작했고 2021년부터 유의미한 실적이 나왔다. 탄소섬유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일본 도레이사 같은 경우도 20년 간 실용화를 시키지 못했다. 개발을 시작한다고 경쟁업체가 바로 들어올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오히려 기존 업체들의 증설 여부를 눈여겨 봐야 한다. 현재 수요 과잉 상황에서 경쟁사가 증설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가져갈지, 대량 생산으로 단가를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 등이 더 중요하다."

효성첨단소재가 지난 달 470억 원 규모의 공장 증설을 공시했는데, 탄소섬유 공장의 증설인가.
"맞다. 탄소섬유의 전방시장이 다양화 됨에 따라 고객사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형 고객사를 선점하기 위해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했다. 현재 우리의 탄소섬유 생산능력은 6500톤인데 내년 4월 공장이 준공되면 9000톤까지 늘어날 것이다. 향후에도 계속 증설 공시가 나올 예정이다."

탄소섬유 공장 생산능력을 어느 수준까지 늘릴 계획인지.
"2027~2028년까지 3만 톤 규모의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 때가 되면 탄소섬유 시장 규모가 연간 1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늘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달 공시를 보면 2500톤의 설비를 늘리는데 470억 원이 들었다. 향후 공장규모를 2만 톤 가량 더 늘리려면 대략 40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 재원 조달 방법은 무엇인가.
"지난해 언양공장을 유에이치산업개발에 매각했다는 공시를 보셨을 것이다. 그 때 언양공장 토지랑 건물을 매각하면서 1500억 원 정도를 확보했다. 우선은 이 자금을 탄소섬유 생산라인 증설에 사용할 계획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미 쌓아둔 2000억 원 가량의 현금도 있고 매년 벌어들이는 이익도 유보할 수 있다. 증자를 통한 재원 조달은 생각하지 않는다."

권현진 더넥스트뉴스 기자 jeenykwon@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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