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배려심 깊은 세일즈맨이 되자

이현종 더넥스트뉴스 기자.

이현종 더넥스트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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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인투자들의 기업 가치를 확인하기 위한 주담통화와 탐방 등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주가가 하락세로 접어들며 예전과 달리 개인투자자들은 자신이 보유한 기업의 주식 가치를 직접 산정하고 회사에 직접 궁금한 사항을 묻고 확인하는 등 적극적인 방식으로 회사와 소통하고 있다.

그러나 주담통화나 탐방의 과정은 개인투자자들에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일단 기업 IR 담당자와의 통화부터가 걸림돌이다.

일부 대기업군의 경우 IR담당 파트가 별도로 마련돼 있어 그나마 소통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다수의 중소기업군은 일부 제약사들과 게임사들을 제외하면 IR전담부서를 별도로 마련해 놓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회사 재무제표에 등록된 IR담당자 연락처 상당수가 회계부서나 총무부서일 정도다.

IR소통은 그들에게는 주요업무가 아닌 부가적인 업무인 셈이다. 저평가된 회사거나 주가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회사가 아니어도 대다수 기업들의 IR담당자와의 통화가 썩 유쾌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자신의 자산을 투자한 회사에 대한 가려운 정보를 듣지 않을 수도 없다. 내가 원하는 기업의 정보를 속속 알아내기 위해 우리는 이제부터 훌륭한 비즈니스맨이 되어야 한다.

안 해도 되는 일을 추가한다는 선입견이 강한 IR담당자를 위한 배려심도 추가하면 좋다.

IR담당자와의 통화나 탐방을 원한다면 ‘당신이 IR 담당자니까 나한테 이런 답변을 해줘야지’라는 권리의식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권위적인 접근 방식은 좋은 질문이나 건의가 된다더라도 절대 좋은 답변은 얻을 수가 없다.

내가 듣고 싶은 답에 대한 결정권은 그 사람에게 달린 일이기 때문에 철저히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고 더 좋은 과실을 탐해야 한다.

최종 답변이 IR에서 나오는 만큼 철저히 비즈니스맨 입장에서 접근하고 그들과 인간적인 유대관계가 갖춰지면 금상첨화다.

주담통화나 탐방 일정이 잡혔다면 회사에 대한 사전 지식과 묻고 싶은 내용에 대한 사전 리스트 작성도 좋다. 이마저도 안되면 약간 굽신 거리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만약에 탐방이 약속돼 있다면 기분 좋게 답을 더 얘기할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탐방의 묘미다.

동대문에 옷 사러 가도 깎아달라고 깍쟁이처럼 말하는 것보다 주인이 선심 쓰게 하는 방식이 좋듯 주식 담당자를 더욱 편하게 만드는 것이 좋은 정보를 하나라도 더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능숙한 비즈니스맨들의 대화가 가능할 수 있도록 회사에 궁금한 사항을 쭉 리스트로 만들고 내용의 전후 과정을 사전에 인지하면 기분 좋은 대화가 가능하다.

딱딱한 질문보다 대화가 끊기지 않고 물 흐르듯 부드러운 응답이 진행되다 보면 뜻밖의 성과를 만들 낼 수도 있다.

관련 업계의 언어와 산업 용어를 섞어 사용한다면 좀 더 능숙한 비즈니스맨으로 포장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사업보고서나 재무제표에 대해 묻고자 한다면 시간과 노력을 들여 금세 찾을 수 있는 내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관련 산업의 상황이나 경쟁사의 상황 등 기초적인 질문 역시 독이 될 수 있다.

그 보다는 주석을 봐도 설명이 미흡한 부분에 찾고 언론 기사 등에서 잘못 다룬 부분을 찾아 질문하면 좋다. 대화에 앞서 주주로서 회사에 대한 충분한 공부가 돼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결국 탐방과 주담통화는 내가 어떤 새로운 정보를 얻으려는 행동이라기보다 그동안 공부했던 그 회사의 최종 판단에 앞서 체크를 하는 과정이다.

최고의 비즈니스맨은 인간에 대한 배려심과 깊은 공부에서 나온다는 점을 잊지말자.

이현종 더넥스트뉴스 기자 shlee4308@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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