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2년마다 자금조달로 주주가치 희석한 퓨쳐켐, 올해는 다를까

부산 기장에 위치한 퓨쳐켐 신규 생산 시설(사진=퓨처켐 제공)

부산 기장에 위치한 퓨쳐켐 신규 생산 시설(사진=퓨처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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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의약품 전문 업체 퓨쳐켐의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201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2년마다 자금조달을 위해 주식을 새로 찍어내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2022년이 되자 주주가치 희석을 우려한 투자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주가가 30% 이상 급락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퓨쳐켐의 주가는 1만6500원을 기록했다. 2021년 1월경 2만5900원에 머물던 주가는 1년새 36.3%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사업보고서 공시 후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퓨쳐켐은 방사성의약품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국내 신약개발 업체이다. 이 기술을 활용해 폐암과 파킨슨병 진단용 신약을 개발했다. 2018년에는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용 신약 '알자뷰'(FC119S)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현재는 전립선암 치료·진단용 의약품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진단용 신약의 경우 ▲오스트리아 임상 3상 ▲미국 임상 1상 ▲중국 임상 1상 ▲유럽 임상 1상을 승인받았으며 치료용 신약은 국내 임상 2상을 신청한 상황이다.

다만 임상 진행속도가 매우 느리다. 미국과 중국, 유럽의 경우 2020년 임상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도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절대적으로 매출 규모가 미미한 수준이라 임상 진행을 위한 자금 투입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퓨쳐켐은 매출액 118억 원을 벌어들였다. 영업손실은 79억 원을 기록했다. 매년 150억~200억 원 가량의 자금이 투입되는 임상에 투입될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은 셈이다.

이에 퓨쳐켐은 2년마다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왔다. 임상에 투입되는 현금 확보와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센터 건립을 위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퓨쳐켐은 지난 201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을 하면서 210억 원의 공모자금을 끌어 모았다. 당시 퓨쳐켐은 조달한 자금을 신약 임상 진행과 서울 통합 R&D(연구개발) 센터 설립에 사용했다.

이후 2018년에는 '퓨쳐켐 USA 미국 법인' 설립을 위해 전환사채를 발행해 약 3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2020년에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303억 원을 추가로 확보해 부산 기장 생산시설 투자자금을 마련했다.

전환사채와 유상증자로 신주가 계속 발행되자 퓨쳐켐의 주당 가격도 희석됐다. 특히 2018년 발행된 전환사채는 2020년 경 보통주로 전환됐다. 이와 함께 유상증자가 진행되자 퓨쳐켐 총 유통주식 중 30% 이상의 신주가 주식시장에 풀리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2018~2019년 사이 2만 원 선에서 머물던 퓨쳐켐의 주가는 2020년 신주가 풀리면서 5200원대까지 떨어졌다.

2022년에도 자금조달을 위한 신주를 발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회사의 현금성 자산 규모가 유상증자를 진행한 2020년보다 대폭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퓨쳐켐이 자금을 조달하기 이전 해의 현금성자산 규모를 살펴보면 2015년 60억 원, 2017년 80억 원, 2019년 50억 원 규모이다. 현금이 부족하자 다음 해에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현금성 자산규모는 2016년 250억 원, 2018년 360억 원, 2020년 330억 원으로 늘어났다. 즉 임상 진행을 위한 현금이 부족해지는 시점에서 자금 조달 이슈가 나타난 셈이다.

회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말 현금성 자산의 규모는 110억 원에 불과하다. 미국과 중국, 유럽에서 전립선 진단용 신약 임상과 국내에서 치료제 임상 2상을 진행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퓨쳐켐의 IR담당자와 올해에도 신약 임상 진행을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을 진행할 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또 향후 매출을 늘릴만한 신제품은 있는지, 전립선 치료·진단용 신약의 경우 기술 이전 계획도 있는지 질문을 던졌다. 다음은 퓨쳐켐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최근 2년마다 자금조달을 위한 전환사채발행이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인가.
"2016년에는 연구개발을 위한 시설자금이 필요해서 상장을 하며 공모자금 210억 원을 조달했다. 이후 2018년에는 미국법인 설립을 위한 자금 300억 원, 2020년에는 부산에 생산시설에 투자하기 위해 303억 원을 조달했다. 우리가 방사성의약품을 직접 개발하고 또 양산하다보니 연구시설이나 제조시설이 필요하다. 상장 이전부터 RCPS(상환전환우선주)로 자금을 꾸준히 조달해 왔다. 최근 들어 자금을 더 조달하거나 그런건 아니다."

미국 법인 설립 목적은 무엇인가.
"우리가 의약품 뿐만 아니라 방사선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한 장비도 직접 개발하고 있다. 그 중 자동합성장치라고 있는데 이건 방사선 피폭에서 생산시설과 생산자를 보호하는 장비다. 1대당 2억7000만 원인데 미국으로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수출량이 많다보니 현지에서 직접 생산해 고객사에 납품하기 위해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개발한 약품과 진행하고 있는 임상은 무엇이 있는지.
"이미 출시한 제품은 3종이다. 파킨슨, 알츠하이머, 폐암을 타겟으로 한 신약인데 국내 임상 3상까지 모두 마치고 출시가 완료됐다. 임상을 진행 중인 후보물질은 전립선암 진단용과 치료용 방사성 의약품 2종이다."

임상 진행이 각각 어느 정도까지 왔는가.
"전립선암 진단용 방사성 의약품 FC303은 국내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이미 유럽의 이아슨(IASON), 중국 HTA와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각각 계약금이 15억 원, 25억 원이다. 향후 로열티는 매출의 20% 가량을 받는다. 전립선암 치료용 방사성 의약품인 FC705은 국내 임상 1상이 막바지이다. 임상 1상 중간 결과가 좋아 많이 기대 중이다."

FC705의 임상 1상 중간 결과가 어땠는지.
"우선 전립선암 반응률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임상을 진행했는데 100mCi(큐리)를 투약했을 때 효과가 좋았다. 12주 동안 투여시 PSA(전립선특이항원) 수치가 80% 이상 감소했다."

임상 진행을 위한 자금이 부족하지는 않은가.
"항상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임상이 2종이지만 이 외에도 뇌종양, 동맥경화, 저산소증 등을 진단하기 위한 방사선 의약품의 전임상 또는 탐색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 외에도 치료용 방사선 의약품에서도 방광암과 폐섬유화 치료 신물질의 탐색 단계이다. 돈이 많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2년 전에도 303억 원을 조달했는데 현재 회사에 남아있는 현금은 어느 정도인가.
"지난해 말 기준 남은 자금은 112억 원 정도이다. 올해 1분기는 더 적을 수도 있다."

신약 개발을 위한 자금으로는 턱 없이 부족한데 추가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있는가.
"자금 조달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 우리가 현재 매출이 크게 나오는 상황이 아니다. 신약을 개발할 때까지는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 전립선암 방선성 치료제가 나오면 더 이상의 자금 조달이 필요 없을 전망이다."

전립선암 치료제의 경우 개발 일정이 어떻게 되는가.
"우리가 2020년 5월에 국내 임상 1상 승인을 받고 올해 7월에 종료한다. 1상 마무리에 2년이 걸렸고 임상 2상은 환자 모집으로 아마 3년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임상 2상 결과가 좋으면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국내를 제외한 해외에서는 로얄티 수익이 나올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전립선암 치료제의 가치가 10억 달러를 넘어가는 상황이라 임상 성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권현진 더넥스트뉴스 기자 jeenykwon@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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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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