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영어 학원인 줄 알았던 정상제이엘에스, 인플레이션 시대 '배당·자산주' 부각

오프라인 기반 영어학원 정상제이엘에스가 최근 투자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인플레이션 시기를 맞아 배당주이자 자산주의 가치가 부각된 탓이다. 매년 배당수익률이 5%를 넘기는 가운데 보유한 부동산 가치가 시가총액에 육박하자 주가도 함께 반등하고 있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정상제이엘에스의 일평균 주가는 7650원을 기록했다. 6320원선에 머물던 지난해보다 약 21% 가량 상승한 셈이다.

정상제이엘에스는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발표 중심의 영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오프라인 매출이 전체 매출 중 평균적으로 60%를 차지하며 온라인과 교재판매 비중은 각각 20% 수준이다.

오프라인 교육을 기반으로 하다보니 코로나19 펜데믹 시기에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020년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8.7% 감소한 854억 원, 영업이익은 34.3% 줄어든 88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도 매출액 871억 원, 영업이익은 109억 원으로 집계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실적이 좋지 못함에도 주가가 상승한 이유는 최근 인플레이션 시기가 되면서 정상제이엘에스의 '숨겨진 매력'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상제이엘에스는 주식 시장에서 전통적인 배당주이자 자산주로 꼽힌다. 배당주와 자산주는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 시기에 수혜를 받는 종목이다. 부채가 적어 금리 인상 리스크로부터 자유롭고 배당성향이 높아 주가 하락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상제이엘에스의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은 국내에서 최고 수준이다. 매년 배당수익률이 주가 변동에 따라 5~8% 규모로 유지한다. 지난해 국내 상장기업의 배당수익률은 1.2%에 불과하다.

정상제이엘에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적이 대폭 줄어든 2020년에도 일반 주주의 주당 배당금을 500원으로 유지했다. 이 당시 배당수익률은 7.9% 달했다. 2021년에는 주당 배당금을 530원으로 늘려 배당수익률이 8%를 넘겼다. 올해도 주당 배당금이 530원으로 유지될 경우 배당수익률은 7%에 달한다.

이와 함께 자산주의 매력도 갖췄다. 2010년도 정상제이엘에스가 오프라인 기반 학원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매입한 부동산들의 가치가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보유한 대표적인 부동산은 ▲대치동에 위치한 '대치1CHESS 분원' ▲잠실에 위치한 '정상어학원 잠실분원' ▲마포구에 위치한 '정상어학원 마포1관' ▲광진구에 위치한 '정상어학원 광진분원'이 꼽힌다. 이 외에도 분당과 목동, 수서 등에서는 매입한 사무실이 위치하고 있다.

이 부동산들은 2011년 자산 재평가를 통해 760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2011~2021년까지 서울 부동산 가격이 88.6% 올랐다는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정상제이엘에서가 보유한 토지·건물의 가치도 댜략 1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상제이엘에스의 시가총액이 1198억 원이라는 점은 감안할 때 주가가 회사의 자산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정상제이엘에스의 IR담당자와 올해 주당 배당금의 증액 가능성이 있는지, 또 보유한 부동산의 자산 재평가 진행 계획은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정상제이엘에서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배당은 평년 수준으로 나갈 예정이다. 변수라 함은 이익을 크게 깎아먹는 일회성 이슈나, 아니면 실적이 크게 개선될 수 있는 모멘텀 등이다. 실적에 따라 배당이 정해진다고 보시면 된다."

"실적을 단기적으로 본다면 2020~2021년 사이 주당 배당금을 낮추는게 맞다. 다만 코로나19 시기를 넘기고 우리 실적을 장기적으로 보면 실적 개선 여지가 충분하다고 본다. 중장기적으로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 코로나19 시기에도 주당 배당금을 늘렸다."

"우선 코로나19 시기에도 학생수가 꾸준히 늘었다. 여기서 학생수라고 하면 직영점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 실적이 코로나19 시기에 감소한 이유는 프랜차이즈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직영점에서 일하는 모든 강사와 보조 강사 모두 우리 회사 직원이다. 직영점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매출이 정상제이엘에스 매출에 반영된다. 교재 판매와 온라인, 오프라인 강의 모두가 매출에 잡힌다. 반면 프랜차이즈점은 교재와 온라인 수업만 우리 매출로 잡힌다. 나머지 매출은 우리가 4%의 로얄티를 받는다. 그리고 프랜차이즈를 개원할 때 가맹비 5000만~1억 원 정도를 일회성으로 받는다. 그런데 코로나19 시기에 직영점 학생수는 늘었는데 프랜차이즈 학생수는 줄고, 새로운 개원도 없었다. 그러면서 우리 실적이 감소했다고 보시면 된다."

"아무래도 우리가 직접 컨트롤 할 수 있고 없고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체계적인 교육 구조를 만들어 이를 직영점과 프랜차이즈에 모두 교육한다. 그런데 본사에서 이 구조가 잘 굴러가는지 확인하는건 직영점 뿐이고 프랜차이즈는 원장의 교육 방식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오랜 기간 입증된 우리 방식을 철저하게 지키는 직영점이 경영이 더 잘될 수 밖에 없다."

"지점마다 다르다. 아무래도 학원도 차리고 나서 학생수가 찰 수록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 구조이다 보니 학원이 크고 수강생이 많은 지점이 유리하다. 목동이나 강남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30%를 넘고 평촌과 중계, 수지점도 20% 수준이다. 부천과 일산은 10% 초반대이고 부평이나 수원은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이다."

"맞다. 학생 교육의 경우 코로나19 시기라도 진행하려는 부모님들도 많고, 영어가 이제 필수인 시대이다 보니 수도권에 위치한 직영점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지방도 코로나19가 풀리면서 점점 프랜차이즈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직영점 3곳과 프랜차이즈 4~5곳 정도를 늘릴 계획이다. 직영점은 시흥에 이미 1곳을 세웠고, 프랜차이즈는 용인과 계약을 진행 중이다."

"아무래도 우리가 건물을 임대해 학원을 차리면, 향후 임대료 상승 등 다양한 이슈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옮길 때마다 학원 형식으로 내부를 리모델링 해야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또 학원이 자주 이사를 다니면 학부모들도 좋아하지 않는다."

"자산가치를 재평가하려면 학원 내에서 재평가를 위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학원 수업에 방해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우리의 주 사업이 부동산 시세차익을 얻는게 아니라 교육이다. 우리도 건물 가치가 많이 높아졌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부동산 재평가를 통해 주가를 띄울 계획은 없다."

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