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R Strip 1위 지배력에 ‘맷슨 퇴출’ 반사이익도… 점유율 50% 시대 개막
HBM4 양산에 전공정 장비 수요↑…올해 매출 5000억·영익 1000억 ‘역대급’ 전망
국내 전공정 핵심 장비사인 피에스케이(PSK)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향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주력 제품인 PR Strip(감광액 제거 장비)의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경쟁사의 지정학적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5일 컴퍼니가이드에 따르면 피에스케이는 1990년 설립된 이후 반도체 전공정 세정 및 식각 장비 분야에 매진해온 강소기업이다.
1994년 200mm Dry Strip 장비 개발을 시작으로 시장에 진입했으며, 2001년 세계 최초로 300mm Asher(애셔)를 양산 라인에 납품하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후 2010년경 글로벌 시장 점유율 34%를 기록하며 세계 1위 자리에 올라섰으며, 현재는 약 41%에 달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한다.
특히 2019년 피에스케이홀딩스로부터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 법인으로 재상장되면서 전공정 장비 중심의 사업 집중도를 극대화했다.
현재는 미국(PSK AMERICA), 중국(PSK Shanghai), 일본(PSK Japan) 등 8개의 비상장 종속회사를 통해 글로벌 고객사에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견고한 네트워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부터 TSMC, 인텔, 마이크론에 이르는 글로벌 'Big 6' 고객사를 모두 확보하는 원동력이 됐다.
◆ '경쟁사 맷슨 퇴출'은 기회… 2nm 공정 낙점으로 성공 이어가
피에스케이 성장의 가장 강력한 외부 엔진은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빌딩’이다. 미국 상무부의 대중국 제재가 선단 공정 장비로 확대되면서, TSMC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거물들이 중국 자본이 대주주인 맷슨 테크놀로지(Mattson Technology) 장비를 배제하기 시작했다.
맷슨은 본래 미국 기업이었으나 2016년 중국 투자사에 인수되면서 현재는 ‘중국 장비사’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맷슨 엑소더스’의 최대 수혜자는 단연 피에스케이다.
맷슨이 가졌던 기존 점유율은 기술적 결함이 아닌 정치적 사유로 공백이 생겼으며, 이미 TSMC의 2nm 공정 퀄(Qual) 테스트를 통과한 피에스케이가 이 물량을 빠르게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를 신규 고객사로 확보한 것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이다.
업계에서는 피에스케이가 PR Strip 부문에서 점유율 50%를 돌파하며 사실상 독주 체제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HBM4가 당긴 '전공정 장비' 수요…연 매출 5000억 고지 넘을 듯
올해 피에스케이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AI 연산의 핵심인 HBM(고대역폭메모리) 공정의 고도화가 Strip 장비 수요를 폭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 2분기 양산 예정인 HBM4는 적층 구조를 위한 포토 공정 횟수가 일반 DRAM 대비 3배 이상 늘어난다.
이는 감광액을 제거해야 하는 Strip 공정 역시 3배 이상 비례하여 증가함을 의미해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
이에 따른 올해 연결 기준 실적 가이드라인은 매출액 5,068억 원(전년비 +15.0%), 영업이익 1,087억 원(+16.6%)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2023년 반도체 업황 둔화로 매출이 3,519억 원까지 줄어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완전한 ‘V자 반등’을 넘어서는 퀀텀점프다.
여기에 영업이익률(OPM)은 21.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 PR Strip 외에도 Bevel Etch(웨이퍼 가장자리 식각) 등 국산화에 성공한 고마진 장비들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 성장에 긍정적인 신호등이 켜졌다.
실제 피에스케이는 단순한 단일 제품 기업이 아니다.
과거 일본 업체들이 독점하던 Bevel Etch 시장을 성공적으로 국산화하여 수익성을 제고했다. Bevel Etcher는 웨이퍼 가장자리에 쌓이는 불순물을 제거해 수율을 높이는 고부가가치 장비로, 현재 매출 비중 10%를 돌파하며 핵심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차세대 성장 동력인 Metal Etcher(금속 배선 식각)와 신규 Dry Cleaning 장비의 가세도 기대된다.
현재 금속 배선 공정 장비는 데모 장비 단계에서 고객사의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성공 시 글로벌 거대 장비사인 AMAT나 램리서치의 점유율을 뺏어올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피에스케이는 지난 2024년 판교 R&D 캠퍼스 개관으로 연구 인프라를 확충한 점도 이러한 신제품 양산 시점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무차입 경영으로 건전한 재무...경쟁사 대비 저평가도 매력
재무 구조 역시 건전하다. 피에스케이의 부채비율은 20% 미만(2026F 기준 17.7%)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6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 상태로, 확보된 현금은 미래 기술을 위한 R&D 투자와 주주 환원 정책의 기반이 되고 있다.
다만 리스크도 존재한다.
주력인 PR Strip 시장이 다소 니치(Niche)한 성격을 띠고 있어, 장비 다변화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경우 성장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
실제 2025년 중국향 매출이 국산화 정책 영향으로 전년 대비 약 50% 급감하며 매출 비중이 줄어든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램리서치와의 특허 소송 등 법적 리스크도 상존하지만, 최근 핵심 특허 무효 판결을 이끌어내며 승기를 잡은 상태여서 우려는 크게 완화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리스크에도 피에스케이의 주가는 여전히 저렴하다.
현재 피에스케이의 2026F PER(주가수익비율)은 약 12.0배 수준이다.
이는 글로벌 경쟁사인 램리서치(37.7배)나 중국 나우라(39.1배)는 물론, 국내 Peer 업체인 원익IPS(28.0배), 유진테크(20.3배) 등과 비교해도 현저히 저평가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그간 단일 제품 의존도와 중국 리스크로 인해 받아왔던 디스카운트가 ‘지정학적 수혜’와 ‘제품 다변화’를 통해 해소되고 있다”며, “2026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점으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현종 더인베스트 기자 shlee4308@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