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에프에스티, EUV의 문턱을 넘다

CNT 펠리클과 칠러가 여는 본업 성장의 두 축
테일러 팹에서 시작된 구조적 리레이팅 신호도

에프에스티 오산 사업장 전경. (사진=홈페이지 갈무리)

에프에스티 오산 사업장 전경. (사진=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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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장비·소재 기업 에프에스티(FST)가 다시 한 번 성장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한동안 실적 변동성과 자회사 부담으로 시장의 평가가 엇갈렸지만, 최근 증권가에서는 “본업 성장 모멘텀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는 국면”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 미세화 경쟁의 핵심 공정으로 자리 잡은 EUV(극자외선) 노광 공정에서, 에프에스티가 세계 최초로 CNT(Carbon Nanotube) 기반 2세대 EUV 펠리클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구조적 리레이팅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26년을 기점으로 한 반도체 투자 사이클 회복과 친환경 규제에 따른 CO₂ 칠러 수요 확대 역시 중장기 성장의 또 다른 축이라는 평가다.

자료=유안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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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V 펠리클, ‘연구개발 기업’에서 ‘양산 기업’으로


27일 컴퍼니가이드에 따르면 에프에스티는 1987년 설립되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정 중 포토마스크 보호막인 펠리클과 반도체 제조장비의 온도를 조절하는 칠러장비 제조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24년 전자부품 핵심 원재료인 Paste를 개발·생산·판매하는 (주)아이엠디의 100% 지분을 인수하며 주목받는다.

EUV Pellicle 연구개발과 극저온 칠러 기술 개발을 통해 초미세공정 확대에 대응하고, 기술플랫폼의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프에스티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전년동기 대비 연결기준 매출액은 31.8% 증가, 영업이익 흑자전환했다.

AI 데이터센터 서버 시장 확대와 첨단 반도체 수요 증가로 해외 반도체 기업의 투자가 늘어 고부가 가치 제품 사용량이 증대된 것이 실적 개선의 요인으로 꼽힌다.

또 EUV 공정 제품 개발 완료로 일부 제품은 판매 전환되었고, 극저온 칠러 기술은 주요 고객사에 적용 중이며, 저온 기술 선도 업체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향후 성장성도 기대된다.

에프에스티의 성장 스토리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단연 EUV 펠리클이다. EUV 공정은 2nm 이하 선단 공정에서 사실상 필수로 자리 잡았으며, 노광 공정 중 마스크를 보호하는 펠리클의 내구성과 투과율은 수율과 직결된다. 기존 1세대 MeSi(메탈실리사이드) 펠리클은 400W 이상 고출력 환경에서 파손 리스크가 높다는 한계를 드러냈고, High-NA EUV(500W+) 시대를 앞두고 새로운 대안이 필요해졌다.

이 지점에서 에프에스티의 CNT EUV 펠리클이 부각된다.

CNT 기반 2세대 펠리클은 투과율이 약 98% 수준으로 기존 대비 크게 개선됐고, 고출력 환경에서도 내구성이 유지되는 것이 강점이다.

CTT리서치는 2026년 2분기 양산 승인, 3분기 시양산, 4분기 본격 양산이라는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제시하며, 이는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실질적인 매출 발생 구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

주목되는 대목은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Taylor) 팹이다.

삼성전자가 에프에스티에 2세대 EUV 펠리클 인프라 장비(EPMD·EPIS)를 발주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테일러 팹 양산 라인에 CNT EUV 펠리클을 도입하겠다는 명확한 시그널로 해석된다.

펠리클뿐 아니라 탈·부착, 검사 장비까지 패키지로 공급되는 구조인 만큼, 단일 제품을 넘어 ‘EUV 펠리클 생태계’를 통째로 구축했다는 점이 에프에스티의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더 나아가 CNT 멤브레인 핵심 설비인 Canatu 리액터에 대해 에프에스티가 한국 내 독점 상업 생산 라이선스를 확보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CNT EUV 펠리클을 상업적으로 생산·판매할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에프에스티가 유일한 상황으로, 기존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던 일본 미츠이케미컬의 독점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료=CTT리서치 보고서 갈무리

자료=CTT리서치 보고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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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러 사업, 투자 사이클 회복과 함께 재평가 국면


에프에스티의 또 다른 축은 칠러(Chiller) 사업이다. 칠러는 반도체 공정에서 온도 제어를 담당하는 필수 장비로, 메모리와 파운드리 투자 사이클에 직접적으로 연동된다.

유안타증권은 2026년 글로벌 DRAM Capex 증가율을 약 20%로 추정하며, 국내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공정 전환(Migration) 투자 확대가 칠러 수요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친환경 규제라는 구조적 변화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기존 냉매 사용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CO₂ 칠러 채택이 사실상 의무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에프에스티는 해당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몇 안 되는 업체로 평가되며, 삼성전자 미국 팹 투자 확대는 곧바로 신규 CO₂ 칠러 수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실적 측면에서도 변화는 수치로 확인된다.

유안타증권은 에프에스티 본업(펠리클+칠러) 기준 영업이익이 2025년 69억 원에서 2026년 306억 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자회사 손익 개선과 함께 본업의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구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2024년 전사 영업이익이 23억 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익 체력 자체가 구조적으로 달라지는 국면이라는 평가다.

자료=유안타증권 보고서 갈무리

자료=유안타증권 보고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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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시 리스크는 챙겨야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리스크 요인 역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먼저 양산 일정 리스크다.

CNT EUV 펠리클은 기술적으로 검증 단계가 상당 부분 진행됐지만, 최종 고객사의 양산 승인 시점이 지연될 경우 실적 가시성 역시 후퇴할 수 있다.

특히 EUV 공정은 고객사의 공정 전략 변화에 따라 도입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고객사 집중도 역시 리스크로 꼽힌다. 현재 에프에스티의 EUV 펠리클 스토리는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다.

중장기적으로 북미 파운드리 및 글로벌 메모리 업체로의 확장이 기대되지만, 단기적으로는 특정 고객사의 투자 계획 변화가 실적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어 재무 부담도 확인이 필요하다.

공격적인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가 이어지면서 차입금 비율과 순차입금 비율이 과거 대비 상승했다.

향후 실적 개선이 계획대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재무 구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재차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권가에서는 에프에스티를 “EUV 시대의 숨은 수혜주”로 평가하는 시각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2026년을 기점으로 본업 이익 체력이 확연히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며 “EUV 펠리클과 칠러라는 두 축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CTT리서치 역시 “세계 최초 CNT EUV 펠리클 및 인프라 장비 양산이라는 타이틀은 단순한 기술 성과가 아니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의 출발점”이라며 “EUV 펠리클&장비 매출이 본격화되는 시점부터 시장의 평가 잣대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종 더인베스트 기자 shlee4308@theinv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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