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두산, 주가는 쉬어도 실적은 ‘업’...AI 반도체 핵심 소재 CCL에 주목

메모리 이후의 다음 대형 사이클, 두산 선제적 준비
루빈·ASIC·빅테크…두산전자 CCL이 산업 구조 전환
밸류에이션은 이미 저점권, 재평가의 조건은 완성중

분당두산타워 전경 (사진=두산그룹)

분당두산타워 전경 (사진=두산그룹)

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초 국내 증시는 AI 반도체라는 단일 키워드 아래 극단적인 쏠림 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두산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가격 급등과 HBM 공급 부족이라는 호재에 힘입어 연초부터 급등한 반면, 같은 AI 하드웨어 밸류체인에 속한 두산은 고점 대비 20% 이상 조정을 받으며 상대적 소외 국면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두산의 주가는 산업 내 지위와 실적 가시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상태”라며 “AI 인프라 확산의 다음 파동에서 핵심 수혜주로 재부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 중이다.

자료=서울대투자 동아리 SMIC 보고서 갈무리

자료=서울대투자 동아리 SMIC 보고서 갈무리

이미지 확대보기

◆메모리 이후 다음 대형 사이클 두산이 주목받는 이유


8일 컴퍼니가이드에 따르면 두산은 1933년 설립돼 1973년 상장된 두산그룹의 모회사다. 회사는 자회사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퓨얼셀, 두산로보틱스 등 23개 계열회사를 품고 있다.

전자소재 사업과 통합 IT서비스 사업을 영위하며, 주요 자회사는 발전플랜트 EPC 및 발전기자재 제조, 소형 건설기계 생산, 발전용 연료전지, 협동로봇 제조 등을 수행 중이다.

두산이 주목받은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AI 반도체 랠리와 함께다.

서울대 투자동아리인 SMIC에 따르면 두산은 AI 반도체 랠리의 가장 직접적인 수혜 기업으로 지목된다.

이는 이번 AI 사이클의 구조적 전환점 때문이다.

SMIC은 “AI 하드웨어 밸류체인은 과거에도 메모리 → 패키징 → 기초 소재로 수급이 이동하는 패턴을 반복해왔다”며 “이번 사이클에서도 CCL이 다음 주도 테마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 과정에서 두산전자는 글로벌 하이엔드 CCL 시장에서 기술적·상업적 진입장벽을 동시에 구축한 몇 안 되는 기업이며, AI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이 고도화될수록 산업 내 존재감이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포지션에 있다.

현재 두산의 시가총액은 약 13조 원 수준이지만, 업계에서는 두산전자의 중기 실적만으로도 상당 부분이 설명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주가는 메모리 종목에 집중된 수급 구조 속에서 뒤늦게 반영되는 구간에 머물러 있다.

이는 두산이 여전히 본격적인 재평가 국면 진입 이전 단계에 있음을 의미한다.

자료=SMIC 보고서 갈무리

자료=SMIC 보고서 갈무리

이미지 확대보기

◆루빈·ASIC·빅테크… 두산전자 CCL이 산업 구조를 바꾼다


CES 2026에서 공개된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플랫폼 ‘루빈(Rubin)’은 AI 서버 하드웨어의 구조적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다.

루빈은 블랙웰 대비 연산 성능을 대폭 끌어올리는 동시에 CCL의 면적 확대, 다층화, 초고사양 M9 CCL 채택을 공식화했다.

이는 CCL이 더 이상 보조 소재가 아니라, AI 반도체 성능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 부품으로 격상됐음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루빈 세대부터 CCL은 단순 소모성 소재가 아니라 반도체 성능과 직결되는 핵심 병목 구간으로 이동한다”며 “기술 선점 기업은 장기간 초과이익을 누릴 수 있는 산업 구조가 형성된다”고 분석했다.

두산전자는 현재 엔비디아향 하이엔드 CCL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AI ASIC 시장 확대라는 또 다른 성장축이 더해지고 있다.

아마존은 이미 두산과 CCL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구글 역시 품질 인증을 완료한 상태다.

다만 현재 캐파 부족으로 대형 고객사의 수요를 전면적으로 흡수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이는 두산이 최근 설비 증설을 결정하게 된 직접적인 배경이다.

증설이 완료되기 전까지 두산은 중국 공장의 로우엔드 CCL 라인을 하이엔드로 전환해 수요를 일부 대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품 믹스 개선 효과로 수익성은 오히려 더욱 강화되고 있다.

자료=DS투자증권 보고서 갈무리

자료=DS투자증권 보고서 갈무리

이미지 확대보기

◆두산, 밸류에이션 저점권, 재평가 조건은 갖췄다


두산 주가는 최근 조정을 받았다. 핵심 원인 중 하나는 SK실트론 인수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자금조달 우려였다.

유상증자 가능성, 재무 부담 확대 가능성은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그러나 두산은 두산로보틱스 지분 매각과 PRS 계약 체결을 통해 상당 부분 자금 문제를 해소했다.

시장이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현재 두산의 주가는 실적 성장과 산업 지배력을 거의 반영하지 못한 상태”라며 “두산전자의 중기 영업이익 추정치만 반영해도 현 시총은 보수적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두산이 보유한 각종 계열사 및 지분 가치는 시장에서 사실상 공짜 옵션처럼 취급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물론 투자 리스크도 존재한다.

AI 투자 사이클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될 경우 CCL 수요 성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고, 구리 가격 급등이 장기화될 경우 원가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설 과정에서 단기적인 재무 지표 악화 가능성, SK실트론 인수 재추진 시 불확실성 확대 역시 투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이 보유한 AI 반도체 소재 분야의 구조적 경쟁력, 글로벌 빅테크와의 공급망 지위, 증설을 통한 성장 가속화, 그리고 아직 반영되지 않은 밸류에이션 여력을 감안하면 두산은 단기 변동성을 넘어 중장기 AI 하드웨어 사이클의 핵심 수혜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의 주가는 쉬고 있지만, 산업 사이클은 이미 다음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며 “두산의 시간은 이제 막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현종 더인베스트 기자 shlee4308@theinvest.co.kr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제공된 정보에 의한 투자결과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저작권자 © 더인베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실시간 IR취재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