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공시톡톡] 에브리봇, 수익성 '적신호'…"M&A로 해외 진출한다"

후속작 엣지2 하반기 출시로 로봇청소 틈새 시장 노린다

판교에 위치한 에브리봇 본사.(사진=에브리봇 제공)

판교에 위치한 에브리봇 본사.(사진=에브리봇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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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로봇청소기 제조업체 에브리봇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악화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브리봇의 2020년 매출액 492억 원, 영업이익은 130억 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이 26.3%에 달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511억 원으로 전년대비 4.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1억 원으로 22.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9.8% 수준이다.

에브리봇은 로봇청소기를 개발·제조하는 업체이다. 제품을 삼성전자에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DM(생산자 개발생산)으로 납품하거나 직접 에브리봇 브랜드로 판매한다. 위탁생산이 아닌 직접판매의 경우 신세계 이마트와 롯대백화점, 그리고 현대·CJ·GS의 홈쇼핑이 주요 판매 경로이다. 2018~2020년 사이 국내 시장 평균 점유율은 23.7%로 독보적인 1위이다.

에브리봇의 경쟁력은 로봇청소기의 기술력에서 나온다. 에브리봇은 현재 로봇청소기의 다중센서 시스템과 로보스핀 기술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다중센서 시스템은 라이다 센서(LiDAR)를 통해 장애물과 지형을 인식해 이용자의 조작 없이 스스로 청소를 진행한다. 자율주행차에 적용하는 기술과 같은 원리이다. 로보스핀의 경우 구동 바퀴를 탑재하지 않고 물걸레의 회전력으로 주행하는 방식이다.

2018년 133억 원, 2019년 162억 원의 매출액을 500억 원으로 견인한 제품은 엣지(EDGE)모델이다. 국제로봇연합회에 이 모델은 2020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팔린 로봇청소기이다. 2021년에는 국제로봇연합회가 엣지모델을 최우수 로봇청소기로 선정했다.

2020년 매출액이 늘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로 영업이익률은 20%를 넘어섰다. 다만 지난해에는 매출액 성장세가 이어졌지만 영업이익률이 다시 10%대로 감소했다. 특히 매출원가율은 감소했는데,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가 대폭 늘면서 수익성 감소의 원인이 됐다.

투자자들은 <더넥스트뉴스>의 IR취재노트를 통해 에브리봇의 IR담당자에 지난해 영업이익률 감소 원인과 매출원가율과 판관비 변동 이유, 수익성 개선 전략, 향후 실적 가이던스 등을 취재 요청했다.

<이하 에브리봇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원인이 무엇인가.
"가장 큰 원인은 수익성 좋은 모델의 판매가 부진했다는 점이다. 2019년 말에 출시한 엣지모델의 경우 마진이 35%선인데 2020년 엄청 잘 팔렸다가 2021년에 판매량이 절반 이상 줄었다. 대신 보급형 모델이고 수익성이 낮은 쓰리스핀 모델이 2020년보다 판매량이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쓰리스핀 모델의 경우 마진이 15% 안쪽이다. 시장점유율 확대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만든 제품이라 수익성이 좋지 않다."

엣지모델의 판매가 줄고 쓰리스핀의 판매량이 늘어난 이유가 무엇인지.
"우선 엣지모델은 이마트나 백화점에서 2020년에 프로모션을 장기간 진행했다. 그래서 300억 원 넘게 팔렸던건데 지난해에는 프로모션을 거의 진행하지 않았다. 또 로봇청소기가 단순히 소모품이 아니라 2~3년 이상 사용하는 제품이라 교체 주기가 오지 않은 점도 원인이라고 본다. 쓰리스핀은 지난해 홈쇼핑을 통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우선 이 제품은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브랜드 인지도 제고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만든 제품이라 오프라인 점포보다 접근성이 좋은 홈쇼핑을 통해 홍보했다. 판매량이 대폭 늘면서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본다."

매출원가율이 줄고 판관비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이 부분은 홈쇼핑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홈쇼핑 판매와 온·오프라인 매장 판매의 경우 회계처리 방식이 다르다. 마트나 백화점, 타사의 온라인몰 등 일반적인 매장 판매의 경우 판매 수수료가 매출원가에 들어간다. 따라서 이마트나 백화점에서 엣지모델의 판매량이 늘었던 2020년의 경우 매출원가율이 54.6%이다. 그러나 지난해 판매량이 줄면서 매출원가율이 51.6%로 줄었다. 반면 현 회계규정 상 홈쇼핑 판매의 경우 판매 수수료가 판관비에 처리된다. 따라서 홈쇼핑에서 쓰리스핀의 판매량이 늘었던 지난해 판관비는 32.3%를 기록하며 2020년보다 6%포인트 가량 늘었다."

올해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이 있는지.
"우선 엣지모델의 교체주기가 올해부터 시작된다. 이에 맞춰 엣지모델의 후속작인 엣지2를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2020년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프로모션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물걸레 청소 기능만 탑재한 신제품도 준비 중이다. 기존 먼지 흡입 위주의 로봇청소 시장에서 틈새를 노릴 계획이다. 이 제품도 하반기 출시 예정이고 일반 판매와 홈쇼핑 판매 양 채널에서 모두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시장 점유율 1위인데 해외진출 계획도 갖고 있는가.
"그렇다. 이미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위탁생산 모델이 해외에 진출해있긴 하다. 반응이 괜찮았던 만큼, 앞으로는 우리 브랜드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가 아직 2000억 원 초반대로 작지만 해외 시장의 경우 지난해 기준 6조 원을 넘어선다. 해외 로봇청소기 관련 업체를 인수하면서 해외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인수에 대해 눈여겨보는 업체가 있는지.
"아직 준비 단계이고 구체적인 업체는 정해지지 않았다. 많은 업체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보시면 된다. 올해 2분기 쯤이면 구체화될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말해줄 수 있는가.
"목표는 매출액 600억 원, 영업이익 150억 원이다. 올해 하반기 신제품 두 개를 출시하는 만큼 매출액 목표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업이익이 도전적인 목표라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리기 어렵다. 영업이익률 25%가 되려면 엣지2의 판매량 추이를 잘 살펴봐야 할 것 같다. 하반기 신제품의 시장 반응이 좋다면 가이던스 달성이 가능하겠지만, 반응이 시원찮을 경우 가이던스 하향 조정의 가능성도 있다."

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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