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수주가 실적 부른다”…HD현대중공업, 방산·해양이 이끄는 슈퍼사이클 정점 남았다

내년 영업이익 3조5천억 전망, 조선3사 중 독보적 성장 속도 기대
특수선·해양플랜트가 OPM 개선 견인 할 듯…수주잔고 사상 최대도
증권가, “방산 수주가 향후 HD현대중공업의 주가 방향 결정할 것”

HD현대중공업(위)·HD현대미포(아래) 야드 전경.(사진=각사제공)

HD현대중공업(위)·HD현대미포(아래) 야드 전경.(사진=각사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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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이 조선업 슈퍼사이클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LNG운반선 등 상선 수주 증가에 머무르지 않고, 방산·특수선·해양 프로젝트 확대를 기반으로 질적 전환에 성공하면서 영업이익률(OPM)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증권가는 내년 HD현대중공업의 연결 매출이 23조 8,480억 원, 영업이익은 3조 5,091억 원(OPM 14.7%)을 예상하며, 국내 조선 3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번 사이클이 일시적 업황 반등이 아니라 조선업의 체질 개선에 기반한 구조적 성장”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자료=한국투자증권 산업보고서 갈무리

자료=한국투자증권 산업보고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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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중심 구조로의 완전 전환…수주·실적·주가가 정렬된 상승 삼각구도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의 성장 궤적은 데이터에서 명확히 확인된다.

2025년 매출은 17조 2,940억원(+19.4%), 영업이익은 2조 1,290억원(+201.9%)으로 급증했다.

특히 수출 비중이 최근 80% 수준까지 증가한 것이 영업이익률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선가 상승 효과가 비용 구조 개선과 만나면서 이익 레버리지가 극대화된 것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과거 조선업은 ‘수주→매출로의 전환 지연→이익 실현 불확실’이라는 구조적 약점이 있었지만, HD현대중공업은 고부가 선종 중심 수주 구조를 정착시켜 손익 안정성을 확보했다”며 “초기 가격 경쟁 중심의 불황기 모델이 완전히 종료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엔진·기계 부문은 이미 영업이익률 20%대를 기록하며 조선 외 사업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수주량이 아닌 포트폴리오 구성의 승리”라고 설명한다.

주가 역시 실적과 동일한 궤적을 따라가고 있다. 수주잔고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고, 이는 향후 2~3년에 걸쳐 매출로 순차적으로 반영된다. 주가·수주잔고·영업이익 상승이 정렬된 구조적 성장의 정형화된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HD현대중공업 주가의 상승은 기대감이 아니라 수주잔고가 매출과 이익으로 전환되는 실물 기반의 결과”라며 “2026년 실적 정점 이전까지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HD현대가 최근 인도한 필리핀 초계함 2번함 '디에고 실랑(Diego Silang)함'(왼쪽)과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16년 대한민국 해군에 인도한 장보고-Ⅱ(214급) 잠수함 ‘윤봉길함’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가 최근 인도한 필리핀 초계함 2번함 '디에고 실랑(Diego Silang)함'(왼쪽)과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16년 대한민국 해군에 인도한 장보고-Ⅱ(214급) 잠수함 ‘윤봉길함’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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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특수선이 ‘게임체인저’…도크 5개 풀가동...성장 정점은 2033년


HD현대중공업이 시장의 중심에 선 진짜 이유는 특수선·방산 수주 확대가 실적을 구조적으로 변환시키는 기폭제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캐나다 잠수함(CPSP)·중동 잠수함·태국 호위함 등이 향후 10~15년간 누적 31.8조원의 매출 인식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해당 프로젝트가 현실화될 경우 2033년 특수선 매출만 3조 9천억원 규모로 정점을 찍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단순 선종의 다양화 수준을 넘어 회사의 장기 체질을 바꾸는 전환점이다.

조선업 전문 애널리스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방산과 특수선 수주는 계약 기간이 길고 선가 변동이 거의 없는 고마진 구조”라며 “현재 추진되는 규모의 절반만 확보하더라도 HD현대중공업은 **조선업 종목이 아닌 방산·국방주로 재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기대의 핵심은 2026년 상반기 결정될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여부**다. 이는 단순 수주 공시가 아니라 밸류에이션 체계 자체를 바꾸는 이벤트로 주목받는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HD현대중공업이 CPSP를 확보한다면 지금의 P/B 6배는 고평가 논란이 아니라 ‘정당한 구조적 프리미엄’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앞으로 주가 방향은 특수선 수주 여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 부문별 매출 추정치. (자료=한국투자증권 보고서 갈무리)

HD현대중공업 부문별 매출 추정치. (자료=한국투자증권 보고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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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플랜트 매출 반등으로 실적 변동성 최소화…‘멀티 성장 축’ 확보


HD현대중공업의 투자 포인트는 방산 수주 기대감에만 의존되지 않는다. 2026년 해양 부문 매출은 1조 3,500억원(+29.2%)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 Trion FPU 및 카타르 Ruya FP 프로젝트 본격 진행이 실적 상승의 주요 동력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2027년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실적 공백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은 신규 15억 달러 규모 해양 프로젝트 확보를 가정해 중기 실적 안정성을 설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관계자는 “조선·방산·해양·엔진기계 사업이 모두 성장 곡선을 갖는 기업은 사실상 HD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며 “단일 사이클에 의존하는 경쟁사와 구조적 차별성이 형성됐다”고 표현했다.

멜라니 졸리(Melanie Joly) 캐나다 산업부 장관과 필립 라포튠(Philippe Lafortune) 주한 캐나다 대사 일행이 HD현대 조석 부회장, HD현대중공업 주원호 사장과 함께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미래형 선박·잠수함·호위함 등 함정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사진=HD현대)

멜라니 졸리(Melanie Joly) 캐나다 산업부 장관과 필립 라포튠(Philippe Lafortune) 주한 캐나다 대사 일행이 HD현대 조석 부회장, HD현대중공업 주원호 사장과 함께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미래형 선박·잠수함·호위함 등 함정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사진=HD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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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리스크: LNG 운반선 선가·방산 수주 시점·밸류 부담은 반드시 고려해야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LNG 운반선 선가가 척당 2.5억 달러 이하로 하락할 경우 신규 수주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 방산 수주 일정 지연 가능성, 밸류에이션 부담 논란, 그리고 해양 프로젝트 공백 가능성을 단기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한 글로벌 투자은행(IB) 연구원은 “HD현대중공업의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방산 프로젝트의 확정 시점이 변동되면 주가 변동성은 크게 확대될 수 있다”며 “투자자는 기대와 현실의 타이밍 차이를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하지만 주가가 단기간에 2배 이상 올랐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특수선 수주’가 향후 주가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지금 HD현대중공업 투자의 핵심은 업황이 아니라 ‘시간’”이라며 “ 2026년 방산 수주 확정 여부가 앞으로 10년 밸류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현재 HD현대중공업의 장기적 기회는 유효하다”며 “그러나 단기 변동성은 피할 수 없어 투자 시 냉정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현종 더인베스트 기자 shlee4308@theinv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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