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업력 디자인하우스…'TSMC→삼성' 파트너 변경
씨 뿌린 개발과제, 내년부터 양산매출로 발생
에이디테크놀로지의 개발 성과가 조만간 양산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를 떠나 삼성 파운드리의 지원군으로 합류한 지 약 6년 만이다. 이 기간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양산 가시성이 높은 개발과제를 수주해 매출 성장까지 이어지는 발판을 마련했다.◆ 20년 업력 디자인하우스…'TSMC→삼성' 파트너 변경
2002년에 설립된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 및 개발 전문 기업이다. 삼성 파운드리와 디자인솔루션 파트너십(DSP, Design Solution Partner)을 체결하며 팹리스(설계 전문 업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제조 업체)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에이디테크놀로지와 같은 디자인하우스 기업은 반도체 칩 설계와 생산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우선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이다. 고객사가 원하는 스팩에 맞춰 효율성과 성능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칩을 설계하도록 돕는다.
이후 파운드리에 맞춰 팹리스의 칩 설계가 제조 공정에 맞게 최적화되도록 조율한다. 팹리스가 설계한 칩의 생산 가능성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기 위함이다.
팹리스가 설계한 칩이 고객사의 퀄테스트를 마친 후에는 칩 설계부터 양산까지의 기간을 단축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고객사 반도체 제품의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마지막으로 반도체 공정 기술 변화에 맞춰 설계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 역시 디자인하우스 업체들의 역할이다. 새로운 설계 플랫폼과 설계도면(IP) 등을 개발해 칩의 기술 혁신도 견인한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약 20년간 디자인하우스로 활약하며 쌓아온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시스템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와 15년간 공식 파트너쉽 계약을 맺고 반도체 설계·양산에서 협력한 경험이 있다.
현재도 삼성전자의 DSP 외에도 팹리스 업체 ARM의 ADP(Approved Design Partner)로 선정돼 첨단 칩 설계와 플랫폼 개발에 협업하고 있다. 또한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만드는 리벨리온과 협력해 차세대 AI 가속기 칩렛 플랫폼을 공동개발 중이다.
◆ 씨 뿌린 개발과제, 내년부터 양산매출로 발생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올해 상빈기 매출액 666억 원, 명업손실 2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약 31% 가량 증가했지만, 엽업이익 단에서 적자는 지속됐다. 이는 에이디테크놀로지 매출액 중 양산매출이 줄고 개발매출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에이디테크놀로지의 매출은 개발매출과 양산매출로 나뉜다. 개발매출은 주로 반도체 칩의 설계와 연구개발, 프로토타입 제작 등 개발 단계에서 발생하는 매출이다.
고객사와 계약을 맺은 뒤, 특정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개발매출이 발생하는데 개발 단계라는 특성상 매출 규모가 작다.
다만 개발이 완료된 후 양산에 진입할 경우 개발매출은 양산매출로 이어진다. 양산매출은 설계와 개발이 완료된 칩을 대량 생산·판매할 경우 발생하는 매출이다. 매출 규모가 크고 안정적이라, 에이디테크놀로지 수익성의 핵심이 된다.
통산 개발이 양산까지 이어져야 기존 개발비용을 회수하고 손익분기점을 넘기면서 이익 실현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양산매출 비중이 높아질 수록 에이디테크놀로지와 같은 디자인하우스 실적은 급성장할 수 있다.
다만 개발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양산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디자인하우스 업체들의 초기 매출은 개발에 몰려있지만, 향후 양산매출 비중이 높아지는 구조를 보인다. 따라서 개발매출은 향후 양산매출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 지표 역할도 한다.
에이디테크놀로지의 경우 과거 대만 TSMC 공식 파트너 시절에는 양산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넘겼다. 다만 2020년대 TSMC와 계약을 마무리하고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계약을 맺으면서 현재는 다시 개발매출 위주의 매출 추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에이디테크놀로지 개발매출이 양산매출로 전환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회사측 역시 이러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최근 진행한 NDR(기업설명회)를 통해 향후 실적과 개발·양산매출 전망을 시장과 공유했다.
다음은 NDR에서 진행된 에이디테크놀로지 IR 담당자와의 질의응답
Q. 과거 TSMC 공식 파트너 시절 최대 매출액을 달성한 바 있는데, 당시 양산매출의 비중은.
A. 2010년대 매출액이 3000억 원을 넘겼을 당시 양산매출 비중은 90%를 넘었다. 현재도 양산매출이 발생하고는 있는데 이는 TSMC에서 만들었던 제품들에서 발생하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 DSP로 전환한 뒤로는 아직 개발매출이 100%고 양산매출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다만 현재 S사 관련한 개발매출이 양산매출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고 있다.
Q. 일반적으로 양산매출과 개발매출의 마진 차이는.
A. 개발매출의 경우 프로젝트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매출액 규모는 작지만 마진이 15~20% 수준이다. 반면 양산매출은 매출액 규모가 큰 대신, 마진이 5~8% 남는다.
Q. 올해 실적 가이던스는 어느 정도인지. 특히 양산·개발매출 비중은 각각 얼마로 보는지.
A. 올해 실적 가이던스는 별도 기준 매출액 1500억 원이다. 이 중 95%가 개발매출일 것으로 본다. 기존 TSMC 파트너였던 당시 진행했던 양산매출이 약 5% 정도 차지할 것으로 본다. 삼성 파운드리 DSP에서 양산매출이 늘어나는 시기는 내년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Q. 양산매출 관련해서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준다면.
A. 지난해 양산매출 비중은 12%, 올해는 5%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TSMC 파트너 당시 발생한 매출들이 아직 이어지고 있다. 다만 DSP로 전환하면서 TSMC 관련 양산매출이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내년부터는 DSP 관련 양산매출이 발생하면서,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양산매출이 발생할 예정인 제품이 2026년에 2개, 2027년에는 10개까지 증가한다.
Q. 현재 인력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개발과제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지.
A. 현재 회사뿐만 아니라 계열사까지 합쳐서 총 800명의 직원이 있다. 이 중 개발인력은 75% 정도이다. TSMC 파트너 당시 인력보다 더 크게 유지되고 있어 개발과제로만 3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는 맨파워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양산매출이 붙으면 5000억 원, 1조 원의 매출도 가능하다. 결국 인력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개발매출의 양산매출로의 전환이 중요한 시기다. 따라서 개발과제를 수주할 때, 양산으로 전환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수주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양산 가시성이 낮은 개발과제들은 주문이 들어올 경우 처음부터 제외한다.
Q. 개발인력은 꾸준히 늘리는 추세인지.
A. 고객사로부터 개발과제를 수주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이 인력 확충이 돼 있는지다.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해야 개발과제 수주가 가능한 구조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인건비 지출이 많았고 적자폭이 컸다. 2026~2027년까지 개발인력을 200명 가량 더 늘릴 계획이다. 총 1000명의 직원을 확충하고, 양산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수주할 계획이다.
Q. 양산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개발과제들이 있는지.
A. 북미에 위치한 A사와 U사의 개발과제를 수주했다. 또 이외에도 상반기부터 꾸준히 수주를 진행해 왔는데, 의무 공시 기준인 매출액 10%에 소폭 미달해 공시하지 않았다. 현재는 미국 V사의 4나노미터 컴퓨팅칩 개발과제가 양산으로 전환이 가장 기대되는 상황이다.
Q. 삼성 파운드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2나노미터 과제의 경우 에이디테크놀로지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지.
A. 이미 지난 2023년에 2나노미터 개발과제를 수주한 바 있다. 특히 국내 디자인하우스 중 가장 먼저 2나노미터 과제를 수주했다. 삼성 파운드리 DSP 중에서 2나노미터 관련 경쟁력을 충분하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현종 더인베스트 기자 shlee4308@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