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전자전과 극초음속 미사일…'新위협' 등장
美 '골든돔 프로젝트'로 대응…750조 투입한다
'골든돔 프로젝트' 기술적 필수 요소는
미·중·러, 차세대 안보 잡는다…'우주 패권 경쟁' 시작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이스라엘 분쟁 등 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가운데, 현대전의 양상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지상에서의 물리적 충돌에만 국한되지 않고, 보이지 않는 우주 공간이 국가 안보의 가장 중요한 핵심 영역으로 부상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 속 미국은 미래 안보를 위한 차세대 국방 전략 '골든돔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우주 전자전과 극초음속 미사일…'新위협' 등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우주 전자전'이라는 새로운 위협을 알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통신 위성 기업 비아셋의 네트워크가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지휘통제 시스템이 혼란에 빠지고 독일 풍력 발전기 수천 기가 원격으로 멈추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또한 러시아는 지상 기반 전자전 장비인 '크라스하 4'를 활용하여 적의 레이더와 통신을 마비시키고 러시아 드론 공격의 정밀도를 높이는 등 우주 자산과 전파를 지배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물리적 전쟁 이전에 우주와 통신망을 겨냥한 우주 전자전이 먼저 시작되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건으로 꼽힌다.
이란-이스라엘 분쟁에서는 극초음속 미사일이 등장했다. 이 미사일은 기존 탄도 미사일과 달리 예측 불가능한 궤적으로 비행하며, 마하 14~15에 달하는 속도로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등 견고한 다층 방공망을 모두 뚫고 목표물에 명중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극초음속 미사일에 핵탄두가 탑재될 경우, 어떤 방어 시스템으로도 요격이 거의 불가능하여 재앙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주 안보 전문 기관인 미국의 시큐어월드재단(SWF)는 "이미 적의 정찰 위성 레이더 교란, 공중 조기 경보 통제기 무력화, 레이더 유도 미사일 무력화 등 우주 공간을 활용한 공격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 美 '골든돔 프로젝트'로 대응…750조 투입한다
신무기의 등장과 우주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 현실화에 직면하면서, 미국은 기존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한계를 인지하고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국방 전략인 '골든돔 프로젝트'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골든돔 프로젝트'는 미사일 공격을 단순히 지상에서 요격하는 것을 넘어, 우주 공간 자체를 방어의 핵심 영역으로 삼는 새로운 방어 개념이다.
골든돔 프로젝트는 ▲우주 기반 센서 ▲우주 기반 요격기 ▲인공지능(AI) 기반 지휘통제(C2) 시스템 ▲지상 시스템 통합 등으로 구성된다. 핵심은 '다층 방어'이다. 정지궤도(GEO), 중궤도(MEO), 저궤도(LEO)에 이르는 여러 층의 우주 공간에 감시 및 추적 위성을 촘촘하게 배치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다층 위성망은 AI 기반 지휘통제 시스템과 연동돼, 적의 미사일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지상 및 해상 요격 시스템에 직접 타격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우주 공간에 요격기를 직접 배치하는 구상도 포함돼 있다.
미국 우주개발국(SDA)이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초기 예산으로 1750억 달러(약 237조 원)가 책정됐다. 향후 20년간 최대 5420억 달러(약 750조 원)가 추가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 '골든돔 프로젝트' 기술적 필수 요소는
골든돔 프로젝트의 비전을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OPIR(Next-Generation Overhead Persistent Infrared) ▲MWMT(Resilient MEO Missile Tracking) ▲PWSA(Proliferated Warfighter Space Architecture) 추적 계층 ▲HBTSS (Hypersonic and Ballistic Tracking Space Sensor)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수적이다.
차세대 OPIR은 현재 운용 중인 우주 기반 적외선 시스템(SBIRS) 위성을 대체하는 미국의 핵심 전략 자산이다. 지구 전역에서 발사되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과 같은 전략 탄도 미사일의 발사 화염을 가장 먼저 탐지하여 국가 지휘부에 조기 경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MWMT은 극초음속 미사일이나 진화된 탄도 미사일 추적에 집중하며, 중궤도에 다수의 위성을 배치하여 특정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 능력을 제공한다. 일부 위성이 파괴되어도 임무 수행이 가능하며, 위성 간 링크를 통해 추적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여 네트워크 효율성을 높인다.
PWSA는 미 우주개발국이 주도하는 거대한 저궤도 위성 네트워크로, 수백 개의 소형 위성으로 구성된다. 넓은 시야각 센서를 이용해 전 세계에서 비행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놓치지 않고 발사부터 소멸까지 전 과정을 추적한다. 다수의 소형 위성 배치로 방어망 생존성을 높이고 광학 위성 간 링크로 추적 데이터를 신속히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HBTSS는 미국 미사일방어국(MDA)이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PWSA 추적 계층과 협력하여 임무를 수행하는데, PWSA가 넓은 지역을 감시하며 미사일을 최초 탐지하면, HBTSS는 더 정밀하고 좁은 시야각의 고감도 센서를 이용해 해당 미사일을 집중 추적하고 요격 미사일이 표적을 정확히 맞출 수 있는 사격 통제 수준의 정밀 데이터를 생산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 미·중·러, 차세대 안보 잡는다…'우주 패권 경쟁' 시작
미국은 '골든돔 프로젝트' 가동과 함께 군의 예산 배분도 새롭게 했다. 2025년 연구 개발 예산 요청안에 따르면 기존 고비용 전략 자산인 차세대 OPIR 예산은 소폭 감소한 반면, 극초음속 미사일 추적에 필요한 중궤도 위성망인 회복력 있는 MWMT의 예산이 크게 증가했다.
이는 미국의 방어 중심축이 소수의 고가 위성에서 다수의 위성을 그물망처럼 연결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안보의 영역에서 우주 자산의 능력이 점점 더 핵심으로 부각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을 제외한 강대국들에서도 우주 패권 경쟁은 이미 시작된 상황이다. 미국에 비해 우주 역량이 떨어지는 러시아는 '누돌'과 같은 ASAT(위성 공격용 미사일) 등 우주 공간에서의 비대칭적 전력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22년 위성 궤도 이동 실험 과정에서 상대국 위성을 교란하거나 공격할 수 있도록 해당 위성 궤도에 근접할 수 있는 기술을 시험하기도 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강대국들의 우주 패권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며 "이제 우주 공간은 단순한 탐사의 영역을 넘어서 국가 안보의 향방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전쟁터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방위 산업의 수요는 우주로 더욱 집중될 것이며, 우주를 지배하는 국가가 미래 안보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준호 더인베스트 기자 jhkwon@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