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리스크, 美FDA 승인 신청 임박
아스트라제네카 추가계약 논의 중
볼파라 이후 추가 M&A도 염두
루닛이 지난달 말 기업설명회(NDR)를 열고 주요 투자자들과 사업 계획을 공유했다. 투자자들은 루닛과 볼파라의 시너지, 대표 제품 '루닛 스코프'의 추가 계약 가능성, '루닛 인사이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현황에 집중했다.루닛은 2013년 설립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이다. 카이스트(KAIST) 출신 창업자들이 주축이며, 국내 1호 딥러닝 의료 AI 스타트업으로 꼽힌다.루닛은 'AI 기술로 암을 정복한다'는 목표를 두고, AI를 활용해 암의 조기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를 지원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루닛의 대표 제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AI를 활용한 암 진단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와 암 치료 솔루션인 '루닛 스코프'이다. 루닛 인사이트는 흉부 엑스레이나 유방촬영술(맘모그래피) 등 의료 영상을 AI로 분석해 폐암, 유방암 등 암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 루닛 인사이트의 AI 기술은 임상을 통해 우수성을 증명한 바 있다. 전문의 2명과 정확성을 비교하는 임상에서, 루닛 인사이트는 암 징후를 더 많이 발견했다. 속도도 전문의들보다 두 배 이상 빨랐다. 이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와 국제 임상에서 공유되며 효과를 검증했다.
특히 루닛이 지난해 볼파라 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루닛 인사이트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볼파라는 유방의 밀도를 측정해 암 위험을 예측하는 유방 건강관리 소프트웨어를 제조하는 업체다. 1억 건 이상의 고품질 유방촬영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루닛 인사이트에 학습시킨 뒤, 인사이트의 AI 기반 유방암 영상 판독 솔루션을 고도화해 볼파라의 암 진단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볼파라는 이미 미국 내에서 2000곳의 의료기관과 협업하고 있다. 루닛 인사이트는 아시아와 유럽 등에 진출한 상태다. 따라서 루닛은 인사이트 제품을 미국에, 볼파라 제품을 아시아와 유럽에 확장할 계획이다.
루닛 스코프는 루닛이 개발한 AI 기반 암 치료 솔루션이다. 전문의들은 스코프 제품을 활용해 병리 조직 이미지를 AI로 분석한 뒤,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예측하고 맞춤형 치료법을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의 육안보다 더 정밀하게 조직 내 변화를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약 50개 국가의 2000개 의료기관에서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면역항암제나 표적항암제 등 값 비싼 치료제를 사용할 경우 환자 반응 예측치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연구한다.
특히 루닛은 지닌헤 11월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스코프 제품을 활용하는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었다.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위한 AI 기반 치료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양사는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폐암의 주요 유전자 변이(EGFR 등) 가능성을 AI로 예측하는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솔루션 개발이 완료될 경우, 루닛은 아스트라제네카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실제 의료 현장에 제품을 납품하게 된다. 루닛과 아스트라제네카는 ▲글로벌 판매 지역 확대 ▲폐암 외 협업 범위 확장 등을 논의하고 있다.
다음은 루닛 기업설명회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Q. 루닛 인사이트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은.
A. 현재 대부분은 현지 유통 파트너사를 통해 판매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직접 판매 비중을 늘리고자 한다. 싱가폴에서는 이미 직판 모델이 잘 운영되고 있다. 미국은 볼파라의 유통망을 활용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유방촬영술이 가능한 병원 중 40% 이상이 볼파라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루닛 인사이트 활용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Q. 루닛 인사이트의 미국 식품의약국 허가 상황은.
A. 현재 루닛 인사이트 3개 제품에 대해 미국 승인을 받았다. 폐결절, 폐경화 등을 보는 인사이트 CXR과는 달리 인사이트 CXR트리아제 제품은 기흉이나 흉수 등 응급질환에 대한 소견을 분류한다. 인사이트 CXR은 미국에서 사업화할 계획은 없다. 특히 작년 말 북미영상의학회(RSNA)에서는 두 가지 AI 솔루션을 공개했다. 하나는 유방촬영술 영상을 분석해 향후 1~5년 내 환자의 유방암 발생 위험도를 예측하는 ‘인사이트 리스크’이고, 다른 하나는 자율형 AI 기반의 ‘흉부 엑스레이 판독문 자동 생성기’이다. AI가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해 진단 보고서를 직접 작성하며 기존 제품들과 원활하게 연동되는 것이 장점이다. 이 중 인사이트 리스크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에 추가로 미국 식품의약국에 판매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Q. 국내 시장 상황을 설명해 달라.
A. 지난해부터 루닛 인사이트 제품 중 CXR(폐), MMG(유방)가 국내에서 비급여로 서비스할 수 있게 됐다. 비급여 도입 전에는 주로 대형 병원에서 업무효율 높이기 위해 병원에서 비용을 부담하며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비급여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중소형 병원에서도 도입이 증가하고 추세다. 또한 올 4월에는 GC녹십자의료재단 산하 건강검진 기관인 GC녹십자아이메드의 강남의원과 강북의원과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부터 건강검진 시장에도 침투를 시작한 것이다. CXR은 혁신의료기술로, MMG는 신의료기술로 승인을 받아 과금체계가 상이하다. 비급여 시장이 열리면서 국내 매출이 2023년 38억 원에서 지난해는 65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MMG는 작년 하반기부터 비급여 서비스가 시작됐는데, 올해도 국내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볼파라의 미국 경쟁사는 어디인지.
A. 래드넷(Radnet)이라는 미국 내 이미징 센터를 운영하는 회사가 있다. 미국에 상장한 회사이며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영상진단센터다.
Q. 루닛과 볼파라와의 시너지를 예상해보면.
A. 볼파라는 다양한 제품군을 가지고 있지만 루닛이 가지고 있는 제품과는 완전히 다르다. 볼파라의 소프트웨어는 영상의 퀄리티 판단과 유방치밀도 측정, 환자의 식습관·가족력·과거병력을 토대로 유방암 발생 가능성을 예측해준다. 반면 루닛 인사이트는 의료영상을 토대로 AI를 통해 암 진단을 보조해주는 솔루션이다. 유방촬영이라는 공통분야가 있을 뿐 완전히 다른 제품군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루닛은 5700곳, 볼파라는 2000곳 정도의 고객사를 보유 중이다. 루닛이 볼파라를 인수한 지 1년 밖에 안됐는데 벌써 볼파라를 통해 루닛 인사이트가 200곳에 진출했다. 루닛이 볼파라 고객 2000개 중 이미 진입한 200개를 제외한 1800곳에 앞으로 인사이트를 공급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 반대로 볼파라는 미국에 비해 유럽, 국내에서 침투율이 높지 않은데 루닛을 통해 유럽, 국내 시장에 도입이 확대될 수 있다.
Q.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와와 맺은 계약의 진행 상황은.
A. 올해 4월 열린 미국 암 연구학회(AACR)에서 협업 연구의 성공적 결과를 발표를 했다. 작년에 말씀드린 마스터 계약은 잘 마무리가 됐다. 앞으로의 추가계약 건에 대해서는 논의 중에 있다.
Q. 앞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외에 타 업체와의 추가 계약 가능성은.
A. 지금도 복수의 글로벌 제약사들과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거래소 기준에 따르면 매출의 10% 이상 되는 계약이어야 의무공시인데 앞으로는 의무공시가 아닌 경우 공개여부에 대해 파트너사와 소통후 진행할 것 같다. 공시를 통해 파이프라인의 정보를 경쟁사가 파악할 수도 있는데,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파트너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Q. 글로벌 제약사는 루닛의 제품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지.
A. 기존 약물의 반응도(ORR)와 루닛 제품으로 스크리닝한 환자들의 ORR을 비교한다. 루닛 스코프는 인사이트랑은 다르게 테스트당 과금을 진행하고 있어 매출이 발생한다.
Q. 루닛 스코프를 상용화하면, 환자 데이터를 우리가 가져올 수 있는지.
A. 이 부분은 계약을 맺은 파트너사마다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 현재 루닛 인사이트로 판독한 의료 영상 데이터는 루닛이 활용할 수 없지만, 볼파라 솔루션은 데이터를 확보해 루닛이 활용할 수 있다. 볼파라는 솔루션을 개발할 때부터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뒀다. 루닛 스코프도 함께 개발을 하는 제약사와 협의하는 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Q. 현 시점에서 루닛 스코프의 경쟁사는.
A. 파악한 바로는 상장사는 없다. 비상장사 중 패쓰AI(PathAI)나 오킨(Owkin)을 꼽을 수 있다. 다만 패쓰AI는 요즘 소프트웨어가 활용되지는 않는 것 같고, 오킨은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와 관계가 있다.
Q. 올해 목표와 미래 성장동력을 꼽자면.
A. 올해 루닛의 매출 목표는 800억~850억 원이다. 1분기는 비용이 많이 발생했다. 인건비는 상여가 반영됐고, 연구개발(R&D) 비용도 전분기 대비 20억 원 정도 더 발생했다. 그러나 전체 판관비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매출 대비 비중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지만, 매출이 더 빨리 증가하면서 앞으로도 매출 대비 투자 비중은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연간 손익분기 달성 시점은 2027년 쯤으로 보고 있다.
Q. 향후 자금조달 전략은.
A. 올해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을 약 530억 원 보유하고 있다. 주주총회에서 말씀드렸던대로 운영자금을 위해 유상증자 등 주식가치를 희석하는 방식을 활용할 계획은 없다. 대신 자금조달이 필요할 때는 대출받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고, 이미 조달 루트를 확보해서 실행만 하면 되는 부분도 있다.
Q. 향후 인수합병(M&A)를 위해서는 유상증자 등의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A. 현재 운영자금의 확보는 은행 대출을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M&A를 추가로 진행한다면 유상증자도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 우리는 M&A 대상 기업으로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업체를 찾고 있다. 우선 특정 지역의 탄탄한 영업망을 갖춰야 하고, 볼파라처럼 활용가능한 데이터를 현 시점에서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도 따져볼 계획이며, 실적 측면에서 영업적자폭이 크지 않아야 한다.
권준호 더인베스트 기자 jhkwon@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