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묻지마 투자유치, 득보다 실

김현정 IR자본시장부장.

김현정 IR자본시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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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신생창업기업) 자금조달에 전략이 필요하다. 초기 종잣돈이 필요한 스타트업의 특성상 투자유치전략은 J커브곡선(이하 J커브)을 참고하면 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J커브는 곡선이 처음에 떨어지고 일정기간이 지난 뒤 시작점 위로 급격히 상승하는 모양을 뜻한다. J커브는 스타트업의 현금흐름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로 스타트업이 재무기획을 세울 때 활용도가 높다.

스타트업은 J커브를 염두하고 재무제표 중장기 재무기획을 수립해야 한다. J커브를 현금흐름과 접목하면 기준선에서 위쪽으로 표시된 게 흑자, 아래 쪽은 적자다. 아래 곡선에서 공백은 현금이 유입, 투자를 유치하는 부분이다.

J커브의 가장 중요한 점은 스타트업을 시작한 뒤 손익분기점이 몇 년 차인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손익분기점이 7년 차면 그동안 현금이 계속 유출된다. 7년 차 이후 현금이 유입되면서 현금이 플러스로 전환이 된다는 뜻이다. 현금이 유출되는 7년 차까지 실질적인 소요 자금과 자금 회수 내역을 파악하고 자금조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중소기업벤처기업부 등 공공정책기관에 자금을 유치할 때 J커브를 바탕으로 자금조달 계획을 짜야 효과가 크다. 보통 재무계획에 평가는 소요자금조달 계획이 얼마만큼 구체적인지, 재무제표를 얼마나 현실적으로 추정됐는지 초점을 맞춘다.

J커브로 자금유치 계획을 세운 스타트업대표라면 이 기준에 크게 당황하지 않는다. 항목별로 소요자금이 얼마나 필요한지, 자금조달이 얼마만큼 어떻게 마련했는지 J커브로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상환의무가 있는 차입금도 상한액이 얼마만큼 구체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

재무추정도 비슷하다. 스타트업이나 3년 미만 중소기업은 재무제표, 손익계산서를 가공데이터로 추정해 작성하는 사례가 많다. 단 3년 미만 기업을 평가할 때는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져 있다.

그러나 J커브를 활용한 재무계획은 매출계획표, 매출계획표에 근거한 소요자금 내역서, 소요자금 내역서에 근거한 조달계약서가 하나의 세트다. 이때 첫 단추인 매출계획표는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매출계획서라는 첫 단추를 잘못 꿰면 소요자금 내역서, 자금조달 계획서까지 틀어진다. 시기도 분기별로 수립하고, 손익분기점이 언제쯤 되는지를 보수적으로 판정해야 한다.

소요자금 예산내역서는 시설자금, 운전자금이 중심이다. 매출계획표는 보수적으로 설계하는 반면 소요자금내역서는 조금 과하게 1.5배 정도 잡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금조달 계획은 정부지원, 대출, 자기출자, 신주발행에 따른 유상증자 등에 초점을 맞춘다.

보통 스타트업은 국고보조금을 활용해서 시드머니를 확보한다. 정부출연금을 가지고 제품을 고도화한 뒤 그 제품을 본격생산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융자를 받는다. 재무계획을 수립할 때 매출 계획서, 소요자금 내역서, 자금조달 계획서를 세트로 수립하면 일관성있게 매출, 비용, 자금조달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세울 수 있다. 묻지마 투자유치가 아니라 통합적 사업, 경영, 관리설계로 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일 스타트업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현정 더넥스트뉴스 기자 hjkim@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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