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국인 의료관광 100만 명 돌파…피부과 '견인'
"韓 피부미용 인프라 세계 시장 선도"…저가격·고품질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 의료관광객들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 의료관광 수요는 지난 2023년 60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데 이어, 2024년에는 100만 명을 돌파해 사상 최대 실적을 재차 경신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 의료관관 수요가 20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피부미용 관련 업종의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의료관광 100만 명 돌파…피부과 '견인'
9일 국제의료정보포털에 따르면 외국인 의료관광 수요는 지난 2023년 60.6만 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며, 의료관광 역시 수혜를 봤다고 해석했다.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본 셈이다.
결론적으로 업계의 해석의 틀렸다. 외국인 의료관광 수요는 지난해에도 급증했다. 2024년 외국인 의료관광객은 112만 명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93%가량 성장했다. 이 기간 외국인 관광객 성장률이 20%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의료관광객 수요는 가파르게 늘어난 것이다.
의료관광 산업의 성장이 주목받으면서, 증권업계에서는 수혜주 찾기에 나섰다. 이와 함께 클래시스와 파마리서치, 원텍, 비올 등 피부미용 종목들도 덩달아 주목받았다. 팬데믹 이후 의료관광 산업의 성장성을 견인한 곳이 피부과이기 때문이다.
실제 2023년 전체 외국인 피부과 진료환자는 24만 명으로 집계되며 전체 외국인 의료관광객 중 35%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피부과 진료를 받으러 온 외국인 환자수가 나머지 전체를 합친 것보다 많아졌다. 2024년 외국인 피부과 진료환자는 71만 명으로, 전체 외국인 의료관광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까지 높아졌다.
정동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더인베스트>와의 통화에서 "피부과 진료 환자를 제외한 외국인 의료관광객 수는 2024년 기준 47만 명으로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인 50만 명에 미치지 못한다"며 "외국인 의료관광객은 피부미용 분야로 어마어마한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고 짚었다.
◆ "韓 피부미용 인프라 세계 시장 선도"…저가격·고품질
국내로 피부과 진료를 받으러 온 외국인 환자가 왜 늘어나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한국의 피부미용 인프라가 뛰어난 덕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 시점에서 한국이 잘 갖춰진 인프라를 바탕으로 세계 피부미용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피부미용 인프라가 우수한 이유는 첫 번째로 '미용 플랫폼'이 꼽힌다. 국내에서는 '강남언니' 등의 미용 플랫폼을 통해 전국 피부과의 시술 가격과 환자들의 후기를 비교할 수 있다. 외국인 의료관광객들 역시 미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원하는 병원을 쉽게 선택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런 플랫폼이 활성화된 곳이 전무하다.
또한 피부과의 저렴한 시술 가격도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톡신을 예로 들자면, 일본에서는 턱 시술 가격이 12만~15만 원 사이의 비용이 든다. 반면 한국에서는 최고급 제품을 사용해도 5만 원 안쪽에서 시술이 가능하다.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얼굴 전체에 시술할 경우 '비행기 값을 뽑을 수 있다'는 후기가 나올 정도다.
시술 가격이 저렴한 이유로는 우선 '경쟁 심화'가 꼽힌다.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피부과 의료기관은 지난해 기준 1464곳으로 집계됐다. 2023년 대비 77곳이 새롭게 개원했다. 연간 피부과 개원수는 5.5% 수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신규 개원 의료기관에서 피부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는다.
이에 따라 피부과 간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턱 시술 톡신 가격의 경우 지난 2021년 8만 원대를 유지했지만, 2023년 6만 원대, 지난해에는 4만5000원 대의 평균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일부 피부과에서는 홍보의 목적으로 1만 원대의 저렴한 톡신 제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외국인들이 자국에서 시술받는 것보다 최대 90% 이상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제품 국산화'도 피부과의 시술 가격을 끌어 내리고 있다. 글로벌 피부미용 시장에서 의약품과 의료기기 모두 국산화에 성공한 곳은 미국과 한국뿐이다. 다만 미국의 경우 의약품과 의료기기 모두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있다. 인건비도 한국에 비해 두 배 가량 높다.
한국에서 앨러간의 50유닛 보톡스 시술을 받을 경우 12만~15만 원에 이용할 수 있지만, 미국의 경우 약 80만 원까지 가격이 치솟는다.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는 국산 제품의 덕택에 해외 유명 제품의 시술가 역시 급격하게 낮아진 것이다.
한국의 피부미용 인프라가 뛰어난 마지막 이유로는 한국에서 피부미용 시술을 받을 경우 '안전하다'는 인식이 깔려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의료법이 강력하게 시행되고 있다. 따라서 모든 의료시술은 의사만 가능하다. 피부미용 역시 의료시술로 분류돼, 전문 자격증을 보유한 의사만이 시술할 수 있다.
반면 미국과 일본, 중국, 브라질 등 피부미용 시장이 크게 형성된 국가에서는 의사뿐만 아니라 피부관리사나 간호사, 보조의료인력까지 시술할 수 있다. 따라서 의사에게 직접 피부미용 시술을 받을 경우, 가격이 두 배 이상 높아진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의사가 직접 피부과 시술을 한다는 점은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해외 관광객들은 의사가 직접 시술하는데도 자국보다 낮은 시술가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권준호 더인베스트 기자 jhkwon@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