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지배구조②] 정의선 회장 '보스턴다이내믹스' 잭팟 노리나…모비스 지배력 강화 '핵심키'

지배구조 재편하는 현대차그룹, 모비스가 중심
소프트뱅크 잔여 지분 인수자, 정의선 회장 등판하나
증권가 "정 회장,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활용해 모비스 주식 매입"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개 스팟.(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개 스팟.(사진=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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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가 보스턴다이내믹스 잔여 지분을 모두 매각하는 과정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분 인수자로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최대한 확보한 정 회장이 향후 상장을 통해 조달한 현금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지배구조 재편하는 현대차그룹, 모비스가 중심

12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뤄진 순환출자 고리 형태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 21.86%, 현대차가 기아를 34.53%, 기아가 현대모비스 지분을 17.66% 쥐고 있다.

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순환출자의 핵심 역할을 맡으면서, 지배력 유지를 위한 방어벽도 튼튼하다. 기아 외에도 정몽구 명예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 7.29%를 들고 있다. 여기에 현대차가 6.87%, 기아가 17.27% 지분을 보유한 현대제철 역시 현대모비스 지분 5.92%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는 방향의 지배구조 재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의 투자·핵심부품 사업만 남기고 분할해 최상위 지배회사로 만든 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를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로 재편하는게 골자다.

해당 재편안은 당시 기관 투자자들의 반대로 실패했다. 현대모비스 사업울 분할한 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기관은 현대차그룹이 총수일가에게 유리한 합병비율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두 달 만에 지배구조 재편 계획을 철회했다.

한 번의 실패가 있었지만, 그룹의 핵심인 현대차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지배구조 재편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에 거론되는 방식은 정의선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직접 인수하는 방식이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기아와 현대제철은 들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약 23.6%)을 시장에 매각해야 하는데, 이를 정 회장이 사들이는 식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의선 회장이 가장 저렴하게 순환출자도 단번에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소프트뱅크 잔여 지분 인수자, 정의선 회장 등판하나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기아를 비롯한 현대차그룹의 특수관계인은 현대모비스 지분 31.91%를 보유하고 있는데, 순환출자를 해소하면서 비슷한 수준의 지배력을 유지하려면 현재 0.33%에 불과한 정 회장의 지분이 최소 23%까지 늘어나야 한다. 지난 9일 현대모비스 종가인 25만5000원으로 계산할 경우 약 5조4550억 원 가량이 소요된다.

시장에서는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소프트뱅크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할 경우, 정의선 회장이 지분을 추가로 늘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정 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을 매년 늘리고 있다.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최초로 취득할 당시 2491억 원을 지출했고, 이후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2022년 950억 원, 2023년 790억 원, 2024년 1340억 원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으로부터 받은 보수 및 배당금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송 연구원은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정의선 회장은 증자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정의선 회장이 매년 수령하는 보수와 배당금은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대한 증자 참여로 대부분 소진된다"고 분석했다.

정 회장의 보수 및 배당 합계는 지난해 1950억 원, 올해는 2148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만약 소프트뱅크가 현대차그룹에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정 회장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추가로 늘릴 여력은 있는 셈이다.

◆ 증권가 "정 회장,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활용해 모비스 주식 매입"

정 회장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충분히 늘릴 경우, 오히려 IPO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 가치가 오를 수록,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에 속도가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이 IPO 시점에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매각하고, 해당 자금으로 현대모비스 주식을 매입하는 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 가치는 3조 원 안팎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상장을 통해 4조~10조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기술개발 이력이 길고, 다이내믹 기술에 대한 능력도 뛰어나다"며 "또한 상대적으로 기술 공유와 초기 시장 형성에 이점이 있는 미국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현대차그룹이라는 캡티브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프리미엄 요소"라고 짚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10조 원의 기업 가치로 평가될 경우, 정 회장의 지분 가치는 2조2000억 원에 육박한다. 매각 차익만 1조6000억 원을 넘어선다. 매각 차익과 더불어 그룹사로부터 받는 보수 및 배당금을 토대로, 장기간 현대모비스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재편에서 기아와 현대제출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5~10년에 걸쳐 매각할 수 있다"며 "동시에 정의선 회장은 배당금과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자금을 활용해 현대모비스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을 지원하기 위해 현대모비스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경우 발행 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자연스래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증가하게 된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재편을 발표한 2018년부터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왔다. 지난 2018~2020년 사이에는 자사주 1조 원을 매입해 20%를 소각했고, 2021년은 자사주 3132억 원 매입 및 700억 원 소각, 2022~2023년은 자사주 1500억 원을 매입해 100% 소각했다.

임 연구원은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자사주 14.05%를 매입하고, 30% 가량은 소각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권준호 더인베스트 기자 jhkwon@theinv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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