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지분 꾸준히 늘려
"IPO 구체적인 계획 없다" 소프트뱅크 풋옵션 행사 가능성↑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기존 주주인 소프트뱅크와 맺었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업계에서는 현대차 측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만큼, 소프트뱅크의 잔여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2021년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지분 꾸준히 늘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율은 87.6%이다. 지난 2021년 1조 원을 투자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소프트뱅크로부터 인수했는데, 약 4년 동안 지분율을 7.6% 늘렸다.
지난 1992년 미국에서 설립된 로보틱스 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17년 소프트뱅크그룹에 인수됐다. 이후 현대차그룹이 1조 원을 들여 지분을 사들이면서 계열사로 편입했다. 당시 현대차가 30%, 현대모비스 20%, 정의선 회장 20%, 현대글로비스가 10%의 지분을 나눠 인수했다.
나머지 지분 20%는 소프트뱅크가 보유하기로 했다. 당시 인수 자금이 부족했던 현대차그룹 측에서 소프트뱅크에 풋옵션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이 2025년 6월까지 보스톤다이내믹스 상장을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소프트뱅크의 잔여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내용이다. 소프트뱅크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딜은 성사됐다.
이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주주 내역은 소폭 변동이 있었다. 2022년 현대차그룹은 'HMG글로벌'(HMG Global)을 설립하면서 현금과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출자했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HMG글로벌 지분을 각각 49.5%, 30.5%, 20%씩 보유하는 구조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역시 투자 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2022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유상증자에는 HMG글로벌과 정의선 회장, 현대글로비스 등이 참여했다. 지난해 말 기준 HMG글로벌이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은 54.7%, 정 회장 21.9%, 현대글로비스 11% 수준이다.
◆ "IPO 구체적인 계획 없다" 소프트뱅크 풋옵션 행사 가능성↑
소프트뱅크의 풋옵션 행사 기한이 다가오면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공개(IPO)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만큼, IPO를 진행하기 보다는 소프트뱅크의 잔여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아직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을 위한 준비 과정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상장 계획을 밝히지 않았고, 국내외 증권사를 대상으로 상장 주관사도 선정하지 않은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상장은 미국 현지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큰데, 풋옵션 행사가 올 6월임을 고려하면 이미 주관사 선정이 이뤄져야 했다"며 "현재까지 상장 주관사가 없다는 것은 내달 상장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가 풋옵션을 행사하고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소프트뱅크 잔여 지분까지 확보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율을 100%까지 늘린 후 IPO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은 12.4%이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는 사업보고서 상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10.95%를 2647억 원으로 기재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가치는 약 3000억 원이다. 웃돈이 붙더라도 3000억 원대 초중반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영업이익만 27조 원에 육박하는 현대차그룹이 큰 부담을 느낄만한 금액은 아니다.
소프트뱅크 역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매각에 따른 수익률이 나쁘지 않다. 2021년 지분 매각 당시 남은 20% 지분이 2500억 원으로 평가됐는데, 올 6월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최소 20% 이상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현대차는 올 2월 진행한 2024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IPO 관련해 확정한 게 없어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것이 없다"며 "현 시점에서는 검토한 내용이 없고, 단기간에 (IPO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권준호 더인베스트 기자 jhkwon@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