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분석] 자율주행 사업 매출 훨훨…켐트로닉스, 성장동력 낙점

사진=켐트로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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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전자제품 제조업체 켐트로닉스의 신사업이 돋보이는 성장을 하고 있다. 새롭게 진출한 자율주행 사업의 규모가 3년새 10배 넘게 커졌다. 켐트로닉스는 기존 화학·전자사업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자율주행 사업을 낙점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켐트로닉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6.3% 늘어난 5635억 원, 영업이익은 74.2% 증가한 385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아직 사업보고서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매출 중 자율주행 사업부문의 매출액은 200억 원을 넘기며 전년대비 80% 넘게 성장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켐트로닉스는 화학사업과 전자사업 본부 내 4개의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다. 화학사업 본부는 디스플레이 부문과 케미칼 부문으로 나눠지는데, 이 중 디스플레이스 부문은 모바일과 모니터 등에 사용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얇게 깎는 식각공정(Slimming), 스크레치를 연마하는 폴리싱공정(Polishing)을 진행한다. 케미칼 부문은 공업용·전자용 화학 제품을 자체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전자사업 본부는 무선충전과 전자부품 부문으로 각각 나눠져 있다. 무선충전의 경우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전장용 무선충전 모듈을 생산하고, 전자부품은 TV와 모니터, 냉장고 등에 탑재되는 패널, 카메라에 필요한 모듈을 생산·공급한다. 화학사업과 전자사업의 매출비중은 각각 평균 50%씩 차지하고 있다.

실적도 안정적이고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각화됐지만 켐트로닉스는 신성장 동력이 없다는게 단점으로 꼽혔다. 실제 회사의 2018~2021년까지 켐트로닉스의 매출액은 각각 5135억 원, 5432억 원, 5300억 원, 5635억 원으로 정체된 상황이었다. 2018년 이전에도 연간 1~3% 수준의 매출증가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2018년 말 켐트로닉스는 신규 사업으로 차량 자율주행 관련 사업에 진출했다. 자율주행 통신 단말기(V2X)와 자율주행센서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담은 서라운드뷰 모니터(SVM) 생산을 준비했다.

2019년 사업 준비를 마친 켐트로닉스의 자율주행 부문은 18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 4개 정부 부처가 오는 2027년까지 완전자율주행을 위한 법안과 인프라를 갖추겠다고 밝히자 자율주행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이에 2020년 켐트로닉스의 자율주행 부문 매출액은 117억 원으로 전년대비 583% 급증했다. 2021년에도 성장이 이어지며 2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켐트로닉스는 자율주행 부문의 성장이 가파르자 신성장 동력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또 현재 국내에 국한된 고객사를 해외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켐트로닉스의 IR담당자와 신사업의 매출 가이던스, 시장 진출 계획, 지난해 실적 리뷰, 올해 실적 전망치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켐트로닉스 IR 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지난해 잠정 실적 공시를 보니 매출 성장이 가파르다. 배경은 무엇인가.
"디스플레이와 케미칼 사업 부문이 좋았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좋지 않다고들 하는데 그건 LCD(액정표시장치) 쪽에 국한된 이야기 같다. 최근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에서 OLED 탑재율이 높아지면서 우리 실적도 좋았다. 평균적으로 디스플레이 매출이 800억~1000억 원 사이에서 움직이는데, 지난해에는 디스플레이 매출이 1400억 원에 도달했다. 케미칼 사업도 좋은 흐름이다. 우리가 보통 공업용 용매를 제작해 페인트 업체들에게 납품하는데 아시다시피 페인트 가격이 급등했다. 원인은 조선사들의 수주가 늘면서 사용하는 페인트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케미칼 부문의 실적도 매년 1200억 원 정도에서 지난해 2000억 원으로 크게 뛰었다."

디스플레이와 케미칼 사업 부문의 매출이 증가한 것 치고는 전체 매출 증가폭이 적다. 원인이 무엇인지.
"전자부품 사업 부문의 매출이 많이 빠졌다. 우리가 2020년에 전자부품 사업부가 1950억 원 정도의 매출을 벌어왔는데 작년에는 1400억 원 정도밖에 못 벌었다. 아무래도 우리 공장이 있는 베트남 지역에서 코로나19 여파로 공장들이 중단한 영향이 컸다."

자율주행 부문의 매출은 어떻게 되는가.
"200억 원 조금 넘게 벌었다고 보시면 된다. 매년 2배 가량씩 성장하고 있다."

자율주행 사업 부문은 크게 두 가지 사업을 하는 것 같다. V2X사업과 SVM인데, 둘 중에 어느 사업의 성장성이 더 좋은가.
"V2X사업의 성장성이 압도적으로 좋다. SVM은 경쟁사도 많고 아직 대량 수주가 없는 반면 V2X는 국토교통부의 사업에 최근 참여하면서 실적 성장이 예정돼 있다."

V2X란 무엇이고, 최근 참여한 국토부의 사업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자율주행차의 기술 레벨이 높아질 수록 운전자는 운전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레벨4 수준이 되면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이 모든 상황을 인지하고 반응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비가 많이 온다던지 안개가 자욱한 날은 자율주행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리고 골목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자전거와 어린 아이들 같은 경우는 운전자의 반응속도보다 빠르게 차량이 반응해야 하는데, 그런 기술을 갖추기 쉽지 않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V2X이다. V2X는 수 많은 차량이 주행하면서 도로 전반의 상황을 360도로 파악해 다른 차량에게 전달하는 장치이다. 이렇게 차량에 설치한 V2X끼리 통신을 하려면 도로 중간 중간에 기지국이 설치되야 하는데 국토교통부가 최근 이 기지국 설치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다면 켐트로닉스가 기지국 설치 과정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가.
"우리가 V2X를 만드는데 이게 쉽게 말해 차량간 단말기이다. 이 단말기가 기지국과 통신이 원활하게 되려면 결국 V2X 제조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국토부에게 기술 납품을 한다고 보시면 된다."

국내 도로 전체에 기지국을 설치하는 것인지.
"아니다. 우선 올해는 경부선과 판교, 세종시, 제주 등의 고속도로 일부에 설치한다. 올해 V2X 기지국을 설치하는 총 고속도로 길이는 815km이다. 2023년까지 설치한 고속도로의 총 구간은 2300km이다."

SVM 제품은 현재 고객사는 어디인가. 수주량은 얼마나 되는지.
"고객사는 르노삼성 단 한 곳이다. QM6와 SM6, XM3 등 다섯 모델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수주금액은 60억 원 정도로 크지 않다."

향후에도 자율주행 사업부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국토부와 V2X 기술 납품 수주를 따낸 이력이 국내에서는 중요하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결국 어느 업체의 V2X를 탑재할 것인지 생각해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국내에서 영업을 하는 완성차 업체라면 국토부와 기술을 공유한 업체의 V2X 제품을 탑재하고 싶을 것이다. 또 국토부 역시 우리 V2X 기술에 문제가 없다면 계속 사업을 같이 하지 않을까. 국내 10만km의 고속도로에 우리 V2X 기술이 적용된다면 성장은 담보된 것이라 본다."

올해 실적 전망치가 어느 정도인가.
"아무래도 디스플레이와 케미칼 사업부는 지난해만큼 실적이 나올 것으로 본다. 무선충전 사업부도 안정적인 실적이 전망되고 관건은 전자부품 사업이다. 현재 베트남 공장의 락다운이 해제된다면 전자부품 사업부의 매출도 평년 수준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여기에 자율주행 사업부의 매출 목표치인 300억 원이 달성된다면 올해 총 매출 6000억 원을 목표해도 괜찮을 것 같다."

백청운 더넥스트뉴스 기자 cccwww07@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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