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 더넥스트뉴스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시계를 조금 돌려 보면 지난해 코스피 3000을 넘자 4000를 바라보자던 희망은 순식간에 물거품처럼 녹아내린 셈이다.
국내 증권사들의 예측이 빗나간데는 글로벌 악재가 한 몫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은 세계적 인플레이션(물가 인상)의 단초가 됐다.
인플레이션 악재는 세계 경제과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로 이어졌고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긴축(QT·Quantitative Tightening·연준의 보유 국채 매각)의 칼을 빼들었다.
코로나19로 풀어놨던 넘쳐나는 현금이 이끈 유동성 장세의 종말이 멀지 않은 셈이다.
다만 위기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미 우리는 이러한 위기를 앞서 겪었던 주식투자의 대가들에게서 해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전설적인 투자자 우라카미 구니오는 ‘주식시장 흐름 읽는 법’이라는 저서를 통해 주식시장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로 구분했다.
주식시장의 각종 흐름은 실상 네가지 패턴, 사이클에 따라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그의 이론이다.
‘증시 사계론’에 따르면 봄은 금융장세로 비유된다. 금융장세가 나타나는 시기는 경기 침체기 말과 경기 회복기 초기쯤이다.
이 시기는 주가가 금리인하 기대감과 실제 금리하락의 등 돈의 힘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시점이다. 때문에 경기가 회복에 다른 기업의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세장을 형성한다.
여름은 실적장세로 비유된다. 여름은 뜨거운 계절인 만큼 경기 회복과 금리하락이 멈추고 경기회복이 본격화 된다. 물론 인플레이션 우려도 병행되지만 경기회복기를 지나 본격적인 활황기에 접어드는 과정이기에 호황장이 이어진다.
경기회복에 따른 자금 수요가 증가하면서 금리가 다시 오르지만, 이보다는 경기가 활황이라는 점이 증시의 최대 호재가 된 것이다.
이시기는 비교적 물가가 안정되고, 금리 상승률도 억제되며 기업들은 적극적인 설비투자에 나서게 된다. 주가 역시 고른 상승세가 나타나는 시기다.
가을은 역금융장세다. 이 단계는 기대 이상의 기업실적이 이뤄지며 주식시장은 이를 재료로 상승장세를 재개해 고점에 이른다.
초기에는 누구나 주식을 사고 주식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인플레이션이 표면화되고 향락소비 산업이 만연해 진다.
그러나 경제정책의 주요 목표인 물가안정이 위협받으면 정부가 금융긴축을 통해 시중동화를 회수하고 결국 금리가 오른다. 역금융장세는 늦가을이 되면 금리가 상승하고 주식시장은 약세로 전환된다.
겨울은 역실적장세로 분류된다. 역실적장세는 침체기를 말한다. 이시기는 경기침체에 따라 실물경기가 악화되고 자금 수요가 크게 줄어든다.
기업실적은 대폭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차입금이 많거나 시장점유율이 낮은 기업들은 적자를 기록한다. 또 역실적 장세에서는 대규모 상장회사가 부도나는 사태도 일어나곤 한다.
말 그대로 경기침체기 상황이 도래하게 된다.
우라카미 구니오의 사계절론과 대조해 보면 작금의 주식시장은 가을에서 겨울로 옮겨가는 상황쯤으로 판단된다.
현재 주식시장에서는 수급은 비고, 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득세하며, 경기침체를 염려한다. 또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상승도 병행되며 시장은 급작스럽게 냉각되고 있다.
투자의 대가는 얼어붙은 주식시장에서 재무구조가 우수하고 경쟁력이 강한 업계 탑 위치의 종목을 선정하라고 조언한다. 또 투자한 기업이 얼마만큼 경쟁력을 갖추었는지 꾸준히 스크리닝해야 투자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정작 올바른 흐름을 읽고 투자자들은 여전히 드물다. 여전히 지난 봄날의 따스함과 여름의 뜨겁운 환호만을 기억하고 있다.
이제 가을을 지나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투자자들은 IR과 투자한 기업에 대한 꾸준한 공부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겨울 차가운 주식시장에서는 기업에 대한 올바른 판단만이 투자자의 계좌를 지킬 수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를 겨울도 결국 따스한 봄바람을 이겨낼 수는 것이 자연의 섬리이다. 투자의 겨울 대가의 조언에 기억하고 다가올 봄을 함께 기다려 보자.
이현종 더넥스트뉴스 기자 shlee4308@thenex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