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건설기계 수요증가 훈풍
1~3년 내에 가시적인 M&A딜
두산밥캣이 올해 실적이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시대 관세압박에 미국비중이 높은 사업구조상 미국발 건설기계 수요증가 훈풍을 타고 주가도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4분기 시장기대치 웃돌아…어닝서프라이즈
두산밥캣 주가가 다시 기지개를 펼까? 두산밥캣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실적저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15.3억불(-13%, 이하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 1.3억 불(-34%), 영업이익률 8.4%(-2.7%p)를 기록했다. 이를 원화로 바꾸면 매출액 2조 1,423억원(-8%), 영업이익 1,802억원(-30%)이다. 매출, 영업이익이 시장추정치 대비 각각 19%, 36%(컨센서스 1,327억원) 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시장기대치를 웃돌았을 뿐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은 아니다.
달러화 기준 모든 사업 부문에서 매출액이 감소세다. 매출비중이 가장 높은 컴팩트 장비 부문은 전년 대비 12.4% 줄며 역성장했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지역과 북미 외 지역은 각각 전년 대비 12.4%, 19.8% 줄었다. 다만 이전 대비 재고조정 강도가 완화되며 북미와 북미 외 지역 모두에서 매출액 감소폭이 완화됐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매출하락으로 이익 규모가 축소된 반면 고정비 부담이 늘었다”며 “강도 높은 재고조정이 전망됐으나 예상보다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이한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건기 시장의 수요부진이 장기화됐음에도 북미 지역에서 선제적재고 조정의 효과로 4분기 홀세일 매출이 회복된 것이 위안거리”라며 “북미 지역 이외에 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지역의 부진은 여전히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올해 가이던스 영업이익 7920원 제시, 점진적 수요개선 무게
관심은 올해 실적이다. 두산밥캣은 올해 가이던스로 매출 8.4조원, 영업이익 792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달러 기준 매출 64백만달러, 영업이익 6백만달러에 원/달러 환율 1320원을 적용한 수준이다.
시장관심은 지배구조개편, 사업지역다변화에 쏠리고 있다.
두산밥캣은 지난 11일 IR에서 지배구조개편에 대해 여지를 남겨뒀다.
조덕재 두산밥캣 부사장은 “그룹 지배구조는 다 끝난 얘기다”며 “당분간은 지배구조 개편 어려울 수 있으나 앞으로도 아예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최근 M&A 10개 이상의 건들이 성사 직전까지 갔으나 무산됐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했다”며 “M&A 딜을 성공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성장 과제로 1~3년 내에 가시적인 M&A딜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엔진 사업 확장이나 지게차 미국 생산은 보수적 입장이다.
조덕재 두산밥캣 부사장은 “장기적으로 EV, 수소차 솔루션 비중 커지면서 엔진 비중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금부터 신투자를 해서 엔진사업 키우는 방향은 좋지 않다고 판단하고, 지게차 미국 생산은 고민 중인데, 산업용 차량 사업에서 전세계 생산 풋프린트 다변화 목표로 중국, 한국 외에 서 생산지역을 다각화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은 올해 실적이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여전히 고금리 환경 및 매크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글로벌 건설기계 수요는 지난해 대비 소폭 감소할 것”이라며 “그러나 주력 시장인 북미 지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인프라 투자 재개 및 북미 내 시설 투자 확대 등으로 점진적인 수요가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 저점을 지탱할 모멘텀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고 의견도 나온다.
두산밥캣은 지난 12월 배당정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주주환원율 40%, 최소 배당금 주당 1600원 지급이다.
이한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대비 글로벌 피어그룹과 주주환원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며 “앞으로 환원정책의 지속 유무와 환원율 추가 확대가 반전의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의 시장 지배력, 주주환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올해 실적 눈높이를 낮추지만 지배구조 안정화와 장기 성장전략에 대한 기대는 주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준호 더인베스트 기자 jhkwon@theinv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