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 전문업체…핵심 소재 '양극재' 생산
고객사 판매 부진에 재고손실까지…다섯 분기 '적자행진'
"올해 상반기도 기대치 낮춰야" 증권가 실적 전망치↓
엘앤에프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데다 광물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자산의 손실이 반영됐기 때문인데요. 증권가에서는 엘앤에프의 실적 부진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목표주가 하향 조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배터리 소재 전문업체…핵심 소재 '양극재' 생산
2000년 7월 설립된 엘앤에프는 2차전지용 양극재를 제조·판매하는 업체입니다. 2차전지 산업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주목받았는데요.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움직이던 자동차가 하이브리드와 전기자동차로 바뀌면서, 이에 탑재될 2차전지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엘앤에프가 생산하는 양극재는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과 함께 2차전지의 4대 소재로 불립니다. 양극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용량과 평균 전압, 수명 등 핵심 성능을 결정합니다. 배터리 생산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양극재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Ni(니켈), Mn(망간), Co(코발트), Al(알루미늄) 등이 활용되는데요. 니켈 함량이 높을 수록 고용량이 되고, 망간과 코발트는 안전성, 알루미늄은 출력을 높이는 역할을 맡습니다. 양극재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러한 광물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에너지밀도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합니다.
특히 전기차에 탑재되는 2차전지의 경우 용량이 높아야되기 때문에 니켈의 함량이 높습니다. 따라서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전기차용 NCM(니켈·코발트·망간) 또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제조시 니켈의 함량을 50% 이상으로 잡고 있습니다.
다만 니켈 함량이 높을 수록 안전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엘앤에프 역시 니켈 함량을 높이면서 안전성도 잡는 '하이니켈' 양극재를 개발했는데요. 현재 엘앤에프의 대표 제품은 NCM523(니켈50%·코발트20%·망간30%)과 함께 NCMA90(니켈90%·코발트·망간·알루미늄)이 꼽힙니다. 올해는 신제품 NCMA95(니켈95%·코발트·망간·알루미늄)도 출시할 예정입니다.
엘앤에프는 이와 함께 리튬인산철(LiFePO₄)을 주성분으로 하는 LFP 양극재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삼원계 양극재인 NCM에 사용하던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은 가격이 높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NCM 양극재는 니켈의 비중이 높다보니 안전성도 낮은 편인데요.
LFP는 삼원계 양극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주성분이 철이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하고 안전성도 높습니다. 이러한 강점으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 고객사 판매 부진에 재고손실까지…다섯 분기 '적자행진'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엘앤에프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44.4% 감소한 3653억 원,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498억 원으로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023년 4분기부터 총 다섯 분기 연속 적자행진입니다.
엘앤에프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부진한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로는 광물 가격의 하락인데요. 2차전지용 양극재의 주재료인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은 국내 조달이 힘듭니다. 따라서 양극재 업체들은 2020년 들어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배터리 수요 증가를 대비해 대량의 광물을 매입했는데요. 이 원재료들의 가격이 최근 급락했습니다.
실제 양극재의 주 원재료인 탄산리튬 가격은 2022년 KG당 82달러까지 치솟았지만, 2024년 말 기준 24달러까지 하락했습니다. 이에 따라 광물을 미리 사둔 양극재 업체들은 '재고자산 평가손실'을 실적에 반영해야 했는데요. 엘앤에프 역시 지난해 4분기 약 476억 원의 재고자산 평가손실을 계상했습니다.
이와 함께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에 접어들면서 양극재 판매량도 줄어들고 있는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줬습니다. 2023년 말 당시 엘앤에프는 지난해 양극재 출햐량 가이던스를 '전년대비 3~5% 성장'을 제시했으나, 2024년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전년대비 25% 감소'로 수정했습니다.
특히 엘앤에프의 주력 고객사인 테슬라의 판매 부진에 직격타를 맞았는데요. 테슬라는 2024년 전 세계에서 약 179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했습니다. 이는 전년대비 약 1% 감소한 수치입니다. 테슬라의 판매량이 역성장한 적은 처음입니다.
테슬라는 판매량 증가를 위해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배터리에 탑재하는 양극재를 기존 삼원계 대신 리튬인산철(LiFePO₄)을 주성분으로 하는 LFP 양극재를 채택하기 시작한 것인데요,
LFP는 삼원계 양극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주성분이 철이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하고 안전성도 높습니다. 이러한 강점으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실제 2020년 17%에 불과했던 테슬라의 LFP 탑재 전기차는 지난해 절반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엘앤에프는 LFP 양극재의 양산을 진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판매량 감소분보다 엘앤에프의 출햐량이 급감하게 된 배경입니다.
◆ "올해 상반기도 기대치 낮춰야" 증권가 실적 전망치↓
올해 상반기에도 엘앤에프 실적이 어두울 것이란 전망이 다수 존재합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후 엘앤에프의 목표주가를 15만 원에서 11만7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는데요. 엘앤에프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14곳의 증권사 중 12곳이 목표주가를 낮췄습니다. 특히 IBK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 유안타증권은 엘앤에프의 적정주가로 9만 원 대를 제시했습니다.
이들이 엘앤에프의 적정주가를 하향한 배경에는 두 가지가 꼽힙니다. 우선은 전기차 수요 둔화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것인데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점이 전기차 수요 둔화에 불을 지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와 트럼프발 정책 불확실성 확대로 2차전지 업체의 눈높이를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고, 정원석 아이엠증권 연구원 역시 "트럼프 대통령 공식 취임 이후 국내 배터리 시장의 최대 우려는 미국 전기차 정책 변화 방향성"이라며 "여전히 북미, 유럽 전기차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양극재의 원재료인 광물 가격이 추가 하락 가능성도 악재로 꼽힙니다. 키움증권은 엘앤에프가 올해 1분기에도 819억 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속 가격 하락으로 인한 양극재 판매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며 "추가적인 재고자산평가손실 인식과 높은 원가의 제품 판매 증가로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