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 '서머너즈워' 보유…적자 자회사는 구조조정
국내 장악한 컴투스, '프로야구라이징'으로 日 시장 평정할까
컴투스가 본업인 게임 사업에 집중하면서 신작 확대에 나섭니다. 특히 올초 일본 프로야구 무대를 배경으로 한 신작을 출시해 현지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신작 출시와 맞춰 회사는 빠르면 올해 2분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캐시카우 '서머너즈워' 보유…적자 자회사는 구조조정
1998년 8월 설립된 컴투스는 피처폰 시절인 1999년 국내 최초로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오래 전부터 시장을 개척해온 모바일 게임 1세대 업체로 꼽힙니다. 당시 '미니게임천국'과 '슈퍼액션히어로', '액션퍼즐패밀리', '컴투스프로야구' 등을 제작하며 모바일 게임의 명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컴투스는 사업 초기부터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한 게임업체로 평가받습니다. 2000년대 초부터 해외 시장에 진출해, 현재 미국과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폴, 독일 등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시장 규모가 큰 전세계 주요 국가에 컴투스의 게임이 진출해 있는 상황이죠.
2008년 애플의 아이폰과 앱스토어가 등장한 이후 다수의 스마트폰용 게임을 제작하며 컴투스의 라인업도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이 때 등장한 게임이 '서머너즈워'입니다. 서머너즈워는 컴투스가 지난 2014년 4월 출시된 정통 RPG(롤플레잉 게임, Role-Playing Game) 장르 게임입니다.
서머너즈워는 컴투스의 해외 진출 전략과 맞물려 글로벌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두는데요. 2013년 814억 원에 불과했던 컴투스의 매출액은 서머너즈워가 출시된 2014년 2347억 원을 기록하며 세 배 가량 증가합니다. 서머너즈워 실적이 온기 반영된 2015년에는 매출액이 4335억 원으로 수직 상승합니다. 출시 10주년을 맞은 지난해 4월까지 누적 매출액은 30억 달러(약 4조3695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에 따라 컴투스의 주가도 수직상승했는데요. 2013년 말 1만 원대 안팎을 횡보하던 컴투스의 주가는 2015년 1월 30일 역대 최고가인 19만1500원을 기록했습니다. 약 1년 만에 주가가 20배 가량 상승한 것입니다.
다만 현재 컴투스의 주가는 3만~4만 원 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주가 흐름이 부진한 첫 번째 이유는 서머너즈워의 매출 부진 우려인데요. 일반적으로 모바일 게임의 수명은 3년으로 평가됩니다. 다른 플랫폼에 비해 제작기간이 짧은 데다 필요인력과 소요비용도 적어 경쟁사들의 신작이 빠르게 출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컴투스는 서머너즈워 출시 이후 '서머너즈워: 크로니클', '서머너즈워: 백년전쟁',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 등을 출시해 왔습니다. 덕분에 서머너즈워 시리즈는 10년 이상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는 '장수 게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현재도 오히려 매출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다만 출시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만큼, 언제든지 인기가 시들해질 우려가 있습니다. 또한 2023년 기준 컴투스 매출액이 7396억 원인데, 이 중 약 70% 가량이 서머너즈워에서 발생하면서 '원게임 리스크'에서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매출의 대부분을 장수 게임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죠.
컴투스의 주가가 부진한 두 번째 이유는 자회사의 부진입니다. 주요 자회사인 위지윅스튜디오는 CG(Computer Graphics)나 VFX(Visual Effect) 기술을 바탕으로 영화나 드라마, 공연 등의 콘텐츠 기획·제작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업체입니다. <승리호>와 <무한심도>, <뮬란>, <마녀> 등 국내외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한 이력이 있습니다.
다만 위지윅스튜디오는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컴투스가 인수한 2021년 당시 영업손실은 40억 원이었지만, 2022년 233억 원, 2023년은 203억 원으로 적자폭이 커졌습니다.
또 다른 자회사인 컴투버스 역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컴투버스는 컴투스가 메타버스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2022년 4월 설립한 자회사입니다. 컴투스 뿐만 아니라 위지윅스튜디오와 확장현실(XR) 전문기업 엔피가 지분을 투자했습니다. 다만 연간 영업손실이 100억 원을 넘어가는 상황입니다.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컴투스는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데요. 매출액이 2021년 5587억 원→2022년 6773억 원→2023년 7396억 원으로 확대됐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9.42%→-2.23%→-4.49%로 악화됐습니다.
이에 컴투스는 자회사들의 경영 정상화 및 효율화를 진행 중입니다. 2023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면서 미디어와 엔터 사업을 축소했습니다. 또한 컴투버스의 구조조정에 돌입해 인력을 축소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선 상황인데요. 이에 따라 지난해 1분기부터는 소폭이지만 영업흑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컴투스 관계자는 "지난해 컴투버스의 손실 규모는 분기당 10억 원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이라며 "올해부터는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국내 장악한 컴투스, '프로야구라이징'으로 日 시장 평정할까
이와 함께 컴투스는 실적 회복을 위해 '게임 본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내놨습니다. 지난해 3종에 불과했던 신작을 올해 6종 이상으로 대폭 늘리고, 특히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겠다는 방침인데요.
게임 본업에 집중하는 컴투스가 선봉장으로 내세운 신작이 바로 '프로야구라이징'(プロ野球RISING)입니다. 컴투스는 국내 프로야구 게임 시장을 이미 평정했는데요. 피처폰 시절에 개발한 '컴투스프로야구'를 바탕으로 20년 넘게 야구 게임을 운영해 온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이 넘어온 뒤에도 기존 지적재산권(IP)를 바탕으로 '컴투스프로야구 시리즈'와 '9이닝스(9innings) 시리즈'를 출시해 야구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컴투스프로야구 시리즈는 KBO(한국야구위원회), 9이닝스 시리즈는 MLB(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합니다. 지난해 두 시리즈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대비 31.5%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연간 추정 매출액은 1900억 원에 달합니다.
컴투스 관계자는 "컴투스프로야구 시리즈와 9이닝스 시리즈 6개 라인업 중 주요 4개의 게임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컴투스프로야구V24'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전년대비 매출 규모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여성까지 유저가 확대된 영향"이라고 밝혔습니다.
컴투스가 준비 중인 신작 '프로야구라이징' 역시 컴투스의 노하우가 접목된 야구 게임입니다. 다만 기존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일본 프로야구(NPB) 무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인데요. 컴투스는 지난 2022년 국내 게임사 최초로 NPB 공식 라이선스를 확보한 바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의 유니폼, 야구장, 로고와 선수들의 얼굴, 투구, 타격폼까지 그대로 구현했습니다.
컴투스는 프로야구라이징을 통해 일본 프로야구 게임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할 계획인데요. 일본의 야구 게임 시장은 국내에 비해 두 배 이상 크지만, 고퀄리티 게임이 부재한 상황입니다. 프로야구라이징일 일본에 출시될 경우 현지 업체인 코나미가 개발한 '프로야구스피리츠A' 정도가 경쟁 게임으로 꼽힙니다.
프로야구라이징은 지난해 10월 30일부터 일본 사전예약 시작됐는데, 회사 측은 흥행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컴투스 관계자는 "'엑스(X)'와 유튜브를 통해 이용자 반응을 살펴보고 있는데, 엑스의 경우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하기 이전부터 팔로워수가 급격하게 늘었다"며 "유튜브에서도 기존 경쟁사들의 게임과 우리 게임 간의 비교 영향이 올라오고 조회수도 높아, 유저 유입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이미 일본 시장에 진출해 현지 분위기에 익숙하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앞서 컴투스는 ‘MLB 9이닝스 라이벌’을 일본에 출시하며 현지 시장에 대한 경험을 축적했습니다.
컴투스 관계자는 "현재 프로야구 게임의 국가별 매출 비중을 보면 KBO를 기반으로 한 컴투스프로야구 시리즈 매출은 대부분 한국에서 발생한다"며 "그러나 MLB 기반의 9이닝스 시리즈 매출은 북미 지역 뿐만 아니라 일본의 비중도 높다. 차근차근 일본 시장에 대한 노하우를 쌓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프로야구라이징의 출시 시점은 올해 3월로 전망됩니다. 회사는 신작의 실적이 반영되는 2분기부터 전사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컴투스는 신작 출시를 앞둔 올해 1분기에는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비용이 발생할 전망입니다.
컴투스 관계자는 "2분기부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1분기 말에 신작이 출시 되고, 2분기부터 실적이 온기 반영되기 때문"이라며 "프로야구라이징의 매출은 3월 말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프로야구 게임은 시즌이 시작되는 초반의 홍보가 가장 중요해서 마케팅비가 1분기에 몰리게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