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연구비 늘리고 시설 짓고…삼진제약, 고령화 대비 신약 개발 '승부수'(IR분석)

삼진제약 충북 오송공장 전경(사진=삼진제약 제공)

삼진제약 충북 오송공장 전경(사진=삼진제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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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견 제약사 삼진제약이 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의약품 개발에 힘쏟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대규모 연구·생산 시설을 확보했다. 기존 개량신약과 제네릭에 치우친 제품 포트폴리오에 신약이 추가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지난 2019년부터 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암, 황반변성, 치매 등 노인성 분야에서 신약 개발에 나섰다. 혈액암과 섬유화 질환, 안과 질환, 치매 등의 치료제 신약 개발을 외부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로 진행하고 있다.

삼진제약의 매출은 개량신약과 제네릭 비중이 100%이다. 직접 개발한 신약은 전무하다. 이는 신약 개발에 따르는 리스크가 너무나도 컸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의약품은 개발 순서에 따라 신약(Original), 개량신약(Super Generic), 제네릭(Generic)으로 구분된다. 신약은 말 그대로 질병을 예방·치료하기 위해 신물질로 만든 약을 말한다.

신약 개발에는 막대한 기간이 소요된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신물질의 발굴·탐색, 합성, 효능 평가, 안전성 평가 등 임상1~3상을 거쳐야 한다. 개발기간은 짧으면 7~8년, 길면 20년이 걸린다.

따라서 개발과 상업화가 불확실해 기술력과 자금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다만 성공할 경우 특허가 15년간 이어지며 관련 질병 시장에서 절대적인 지배력을 갖게 된다.

반면 개량신약은 신약에 화학구조나 제재를 변경한 약품이다. 신약을 다른 물질을 추가해 효능을 높이거나, 용도를 변경한 약이다. 개량신약의 경우 기존 신약과 비교임상을 거쳐 효능을 입증하면 된다. 개량신약의 특허는 일반적으로 5년간 유지된다. 일반적으로 개발비는 10억~40억 원이면 충분하고 개발기간도 3년 안팎이다. 제네릭의 경우 특허가 만료된 신약을 그대로 복제한 약이다.

삼진제약은 신약 개발에 따르는 비용부담과 불확실성으로 그간 개량신약과 제네릭 사업에 주력해 왔다. 삼진제약이 보유한 대표적인 개량신약은 게보린과 뉴스타틴, 삼진타우로린이며 이 외에 플래리스, 뉴라세탐, 시너젯, 뉴티린, 뉴토인, 트레스탄 등은 모두 제네릭이다.

그런데 삼진제약이 2019년 돌연 고령화 대비 신약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2019년 압타바이오와 혈액암 치료제 개발 공동연구계약을 체결해 현재 국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2020년에는 압타바이오와 노인성 황반병성 치료제 공동연구계약을 맺고 현재 전임상 단계에 들어섰다. 이 외에도 파킨슨 병, 전이선 유방암의 후보 물질 탐색을 진행하고 있으며, 안구건조증, 쇼그렌 증후군 등은 국내외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이어 연구개발비도 대규모 늘렸다. 2018년 이전에는 연구개발비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 수준이었지만 2019년 11%, 2020년 13%로 대폭 늘었다. 2021년 3분기 기준으로는 15%까지 확대됐다. 연간 연구개발비용은 100억 원에서 300억 원까지 증가했다.

2020~2021년 동안 연구·생산 시설도 확충했다. 2020년 1월부터 서울 마곡동에 중앙연구소를 신축했다. 최첨단 연구시설을 갖추며 준공에 들어간 비용만 600억 원이 넘는다. 이어 EU-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허가를 받은 충북 오송원료합성공장의 증축을 진행하고 있다. 증축에 들어간 비용은 700억 원에 육박한다. 시설확보에만 총 1300억 원을 들어간 셈이다.

이에 <더넥스트뉴스>는 삼진제약의 IR담당자와 신약 개발에 나선 계기와 현황, 생산시설 준공 일자, 증설비용 처리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삼진제약 IR담당자와의 일문일답.

최근 신약 개발에 나섰다. 리스크가 큰 신약 개발을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가.
"아무래도 우리 경영진의 교체 영향이 크다. 최용주 대표님이 지난해 새로 오셨는데 전 회장님들(조의환 회장, 최승주 회장)에 비해 20살 이상 어리다. 성격도 도전적이시고 자신감이 넘치는 스타일이다. 약간은 루즈해진 회사의 분위기를 바꾸려는 시도도 많이 하신다. 취임하시고 처음하신 말씀도 시장을 선도하는 신약 개발에 나섰겠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실적이 하락세인데, 신약 개발을 나서기엔 다소 부담되는 상황은 아닌지.
"맞는 말씀이지만 더 늦으면 신약 개발을 할 만한 여력이 없을 것이다. 아직 게보린과 뉴스타틴 등이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있는 상품이고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어 신약 개발을 할 여력이 있다. 또한 고령화 시기가 다가오는데 아직 시장에서는 이 시대를 대비한 의약품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다. 우리가 고령화 시대 의약품을 선도하고 사람들의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

신약 개발 현황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7가지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시면 된다. 우선 암과 안과 질환, 퇴행성 뇌 질환, 근육의 섬유화 질환 등에 처방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다들 보시면 나이가 들수록 노출되기 쉬운 질환이다. 우선 암 치료제로는 혈액암 치료제를 압타바이오와 공동연구계약을 체결해 임상 1상 진행 중이다. 특히 미국에서 희귀의약품 개발로 지정돼 신속 심사를 받고 있다."

가장 임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신약이 무엇인가.
"현재 안구건조증 경구용 치료제가 국내 임상3상을 시작해 가장 빠르다. 그리고 방금 말씀드린 혈액암 치료제가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단계에 들어선 치료제는 이 두 가지이다. 황변병성 치료제와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는 전임상 단계다. 이 외에 치매, 항암 치료제 3종은 아직 후보 물질 탐색 단계로 보시면 된다."

오송공장 증설을 시작했다는 공시를 봤다. 증설 이유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최근 제약업계에 규제가 진행되고 있다. 2018년에 고혈압치료제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발사르탄 사태로 원료의약품 규제가 많이 강화됐다. 2020년부터 국내에서도 GMP를 위반으로 적발된 사례가 많이 늘면서 제약업계 전체적으로 규제 리스크가 커졌다. 그래서 우리도 국내 식약처와 EU의 GMP 인증을 받은 오송공장을 증설하고 나머지 공장의 가동을 조금씩 줄이기로 했다."

연구센터건립과 증설 등 시설 확보에만 1300억 원을 사용했는데. 비용 부담은 없는가.
"매년 100억 원 정도를 배당할 여력이 있을 정도로 우리 재무구조는 안정적이다. 현금흐름도 매년 500억 원 이상이 유입되는 만큼 탄탄하다고 보셔도 된다."

권현진 더넥스트뉴스 기자 jeenykwon@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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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개요
진통제 '게보린', 항혈전제 '플래리스' 를 보유한 제약사
상장일1988/06/18
대표자최용주
본사주소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 121 삼진제약사옥
전화번호02-314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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