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로봇 시장 강자…'큐비스-조인트' 보유
'국내외 악재' 의료로봇 판매량↓…"올해부터 반등"
큐렉소의 실적 반등이 시작될 전망입니다. 지난해 큐렉소는 국내에서 의료 파업, 해외에서는 유통사의 복제품 출시로 홍역을 앓았지만 올해는 수출을 중심으로 큰 회복세를 보일 전망인데요. 특히 해외에서 새로운 유통망을 확보한 만큼, 역대 최고의 수출 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국내 의료로봇 시장 강자…'큐비스-조인트' 보유
1992년 2월 설립된 큐렉소는 국내 의료로봇 전문업체로 꼽히는데요. 설립 초기부터 로봇사업에 집중하지는 않았습니다. 도서출판 대원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돼 2006년 노바트릭스(Novatrix)사로부터 의료용수술로봇인 로보닥(Robodoc) 관련 산업재산권 등을 무상으로 증여받으며 로봇사업에 진출했습니다.
이후 2017년 현대중공업의 의료로봇 사업부를 양수하고, 2018년 의료로봇 개발을 위한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면서 현재 사업의 틀을 완성했습니다. 현재 큐렉소의 사업부는 크게 ▲의료로봇사업 ▲임플란트사업 ▲무역사업으로 나눠집니다. 2023년 기준 사업부별 매출 비중은 각각 47%, 13%, 40%입니다.
큐렉소의 의료로봇사업부문은 정형외과 수술로봇인 '큐비스-조인트'(Cuvis-joint), '큐비스-스파인'(Cuvis-spine), 재활치료로봇인 '모닝워크'(Morning Walk) 및 기타 의료기기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큐비스-조인트는 큐렉소의 핵심 로봇입니다.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기반으로 수술 계획에 따라 정밀하게 뼈를 깎는 관절수술인데요. 3등급 자동화시스템 로봇수술기기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과 유럽 의료기기(CE)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특히 인공관절 보형물인 임플란트 호환성이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쟁사인 짐머 바이오메트(Zimmer Biomet)의 로봇 '스트라이커'(Stryker)는 수술시 사용하는 임플란트를 자사 제품만 채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큐비스-조인트는 오픈 플랫폼(Open Platform)을 택해 특정 업체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기업의 임플란트 사용이 가능합니다.
큐비스-스파인은 척추수술로봇인데요. 척추경 나사못 삽입 수술시 계획에 따라 정확히 안내하고 고정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환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감시할 수 있어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국내 식약처의 네비게이션 의료용 입체정위기 2등급 인증 및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CE 인증도 획득한 바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닝워크는 하지 마비 및 기능 저하 환자의 보행재활 훈련용 로봇입니다. 발판의 움직임을 통한 보행을 구현하는 시스템을 갖췄고, 환자 맞춤형 보행재활 훈련 계획과 일정 관리를 지원합니다. 국내 식약처로부터 3등급 의료기기로 허가받아, 2022년 3월부터 3등급 재활로봇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기준 제품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인공관절 수술로봇 큐비스-조인트 73대, 척추수술로봇 큐비스-스파인 3대, 보행재활로봇 모닝워크 8대 및 상지재활로봇 인모션 4대입니다.
◆ '국내외 악재' 의료로봇 판매량↓…"올해부터 반등"
큐렉소의 의료로봇 부문 매출은 지난 2023년까지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아직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15억 원→2020년 63억 원→2021년 105억 원→2022년 212억 원→2023년 342억 원을 기록하며 5년새 23배 성장했습니다.
다만 지난해의 의료로봇 사업부의 실적은 3분기까지 부진했습니다. 누적 매출액은 138억 원으로 전년(2023년 3분기 누적 260억 원)대비 반토막났고, 전사 매출액은 26.9% 감소한 407억 원, 영업손실은 43억 원으로 적자전환했습니다.
지난해 연간으로도 큐렉소의 실적이 크게 반등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원인은 국내 전공의 파업 영향인데요. 의료 파업 여파로 인해 의료로봇 판매량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큐렉소의 연간 의료로봇 판매량 추이를 보면, 2020년 18대→2021년 30대→2022년 62대→2023년 88대를 기록하며 매년 성장세를 보였습니다만,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국내 판매량만 따져보면 2023년 28대에서 2024년은 3분기따지 8대로 71.4% 감소했습니다.
큐렉소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전공의 파업 영향으로 병원들의 의료로봇 구매가 저조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로봇 판매대수가 8대에 불과했다"며 "4분기 역시 정부와 의료계간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이 지속돼, 국내 판매 정상화에는 다소 긴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상황도 좋지 않았습니다. 큐렉소가 최대 고객사와 갈라서게 된 것이 원인인데요. 2023년 해외 의료로봇 판매량 60대 중 55대를 사들였던 인도회사 메릴 헬스케어가 큐렉소와의 계약을 무시하고 중국산 부품을 도입해 자체 의료로봇 '미소'(MISSO)를 생산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큐렉소의 의료로봇 수출량은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해외 수출량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할 전망입니다. 큐렉소는 메릴 헬스케어에 부여했던 의료로봇 독점 유통권을 해지하고 새 유통망을 발굴했습니다. 올해부터 새로운 유통망으로 영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큐렉소 관계자는 "지난해 메릴 헬스케어가 미소를 출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곧바로 독점 유통권을 회수했다"며 "다만 메릴 헬스케어는 독점 유통권을 계속 가져가고 싶어했다. 현재는 자신들의 복제품보다 우리 제품의 우수성이 더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큐비스-조인트는 인도 병원에서 3년간 90대 이상이 설치된 상황인데, 그 시장에서 최고의 액티브 정형외과 수술 로봇으로 자리잡았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로 150대 이상이 판매됐고, 2만 건 이상의 수술 성공 이력도 확보한 상황"이라며 "큐비스-조인트의 인도 시장내 위상은 굳건한 상태다. 메릴 헬스케어의 복제품이 나오더라고 단기간에 우리 제품의 명성을 넘어서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동안 새로운 유통망 발굴에 힘을 쏟았다. 3곳의 신규 유통 업체와 계약을 맺고 메릴 헬스케어와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협력 구조를 짰다"며 "여기에 인도네시아와 대만에서 추가로 인허가를 받아 납품이 올해부터 개시되는 만큼, 올해 의료로봇 매출액은 지난해는 물론이고 2023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