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 낮은 건설 비중 축소…전력기기 수주에 중공업 비중↑
"2년치 수주 확보" 물량 대응 위해 공장 증설 진행
전력기기 해외 수출 비중 증가…수익성 확보 '청신호'
효성중공업의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전력기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마진이 높은 수주가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진행 중인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향후 수익성은 꾸준히 우상향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마진 낮은 건설 비중 축소…전력기기 수주에 중공업 비중↑
효성중공업의 사업 부분은 ▲중공업과 ▲건설 두 개의 사업부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지난 2018년 6월 효성으로부터 중공업 및 건설사업부문 인적분할해 설립됩습니다.
우선 효성중공업의 중공업 부문부터 살펴보면 전력사업부(PU)와 기전사업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력사업부는 전력산업의 핵심 설비인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중저압 변압기 등을 생산·공급하는데요. 국내 시장에서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유럽과 미국, 중동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기전사업부의 핵심 제품은 전동기인데요. 저압 중소형 전동기에서부터 고압 초대형 전동기, 슈퍼 프리미엄 효율 전동기, 군사용 전동기, 차세대 방폭형 전동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전동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산업용 발전 설비, 선박용 발전기 등 핵심 발전시스템을 생산합니다.
효성중공업의 전력산업부와 기전산업부가 합쳐진 중공업 부문은 현재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나가는 주력 사업인데요. 지난 2021년 매출액은 1조7944억 원에서 2022년 1조9881억 원, 2023년 2조5763억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조359억 원입니다. 이 사업부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 안팎입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비중은 61.26%입니다.
효성중공업을 떠받치는 또 다른 사업 부문은 건설입니다. 건설 부문은 국내외 주택사업과 재개발·재건축사업, 업무·상업시설, 토목·환경, SOC(사회간접자본)사업 등을 진행하는데요. 현재 성장은 정체돼 있는 상황입니다. 매출액 추이를 사펴보면 2021년 1조2770억 원→2022년 1조4948억 원→2023년 1조6965억 원→2024년 3분기 누적 1조2655억 원입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비중은 38.08%입니다.
최근 효성중공업은 신규사업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인공지능(AI) 산업의 발전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전력사업부문의 전력공급, 에너지 절감 기술과 건설부문의 시공경험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다만 아직 매출이 발생하는 시기는 아닙니다.
◆ "2년치 수주 확보" 물량 대응 위해 공장 증설 진행
효성중공업의 첫 번째 투자 포인트는 늘어나는 전력기기 수요입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전력수요가 급성장하면서 관련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세계 전력 수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에너지 공급 위기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특히 중국 및 인도 등 신흥국에서는 경제 성장과 산업화에 따른 전력소비 증가로 수요가 연평균 5~6% 가량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 효성중공업의 전력기기 부문의 수주 잔액은 2021년 2조3062억 원→2022년 3조3273억 원→2023년 3조7184억 원→2024년 3분기말 5조4393억 원으로 급속도로 늘어났습니다.
앞으로도 에너지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12월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 DOE) 산하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는 ‘2024 미국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 보고서’를 발간했는데요. 이 보고서는 2014년부터 2028년까지의 데이터센터(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및 인프라) 전력 수요를 추정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4~2016년 사이 미국 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연평균 60TWh(테라와트시)로 안정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전력 수요가 급격하게 상승하게 된 시기는 2017년인데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한 AI 가속기 서버 설치가 확대되면서 2018년 전력 수요는 76TWh(미국 총 전력수요의 1.9%)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챗GPT(Chat GPT) 등장 이후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됐고, 2023년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176TWh(미국 총 전력수요의 4.4%)로 증가했는데요.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는 2028년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가 325~580TWh로 증가해, 미국 내 총 전력수요의 최대 12%를 차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에너지 수급 불균형 및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재생 에너지 발전량의 연평균 증가율은 1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와 함께 태양광, 풍력, 수소 충전 시스템 등에 필요한 전력기기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2026년까지 수주가 가득 차 있는 상황"이라며 "2027~2028년 물량도 채워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회사는 늘어나는 수주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총 1000억 원 규모의 공장 증설을 발표했는데요. 국내 창원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 두 곳의 증설을 진행할 방침입니다. 창원공장은 올해 상반기, 미국 멤피스 공장은 내년 중 완공 예정입니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미국 멤피스와 국내 창원 공장의 캐파(Capa)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창원 공장에는 330억 원을 투자해 올해 상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생산시설 증설이 아닌 테스트룸 확충으로 병목현상 해소를 통한 공급물량 증대가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증설로 창원 공장은 1조7000억 원 캐파를 확보하게 된다"며 "본사 초고압변압기 캐파의 10% 정도 증설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공급물량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는 "미국 공장의 캐파는 현재 2억 달러 수준인데 증설은 2026년 말까지 진행할 계획"이라며 "700억 원 정도 투자됐고, 미국 공장은 기존 공장 증설이며 투자 완료시점부터 공급물량이 증대되는 것은 아니다. 2026년부터 점진적 증가 예정이며 2027년까지 안정화할 예정이다. 안정화되면 캐파 4억 달러로 늘어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 전력기기 해외 수출 비중 증가…수익성 확보 '청신호'
효성중공업의 두 번째 투자 포인트는 '마진 확보'입니다. 효성중공업의 영업이익률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효성중공업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10.1% 증가한 1조1452억 원, 영업이익은 17.8% 늘어난 1114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9.73%입니다.
효성중공업의 영업이익률 추이를 살펴보면 2023년 4분기 4.91%애서 지난해 1~2분기 각각 5.71%, 5.25%를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을 연간으로 따져봐도 2021년에 3.88%, 2022년 4.08%, 2023년 6%를 기록했는데요. 지난해 3분기 기록한 9% 이익률은 효성중공업에게서 최근 볼 수 없던 수치입니다.
이렇게 마진을 확보하게 된 이유는 매출에서 중공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효성중공업의 건설 부문 이익률은 한 자릿수 초중반대에 머물고 있지만, 중공업 부문은 두 자릿수를 넘어갑니다. 중공업 부문의 매출 비중이 57% 대에서 61%로 늘어나며 이익률 개선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죠.
특히 중공업 부문에서도 수익성이 좋은 수출의 증가하고 있는데요. 지난 2023년 효성중공업의 지역별 매출 비중은 국내 46%, 아시아 25%, 북미 16%, 유럽 8%이었습니다. 그러나 2024년 3분기에는 내수가 33%로 줄어들고 북미가 25%, 유럽 11%, 중동 10%로 늘었습니다. 특히 중공업만 따로 떼놓고 보면, 북미 비중(27%)이 내수(24%)를 뛰어 넘은 상황입니다.
중공업 부문의 해외 매출이 늘어날수록 효성중공업의 마진은 늘어나게 되는데요. 국내의 수익률은 10% 안팎에 불과하지만, 해외의 경우 두 배의 마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효성중공업은 북미와 유럽, 중동 등 전력기기 공급 부족이 나타나는 지역에서 연간 수주 계획에 맞춰 마진률이 높은 주문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수주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국내보다 해외 수주건들의 마진이 확연하게 높다"며 "최근에는 수익성이 좋은 주문을 대상으로 선별 수주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동 시장의 가이드 마진은 20%로 잡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향후에도 마진 상승 추세는 지속될 예정인데요. 미국 공장의 증설이 완료되면서 중공업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이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이 비용은 고객사에게 전가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에스컬레이션 조항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올해도 미국 캐파 증설을 고려해 수주를 확대할 예정이며, 유럽 쪽도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효성중공업 IR담당자와의 질의응답
Q. 현재 수주 분위기는.
A. 2027~2028년 물량을 채워가고 있다, 지난해 말 이미 2026년까지는 거의 다 채운 상황이다. 장납기 물량은 인플레이션 고려하여 에스컬레이션 조항을 포함해 고객사와 계약을 진행했다. 현재 가격에서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수주 가격을 변동할 수 있는 조항이다. 향후 미국 캐파 증설을 고려해 수주를 확대할 예정이다, 유럽 쪽도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다.
Q. 트럼프 관세 영향에 따른 리스크는 없는지.
A.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보편관세가 적용되더라도 국내에서 나가는 물량에 대해 관세 부담을 우리가 온전히 다 부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사와 협의할 여지가 있다.
Q. 증설 효과는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 규모로 반영될지.
A. 현재 미국 멤피스와 국내 창원 공장 캐파 증설을 진행 중이다. 창원공장은 330억 원을 투자했고, 올해 상반기 마무리된다. 생산시설 증설이 아닌 테스트룸 확충이다. 병목현상 해소를 통한 공급물량을 증대하는 것이 목적이다. 증설 후 창원공장은 1.7조 원 규모의 캐파를 갖게 된다C. 2024년 본사 초고압변압기 추정 매출이 7000억 원 정도인데, 본사 초고압변압기 캐파의 10% 정도로 증설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공급물량 증가가 예상된다.
미국 법인은 현재 캐파가 2억 달러 수준이다. 증설은 2026년말까지 투자할 계획으로, 4900만 달러(700억 원) 정도 투자된다. 미국 공장은 기존 공장 증설이며 투자가 완료되는 시점부터 공급물량이 증대되는 것은 아니다. 2026년부터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2027년까지 안정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안정화될 경우 미국 공장의 캐파는 4억 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Q. 올해 수주는 어느 정도로 기대하고 있는지.
A. 지난해 대비 신규수주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성장률(전년비 신규수주 40% 이상 증가)을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Q. 최근 수주받는 물량들의 마진은 어느 정도인지.
A. 미국과 유럽, 중동 시장에서 고객사들이 발주할 경우, 가이드 마진은 20%로 잡고 수주하고 있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