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방산 업력…'정밀타격' 강자 LIG넥스원
영토 분쟁 직면한 동남아, 국방비 지출 확대
말레이시아 '해궁' 도입, '천궁-II' 수출도 노린다
중동 분쟁 격화에 '천궁-II' 지대공 유도무기 수요↑
국제 정세가 급변함에 따라 K-방산업체들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보호무역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형 수주에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다만 LIG넥스원은 향후에도 일감이 꾸준히 늘어나며 이익 성장이 지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50년 방산 업력…'정밀타격' 강자 LIG넥스원
LIG넥스원의 모태인 금성정밀공업은 1976년 자주국방을 목표로 설립됐습니다. 금성정밀공업은 1995년과 2000년에 걸쳐 LG정밀과 LG이노텍으로 상호를 변경했는데요.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되는 과정에서 2004년 7월 LG이노텍의 시스템(방산)사업부가 분사해 넥스원퓨처로 출범했으며, 2007년 4월 현재의 LIG넥스원이 탄생했습니다.
LIG넥스원의 사업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등과의 긴밀한 공조를 기반으로 합니다. PGM(정밀타격), ISR(감시정찰), AEW(항공전자·전자전), C4I(지휘통제·통신) 등 첨단무기체계 중심의 사업부문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PGM 제품은 회사의 주력 제품군으로 꼽힙니다. 전사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지난 2022년 55.9%에서 2023년 49.5%, 2024년 3분기 누적 38.4%입니다. PGM에 해당하는 유도무기 대표 제품은 천궁-II입니다. 천궁-II는 2022년부터 수주랠리를 이어가며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에 대규모 납품계을 체결했습니다.
C4I 부문에서는 통신단말기, 무전기, 전투체계 등을 개발 및 생산하는데요. 전사매출 비중은 2022년 17.9%→2023년 21.5%→2024년 3분기 누적 31.6%입니다. 현재 C4I 부문의 주요 매출은 TICN TMMR(군 전술정보통신체계의 전투무선체계)와 인도네시아 무전기 사업입니다.
LIG넥스원은 자회사로 ▲LIG정밀기술 ▲LNGR LLC ▲블랑제리길 세 곳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LIG정밀기술은 1999년 5월 LG정밀의 협력업체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유도무기 시험장치, 수중무기 조립·생산장치 및 쉘터, 운용자 콘솔 등을 개발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이후 2000년 10월에 엘림시스 법인을 설립해 2002년부터 액정표시장치(LCD)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습니다. 2017년 6월 LIG시스템의 자회사로 편입됐고, 2019년 7월 LIG넥스원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같은 해 8월 사명을 LIG정밀기술로 변경했습니다.
LIG정밀기술은 다양한 국방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전시기, 일체형 컴퓨터, 전원장치와 유도무기, 위성통신장비, 레이더, 전자전 장비에 사용되는 고전압전원공급장치(HVPS) 등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수출용 광학탐색기 등을 LIG넥스원과 다수의 방산업체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LNGR LLC는 LIG넥스원의 해외법인입니다. LIG넥스원이 2023년 12월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로봇개발 및 제조 전문업체인 고스트로보틱스의 인수를 진행하며, 미국 방산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분투자를 진행한 곳인데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지분율은 99.3%입니다.
블랑제리길은 LIG넥스원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입니다. 2023년 12월 장애인 일자리 창출 및 고용을 통한 자립기반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했습니다. 제과, 제빵 및 판매업을 주업종으로 하고 있으며, 장애인 인력은 전체 임직원 40명의 75.0%인 30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 영토 분쟁 직면한 동남아, 국방비 지출 확대
앞서 'K-방산①'을 통해 국내 방산업체들의 성장이 지속되기 위한 조건 세 가지 조건을 알아봤습니다. 첫 번째는 전세계적인 국방비 지출 증가 추세 지속, 두 번째는 한국 방산에 대한 선호도 지속, 세 번째는 중동과 동남아시아에서의 추가적인 대형 수주 계약 성사인데요.
우선 동남아시아의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국방비는 필수적인 비용이지만 경제적 효용은 낮기 때문에 성장을 추구하는 국가의 예산에서 낮은 비중을 차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동남아시아 10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한 국제기구인 ASEAN(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의 2023년 GDP 대비 국방투자 비율은 1.01%로 세계 평균인 2.17% 대비 현저히 낮습니다.
다만 최근 동남아시아의 경제 성장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동남아시아는 ASEAN 인구 도합 6억 명이 넘는 지역으며 생산가능인구(15세 이상~64세 미만)는 70%에 달합니다. 또한 출산율도 2.0명 내외로 인구 감소 우려가 적은데요.
동남아시아는 그동안 인근에 위치한 중국의 제조업 굴기에 밀려 경제성장이 뒤처졌지만, 최근 탈중국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제조업 클러스터가 구축됐고, 풍부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고성장기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실제 ASEAN-5(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의 최근 10년 평균 GDP 성장률은 4.2%로 세계 평균치(2.73%)를 크게 상회하고 있고, 2023년 합산 GDP 금액은 3조1526억 달러로 브라질(2조1737억 달러), 러시아(2조214억 달러) 대비 높습니다. 글로벌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지역으로 떠오른 것이죠.
동남아의 경제성장은 자연스래 국방비 지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대비 2023년 국방비 지출액을 살펴보면, 인도네시아는 4배, 태국 1.7배, 말레이시아 1.9배, 필리핀은 2.2배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연평균 국방비 지출액 증가율은 3.8%에 달합니다.
여기에 최근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불거지며, 외부 안보위협에 저항할 수 있는 해군·공군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화된 해외 무기 도입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 말레이시아 '해궁' 도입, '천궁-II' 수출도 노린다
LIG넥스원은 동남아시아에서 국방비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해외 지사를 설립하는 등 수출 다변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6일 LIG넥스원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해외 지사 개소식을 열었습니다. 미국과 아랍에미리트 등에 이어 LIG넥스원의 여섯 번째 해외 지사입니다.
말레이시아는 1인당 GDP가 1만 달러를 돌파하여 동남아시아에서 싱가포르 다음으로 높은 국가에 자리매김했습니다. 또 말레이시아는 남중국해를 끼고 밀레이 반도의 서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 북부의 동말레이시아 두 지역으로 이루어져 있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및 태국과의 국경 갈등 등 긴장 상황이 상존하는 국가인데요.
특히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과는 역사∙종교∙정치적 문제와 영토 갈등으로 인해 사이가 좋지 않은데다, 경쟁국들의 국방 투자 지출이 늘어남에 따라 말레이시아는 이를 견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육상·해상 전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육상 전력의 핵심인 전차의 수는 48대로 매우 적고, 자주포는 전무합니다. 해상 전력 역시 프랑스제 재래식 잠수함을 2척 보유하고 있으나, 호위함과 초계함 등의 숫자는 부족하고 30년 이상 연식의 노후선 비중도 상당히 높습니다.
따라서 말레이시아는 전력 확보를 위해 LIG넥스원과 중거리 함대공 미사일 해궁(K-SAAM)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남중국해 분쟁 우려가 커지며 해양 안보 투자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형성됐기 때문인데요. 말레이시아 해군은 튀르키예에서 도입한 함정 3척에 해궁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에 해궁 공급계약 관련 공시 기준으로 계약금액은 550억 원 정도"라며 "이 금액은 발사대만 들어가고 탄 계약은 별도로 진행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는 "발사대를 먼저 설치하고 탄계약은 그 이후에 체결하는 형식"이라며 "탄 계약 규모나 공급계약 체결 시기는 불확실하나 시점은 올해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LIG넥스원은 해궁과 함께 말레이시아에 육상 전력을 강화할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II'의 수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천궁-II 수출도 함께 추진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말레이시아의 운용 체계를 봤을 때 전력 공백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부분이 육군 장비라, 이 부분에서 수출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LIG넥스원은 향후 태국과 필리핀 등으로 해궁의 수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회사는 이미 필리핀 'ADAS', 태국 'D&S' 등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에 참여해 현지 군 관계자를 대상으로 해궁의 공급을 위한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나토(NATO) 탈퇴 주장 등 글로벌적으로 각자도생 분위기 형성되고 있다"며 "동남아 역시 이러한 분위기 속에 현대화 무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수출국 확대를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습니다.
◆ 중동 분쟁 격화에 '천궁-II' 지대공 유도무기 수요↑
중동 역시 LIG넥스원의 수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는 곳으로 꼽힙니다. 이스라엘-하마스∙헤즈볼라 전쟁이 격화되며 중동 국가들의 무기 구매 수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스라엘과 하마스∙헤즈볼라는 지난해 11월 27일부터 60일간의 단기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 기간에도 양 측의 로켓 공격이 반복되면서 휴전 협정 위반 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동 지역의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최근 LIG넥스원의 수주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천궁-II 제품으로만 2022년 1월 UAE와 4.6조 원, 2024년 2월 사우디아라비아와 4.3조 원, 2024년 9월 이라크와 3.7조 원 수주에 성공했습니다. 중동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시장에서의 존재감이 확연히 커졌습니다.
해당 계약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LIG넥스원의 실적에 반영될 전망입니다. UAE와의 계약은 올해 실적에 대폭 반영되고, 사우디 계약의 실적 반영 시점은 올해 하반기부터로 전망됩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현재 UAE와의 계약을 실적에 소폭 반영됐고, 사우디 물량은 매출인식이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수출 사업의 경우 수주 후 1년~1년6개월 후부터 매출이 서서히 올라오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UAE 수출의 매출은 올해부터 크게 반영되며, 내년은 피크에 도달할 시점으로 보고 있다"며 "사우디 역시 올해부터 1년~1년6개월의 텀을 두고 UAE와 동일한 모습으로 매출을 인식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라크향 천궁-II 수출 계약은 올해 수주잔고에 반영될 전망입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UAE 및 사우디와 체결한 천궁-II 공급계약은 수주잔고에 반영된 상태이다. 계약체결 이후 발효까지 UAE는 1년, 사우디는 7개월 정도 걸렸다"며 "이라크와 체결한 계약은 올해 수주잔고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회사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인 천궁-II 수출이 잘 마무리될 경우 천궁-III와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등의 수출 계약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천궁-II 수출 이후 해당 국가들과 향후 천궁-III,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사업까지 연계할 수 있는 근간이 마련됐다"며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의 경우 한국군 실전배치가 진행되고 실사격과 양산을 확인한 뒤에 수주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