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이나 종전' 공언…유럽 수주공백 우려
글로벌 무역장벽↑…'무기조달' 자국 우선주의
방산수출 '하락세'…높아진 시가총액은 부담
2020년대 들어 방산업체의 기업가치 레벨업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각 국에서 전쟁이 발발하는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방산업체로 꼽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 한화시스템의 합산 시가총액은 약 5년 만에 6배 가까이 커졌는데요. 다만 다시 돌아온 트럼프 시대를 맞이하면서 K-방산업체들의 불확실성도 증대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우크라이나 종전' 공언…유럽 수주공백 우려
2020년대 들어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유혈 전쟁이 발생하며 평화의 시대가 종식됐습니다. 이와 함께 각 국에서 군비 증강을 통한 무기 확충, 군 현대화 사업 가속화 등이 확인되고 있는데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LIG넥스원을 비롯한 'K-방산'이 주목받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수익성이 낮은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매출이 발생하던 국내 방산업체들은 외부환경 변화와 함께 해외시장 진출의 기회가 넓어졌습니다. 특히 수출사업의 경우 내수시장에 비해 규모도 크고 수익성이 두 배 이상 높아 이익 성장의 속도가 가파릅니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 한화시스템의 합산 영업이익은 2022년 7600억 원에 불과했지만, 2023년 1조2180억 원으로 성장했고, 지난해 3분기에는 누적 2조420억 원까지 늘어났습니다.
K-방산의 가파른 이익 성장에 시장은 환호했고, 국내 방산업체들의 기업가치는 눈에 띄게 높아졌는데요. 앞서 언급한 네 업체의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 2020년 5조 원대에서 2024년 말 28조 원까지 커졌습니다. 5년간 460%의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죠.
다만 잘 나가던 방산업체들에 '위기설'이 대두됐습니다. 이유는 내달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때문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국제 정세에 가장 큰 영향을 차지하는 선거라고 할 수 있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이 확정됐습니다. 또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레드 스윕(Red Sweep)도 현실화됐는데요.
이렇듯 역대급 승리를 거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임기 초반 국정 동력은 막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약 3년간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니아 전쟁의 종전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이전부터 러우전쟁의 '종전' 또는 '휴전'을 강하게 주장해왔고, 실제 올해 중 휴전협상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다소 완화되면서 폴란드를 비롯한 각 국의 '재무장' 의지는 약해질 수 있는데요. 그 동안 한국 방산업체들의 수출에서 유럽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 점을 고려한다면, 수주 금액이 크게 하락할 우려가 있습니다.
◆ 글로벌 무역장벽↑…'무기조달' 자국 우선주의
두 번째 우려는 유럽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서 비롯됩니다. 방산 시장은 주요 고객이 각 국의 정부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제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만으로 수주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무기를 수출하려는 국가와 수입하려는 국가 간에 외교 상황이 어떠한지, 또 수출국이 추구하는 정치적 신념은 어떠한지에 따라 협상이 달라집니다. 뛰어난 무기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공산주의를 추구하는 북한이 유럽에 수출을 거의 진행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고립주의 성격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 시대를 맞이하면서, 미국은 과거처럼 주도적으로 '세계 경찰'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글로벌 각 국이 안보 부담을 각자 짊어지는 각자도생의 시대가 올 수 있는데요. 이에 앞으로 글로벌 군비 지출이 확대되며, 과거 대비 국내 방산업체들의 수출 기회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다만 최근 유럽의 움직임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의 방위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방산 블록화를 통해 무역장벽이 세워질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 최근 유럽연합(EU)의 집행위원회는 현재 20% 수준의 역내 무기 구입 비중을 2035년까지 60%로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유럽의 무기 수요가 한국 방산의 수출 성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간 폴란드와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은 K-방산의 주력 고객이었는데요. 이들 역시 EU와 경제적∙군사적으로 이해관계가 묶여 있는 이상 이러한 요구를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장기간 지속 중인 러우 전쟁이 휴전을 향해 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내부에서도 적시에 무기 확보를 위한 다급함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유럽의 EU 역내 무기조달 정책 역시 이러한 일환으로 보고 있으며, 이 정책에 따라 향후 입찰시 더 까다로운 가격 산정, 기술 공유 조건 등이 요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 방산수출 '하락세'…높아진 시가총액은 부담
국내 방산업체들에 대한 마지막 우려는 바로 높아진 시가총액 부담입니다. 지난해는 2023년 대비 대형 수주 소식이 많지 않았음에도 시가총액이 급등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연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3.5배, LIG넥스원은 11.8배의 PER(주가수익배수)로 출발했지만, 연말에는 20배를 넘어서고 있는데요.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PER이 26배에 달합니다.
다만 약 2~3년간 진행된 굵직한 방산 수주가 대부분 마무리됐습니다. 이에 따라 높아진 K-방산의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될 수 있을 만큼의 추가적인 대형 수주가 이어질 수 있을지 진단해봐야 하는데요.
방위사업청과 국방부에 따르면 K-방산 수출액은 2022년 173억 달러, 2023년 135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에는 100억 달러 안팎의 수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렇듯 이미 업체들이 계획했던 수출 판매가 대다수 성사된만큼 앞으로 신규수주의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물론 당장 방산업체들의 이익 성장세가 꺾이지는 않습니다. 업체들간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국내 대형 방산업체들은 2028년까지의 수주 잔고를 확보해 이익 성장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다만 추가적인 수주를 통해 그 이상의 이익 성장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높아진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2022~2024년간 무차별적으로 진행된 국내 방산업체의 주가 상승이 올해는 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합니다. 2025년은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합니다.
그 동안 국내 방산은 대형 업체들의 메이저리그(유럽, 호주)에서의 수주 성과로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했는데요. 향후에는 중동과 동남아시아의 수주를 확보할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봅니다.
중동은 이스라엘-하마스∙헤즈볼라 전쟁이 상당히 격화되면서, 인근에 위치한 이슬람 국가들의 무기 구매수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중국과의 충돌이 늘어나며 해∙공군 현대 전력 확보에 관심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이렇듯 향후 3년의 실적 성장을 주가에 반영하고 있는 국내 방산업체가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전세계적인 국방비 지출 증가 추세 지속, 두 번째는 한국 방산에 대한 선호도 지속, 세 번째는 중동과 동남아시아의 추가적인 대형 수주 계약의 성사입니다.
이 조건에 맞춰 본지는 'LIG넥스원'과 '한국항공우주' 두 업체의 분석을 두 편으로 나눠 진행해보겠습니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