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009150), 하루 16% 폭락 뒤에도 PER 101배가 남았다
코스피가 10.84% 무너진 날 주가는 111만 4,000원이 됐다. 실적은 분기 최고인데, 가격표는 업종에서 가장 비싸다. 폭락한 날의 계산서를 공시로 정리했다.
한눈에 보는 삼성전기
삼성전기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반도체 기판이 주력인 부품사다. 최대주주는 삼성전자(23.69%)다. 종업원은 2만 4,346명(평균 근속 16년), 소액주주는 19만 5,857명이다.
7월 28일, 무슨 일이 있었나
이날 코스피는 10.84% 폭락했고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출처). 방아쇠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발 충격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출처). 중국 CXMT의 부상이 국내 반도체주 매도세를 키웠다는 보도도 있다 (출처).
삼성전기도 투매에 동참해 15%대 급락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출처). 같은 기사는 52주 최고가 241만 원 대비 절반 넘게 내려왔다고 전한다. 이보다 앞서 25일에도 주가가 130만 원 선까지 밀렸다는 보도가 있었다 (출처).
그래도 가격표는 비싸다고 말한다
폭락이 무색하게, 지표 기준의 가격표는 여전히 높다. PER 101.28배는 업종 108개 중 108위, 가장 비싼 자리다. 업종 중앙값(11.18배)의 9배가 넘는다. PBR은 8.25배, 시총을 영업현금흐름으로 나눈 PCR은 50.3배다.
주당 지표로 봐도 마찬가지다. 주가 111만 4,000원은 주당 순자산(13만 5,100원)의 8배가 넘는다. 그레이엄 넘버(적정가 참고 지표, 18만 2,849원)는 주가보다 83.6% 아래에 있다. 이익수익률(이익 나누기 시총)은 1.16%다. 부채까지 반영한 EV/EBIT도 86.11배에 이른다.
더인베스트 투자대가 스코어(20개 항목 채점)는 105점 만점에 32점이다. 밸류에이션, 수익성, 퀄리티 카테고리가 전부 0점이다. 반면 안정성은 19점 만점을 받았다(부채비율 55.19%, 알트만 Z 10.43). 점수는 과거·현재 데이터의 채점이지 미래 보증은 아니다.
실적은 반대로 최고였다
역설적이게도 회사의 실적은 좋아지는 중이다. 2026년 1분기 매출은 3조 2,091억 원으로 분기 최고치다. 전년 동기보다 17.18% 늘었다. 영업이익은 2,806억 원으로 전년 동기(2,005억 원)보다 39.9% 늘었다.
TTM(최근 4개 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9,934억 원으로 1조 원에 다가섰다. TTM 영업이익률은 8.43%로 3개 분기 연속 올랐다. 2023년 7.18%까지 내려앉았던 연간 이익률이 회복 궤도에 있다는 뜻이다.
시장이 가격에 넣었던 것, 2027년의 계약들
PER 101배는 폭락 전의 급등이 남긴 흔적이다. 그 급등의 재료 후보가 공시에 있다. 최근 석 달 사이 대형 공급계약이 세 건 공시됐다. 합계 2조 3,061억 원, 최근 연매출의 20.4%에 해당한다.
| 공시일 | 계약 | 금액 | 계약 기간 |
|---|---|---|---|
| 05.20 | Silicon Capacitor 공급계약 (글로벌 대형기업) | 1조 5,570억 | 2027.01 ~ 2028.12 |
| 06.30 | MLCC 공급계약 (글로벌 대형기업) | 4,540억 | 2027.01 ~ 2027.12 |
| 07.23 | MLCC 공급계약 (글로벌 대형기업) | 2,951억 | 2027.01 ~ 2027.12 |
가장 큰 Silicon Capacitor 계약(1조 5,570억 원)은 연매출의 13.8% 규모다. 다만 세 계약 모두 시작일이 2027년 1월이다. 지금의 실적이 아니라 내년 이후의 매출이라는 뜻이다. 계약 상대는 모두 '글로벌 대형기업'으로만 공시돼 있다.
급등 구간, 국민연금은 팔았다
주가가 뛰는 동안 큰손의 발자국은 반대 방향이었다. 국민연금은 올해 들어 세 차례 지분 축소를 보고했다.
| 보고일 | 보고 유형 | 내용 |
|---|---|---|
| 04.02 | 소유보고 | -342,263주 10.30%로 축소 |
| 06.05 | 소유보고 | -430,543주 9.74%로 축소 (10% 아래로) |
| 07.01 | 대량보유 보고 | -782,940주 9.87% (기준 시점 상이) |
보고 유형에 따라 지분율 기준 시점이 달라 수치가 엇갈리지만, 방향은 일관된 축소다. 최대주주 삼성전자의 지분(23.69%)은 변동이 없다. 폭락 이후의 수급 향방은 이 종목의 관찰 지점이다.
리스크 점검
폭락 후에도 PER 101.28배(업종 최고), PBR 8.25배다. 실적 성장으로 이 간극이 메워지지 못하면 조정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
코스피 10.84% 폭락과 서킷브레이커가 보여주듯, 시장 전체의 투매가 개별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를 흔들고 있다 (출처).
중국 메모리 기업의 부상이 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경쟁 우려를 키우고 있다. 부품 수요와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출처).
유가 급등과 금리 상승이 비용과 소비 심리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출처).
급등 재료였던 공급계약 3건(2조 3,061억 원)은 모두 2027년에 시작된다. 내년 매출로 실현되기 전까지는 기대가 가격에 선반영된 상태다.
정리, 반토막의 산수
이날의 폭락으로 주가는 52주 최고가의 절반 아래로 내려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런데 지표의 눈으로 보면 계산이 다르다. PER 101배, PBR 8.25배는 여전히 업종에서 가장 비싼 가격표다. 시장이 가격에 넣었던 2027년 계약 2.3조 원은 아직 실적이 아니라 약속이다.
반대편에는 분기 최고 매출과 3개 분기 연속 오른 이익률, 안정성 만점의 재무가 있다. 결국 질문은 하나다. 실적의 개선 속도가 가격표의 높이를 따라잡을 수 있는가. 폭락과 급등이 교차하는 구간,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데이터 추출: 2026-07-29 01:12:19